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삼성간의 시즌 11차전 경기 겸 후반기 첫 경기에서 삼성이 만루포 포함 5타점을 올린 김한수(5타수 2안타 1홈런 5타점)와 '롯데킬러' 전병호(5이닝 7안타 3실점 2자책점)을 앞세워 10:3 대승을 거두었다. 상대전적에서도 8승 3패로 삼성이 절대우위를 보이고 있다.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한 삼성
비록 1경기이긴 하지만 삼성전 방어율이 1.29였던 것을 믿고 양상문 롯데 감독은 후반기 '천적 삼성' 타파의 선봉장으로 이용훈을 선발 기용했다. 하지만 그 믿음은 1회를 넘기질 못했다.
1회초 선두 박한이의 3루쪽 기습번트안타와 박종호의 내야안타로 만든 무사 1-2루의 찬스에서 3번 양준혁의 1-2간을 가르는 우전안타로 삼성이 1점을 먼저 선취했다. 4번 심정수가 볼넷을 골라 만든 무사만루에서 다음 타석에 들어선 5번 김한수가 1S 2B에서 좌측담장을 훌쩍 넘기는 만루홈런을 작렬하며 주자 모두 홈인, 결국 삼성이 1회에만 5점을 선취하며 기분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반격에 나선 롯데는 2회말 5번 펠로우의 투수강습 내야안타와 상대 3루수의 실책으로 최준석이 출루 무사 1-2루에서 추격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7번 조효상이 헛스윙삼진. 8번 강민호가 4-6-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추격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집중력을 보이기 시작하는 롯데
3회와 4회 거푸 1사 2-3루에서 추가득점에 실패한 삼성의 틈을 놓치지 않고 롯데는 5회말 추격에 불씨를 지폈다.
선두 1사 후 중전안타와 상대 2루수 실책으로 만든 1사 1-2루 찬스에서 1번 대타 박연수의 1타점 좌전안타로 추격에 물꼬를 텄고, 이후 박남섭-라이온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더 추가 5:3까지 추격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어진 1사 1-3루 찬스에서 믿었던 이대호-펠로우가 각각 직선타와 내야땅볼로 물러나며, 동점까지 만드는 데에는 실패했다.
종반 멀찌감치 달아나는 삼성
5:3으로 승패의 향방을 알 수 없던 7회초, 삼성은 2사 2루에서 나온 9번 조동찬의 좌측에 2루타로 귀중한 한 점을 더 추가해 6:3으로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이어진 8회초엔 볼넷과 안타 등을 엮어 만든 2사 만루찬스에서 오늘 전 세 타석에서 무안타로 부진했던 8번 진갑용이 구원투수 이정훈을 상대로 주자 세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싹슬이 좌전 2루타를 작렬. 9:3까지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국 9회초 김한수의 내야땅볼로 1점을 더 추가한 삼성이 15안타 11볼넷으로 10득점하며, 롯데에 10:3 대승으로 후반기 첫 스타트를 기분좋게 끊었다.
후반기의 출발이 너무 달랐던 양 팀
결국 롯데를 상대로 1996년 9월 3일 이후 9년동안 12연승에 패가 없는 전병호가 오늘 또다시 5이닝 2실점의 호투로 승을 챙기며 삼성입장에선 기분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마운드에서 전병호의 호투가 있었다면, 타자중에는 김한수의 활약과 양준혁의 부활도 빼놓을 수 없다.
2안타로 5타점을 올린 김한수나 6타석에서 3타수 3안타에 3볼넷(1타점)을 올린 양준혁의 부활은 삼성에게 있어서 첫승보다도 더 큰 선물이 되었다. 겹경사로 양준혁은 오늘 은퇴한 장종훈에 이어 사사구(볼넷+몸에 맞는 볼)를 999개 기록, 종전 한화 장종훈 선수가 세웠던 997개의 기록을 갱신했다.
반면 롯데입장에선 믿었던 이용훈(2이닝 7안타 2볼넷 5실점)의 난조와 더불어 중심타자 라이온-이대호-펠로우가 12타수 2안타에 1타점 밖에 올리지 못하며 나간 주자들을 쓸어담아주지 못했다. 삼성중심 타자들인 양준혁-심정수-김한수가 11타수 6안타 6타점 6볼넷을 얻어낸 것과 비교해보았을 때 상당히 대조되는 기록이다.
물론 신인 이원석이 간만에 1군 경기에 출장했고, 전반기 부진했던 신명철을 대신에 2번 타자 겸 2루수로 출장한 박남섭이 4타수 3안타 1타점을 올린 것은 분명 롯데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신바람을 낼 요소가 될 수 있다. 과연 앞으로도 롯데를 상대로 삼성의 '절대우위'가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롯데가 '새옹지마'였음을 보여줄 것인지 두 팀의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