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김기덕, 조재현의 성폭력을 조명한 3월 방송 이후 'PD수첩'이 그 후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7일 MBC 'PD수첩'에서는 영화감독 김기덕과 배우 조재현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3월 방송 이후의 이야기를 담은 '거장의 민낯, 그 후'를 방영했다.
이날 지난 3월 방송 이후 김기덕에게 명예훼손 피소를 당하게 된 피해자 A씨는 현재 인터뷰가 불가능할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다. 그의 지인은 "김기덕의 고소 이후 공황장애가 다시 와서 계속 죽고싶다라고만 한다"고 말했다.
추가 피해자의 폭로도 이어졌다. 김기덕 영화 전 분장 스태프는 "김기덕이 불러내길래 영화 이야기인줄 알고 갔더니 '나랑 자자'고 하더라. 무슨 말씀이냐고 물으니 '나 잘한다'고 말했다"고 피해 사실을 밝혔다.
그의 영화에 참여한 스태프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김기덕의 성폭력이 "방송보다 더 하면 더 했다"고 증언했다.
한 스태프는 "스커트에 손을 넣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자신을 남자친구라고 생각하고 대하라고 그러면서 강제 키스 정도까지 진행 됐다. 신인 연기자가 굳어 있으면 연기가 안 되기 때문에 몸을 풀어주면 더 몰입이 된다고 하더라. 신인 여배우가 촬영 도중 잠적해 버린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유명 여배우 E씨 역시 "김기덕은 여배우를 소품으로도 안 보는구나를 느꼈다. 반바지에 손 들어오고 이런 거야 말해봤자 효용도 없을 것 같다"며 "김기덕 감독의 방식은 딱 그렇다"고 폭로했다.
조재현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밝힌 재일교포 여배우와의 인터뷰도 진행됐다.
재일교포 여배우는 "지난 3월 방송된 'PD수첩'을 보고 피해자 C씨의 상황이 나랑 똑같은 상황이었다. 나만 피해자가 아니었다. 조재현이 80%가 거짓말이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피해자의 말이 다 진짜"라고 말했다.
배우의 꿈을 포기한 뒤 일본에 가서 정신적으로 힘들어 폐쇄병동까지 갇혔다는 재일교포 여배우는 "내가 이대로 정신병원에 쭉 있어야 하나 싶었다. 그냥 다 이야기해서 죽더라도 절대로 이야기를 해야지. 내가 망신을 당하더라도 이야길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재일교포 여배우는 한국어가 익숙지 않아 조재현의 호의를 선배의 친절로 알았지만, 이후 연기를 알려준다며 재일교포 여배우를 데려가 거부를 하는데도 갑자기 바지를 벗고 성폭력을 가했다고 토로했다.
또 "내가 그때 폭로했다면, 다른 피해자가 없었을텐데 미안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피해자 H씨의 증언도 이어졌다. 지인의 초대로 드라마 회식 장소에 갔다는 H씨는 가라오케에 도착해 분위기가 이상한 것을 감지하고 나가려 했지만 남성들이 휴대폰까지 뺏고 나가지 못하게 막았다고.
H씨는 조재현을 보고 "팬인데 만나게 돼서 신기하다"고 말 한마디 한 것이 다였고, 화장실을 간다고 하자 조재현이 따라 들어와서 키스를 시도했다고 폭로했다.
H씨는 자신이 팬이라고 한 말이 오해가 됐을 수 있어서 "그런 스타일 아니다"라고 말했는데 조재현은 "조용히 해라. 다친다"고 평온하게 말하면서 성폭력을 가하려 해 겨우 빠져나왔다고.
지난 3월 방송 이후 김기덕, 조재현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수사 진행에 많은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진척되지 않는 수사에 경찰관계자는 'PD수첩'에 "수많은 사건들이 공소시효가 다 만료돼 조사할 근거가 없다"며 "근거와 절차라는 게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혐의사실은 공소시효 때문에 제대로 입증되지도 못한 채 그냥 잠깐 동안의 해프닝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틀림없이 존재한다"며 "그런 상황이 되면 변화는 결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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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지 기자 am81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