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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ballic] 윤성환과 방어율 5.44의 '부조화'

기사입력 2009.06.28 03:34 / 기사수정 2009.06.28 03:34

이종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은 기자] 지난해 무너진 삼성의 선발 마운드를 굳건히 지키며 ‘나홀로 10승'을 거둔 윤성환.


지난해 두 자리 승수의 활약에 힘입어 올해 프로데뷔 후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의 기회를 잡았다(지난해는 11번의 불펜 출장이 있었다). 배영수가 아직 예전의 컨디션을 되찾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고, 두 용병투수들도 들쭉날쭉한 기량을 보이고 있는 터라 윤성환은 실질적으로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주어야 했다. 아무리 삼성의 불펜이 강하다 하더라도 ‘야구는 투수놀음’ 그것도 선발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법이다.

올 시즌 현재까지 윤성환의 승수는 5승(3패). 승률 6할로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5.44를 기록 중인 평균자책점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들 가운데 19위로 꼴찌다. 5.44의 평균자책점으로 3패밖에 하지 않았다는 것에 의문이 들 정도다.

그러나 윤성환은 정말 5승을 하면서 3패만 할 수 있는 투구를 해오고 있다.

▲ 무늬만 보고 판단하지 마라



올 시즌 윤성환의 피안타율은 0.273이다. 평균자책점 4.00 이하를 기록하고 있는 9명의 투수를 제외한다면 10명 가운데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4.26의 평균자책점으로 0.242의 피안타율을 기록 중인 크루세타와 4.60-0.257의 안영명만이 윤성환보다 ‘덜 맞고’ 있을 뿐이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로 넘어가면 더 볼만하다. 1.29의 WHIP은 리그 8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양현종(1.34), 로페즈(1.30), 류현진(1.39) 등도 윤성환보다 많은 출루를 허용하고 있다.

이 말은 즉슨, 안타만 적게 내주는 것이 아니라 볼넷도 많이 안 내준다는 뜻이 된다. 그만큼 안정적인 투구를 하는 셈이다.
윤성환의 올 시즌 BB/9(9이닝 당 볼넷 허용)는 2.24로,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김상현과 로페즈만이 그보다 볼넷을 덜 내줄 뿐, 다승 1위인 김광현, 평균자책점 1위인 송은범도 그보다 많은 볼넷을 허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삼진이 적은 것도 아니다. K/9(9이닝당 탈삼진)는 7.15로 수준급이다. 송은범(7.23)과 비슷한 수준이다.

위의 기록들만 놓고 보면 현재 평균자책점 3.49로 8위를 달리고 있는 로페즈의 기록과 별로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그렇다면 무엇이 윤성환을 5.44로 이끌었을까.



윤성환은 올 시즌 현재까지 84.1이닝을 투구하며 88개의 안타를 허용했고, 53점을 내줬다. 평균자책 최하위권 4명 중 가장 안타를 적게 맞아놓고 두 번째로 많은 실점을 하고 있는 셈이다. 안타당 실점율을 계산하면 1.66개의 안타당 1실점하고 있다. 2.33개의 안타당 1실점하고 있는 김선우와 대조를 이룬다.

볼넷도 적고 안타도 적게 맞으면서 실점은 많은 이유는 장타를 많이 허용해서 일수가 있다. 그러나 윤성환은 이들 중에 가장 적은 OSLG(피장타율)를 기록하고 있다. 그다지 많은 장타를 허용하지도 않는다는 소리다.

▲ 집중타를 막고 이닝수를 늘여라

결국 답은 하나다. 집중타.

많은 안타를 허용하지도, 그렇다고 많은 볼넷을 내주지도 않지만 점수는 많이 내준다. 그렇다면 결국 그 적은 볼넷과 안타를 한꺼번에 내준다는 소리다.

올 시즌 윤성환의 병살타 유도는 6회. 고효준, 안영명, 장원삼에 이어 가장 적은 병살타를 이끌어내고 있다. 뜬공/땅볼 비율도 1.27로 땅볼 유도가 적다. 위기 탈출을 위해서 땅볼 유도는 필수다. (김선우의 뜬공/땅볼 비율은 0.52이고, 평균자책점 10걸 중 1.00 이상은 단 한명도 없다)

이닝수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 붙박이 선발로 뛰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 낯설 수 있지만 경기당 5.27이닝은 다소 아쉽다.

지난 27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5피안타 4실점으로 막아내고 시즌 5승째를 따낸 윤성환. 올 시즌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4/4 LG전 7이닝) 96개의 공을 던졌고 삼진을 10개나 잡아냈다.

선발투수가 늘 경기당 삼진을 10개씩 잡아낼 수는 없다. 매 경기 삼진 10개를 바라는 코칭스태프도 없다. 그러나 매 경기 7이닝은 바랄 것이다. 삼성의 ‘차기 에이스’를 꿈꾸는 윤성환이라면 이를 해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명품 커브’를 구사하는 윤성환. 5.44의 성적표는 그에게 다소 억울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어디 인생이 성적표대로 흘러가던가. 그의 ‘5.44’가 훗날 팬들에게 ‘추억거리’가 될 수도 있다. 현실이 되느냐, 추억이 되느냐는 윤성환 본인에게 달려 있다.

[사진 = 윤성환 (C) 삼성 라이온즈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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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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