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7.15 03:46 / 기사수정 2005.07.15 03:46
올 시즌 콜로라도에 새둥지를 트게 된 김병현(26.콜로라도 로키스)은 구원과 선발을 오가며 전반기 26경기에 등판해 방어율 5.46 2승 7패 1홀드를 기록했다. 기록을 상세하게 살펴보면 64.1이닝 자책점 39점 안타 68개 볼넷 35개 삼진 59개 피홈런 9을 기록, 좋지 않은 성적이다.
전반기에는 정확한 보직이 정해지지 않아서 들쑥날쑥한 투구내용을 보였다. 그러나 2004년 보스턴에 단 7경기에 17.1이닝 투구 2승1패 방어율 6.23 기록한 점을 비추어 볼 때 작년보다 올해가 확실히 좋아지고 있다. 물론 2004년에는 부상으로 마이너리그에 오래 동안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비교 대상은 되지 않는다.
선발 : 2승4패 방어율 4.29 불펜 : 0승3패 방어율 7.65
올 시즌 초반 구원으로 등판했을 때 기대와는 달리 안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마이너 강등설과 퇴출설이 끊임없이 나돌았다. 불펜으로 나왔을 때 성적은 0승3패 방어율 7.65 22.1이닝 22볼넷 20삼진을 기록했다. 기록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구원으로 등판했을 때는 좋지 못한 투구를 보이면서 2번의 세이브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날리고 말았다. 그리고 홀드도 단 하나 밖에 기록하지 못했고 3패만을 기록했다.
불펜 투수로서 효용성이 떨어지자 콜로라도의 클린트 허들 감독은 보스턴에서 선발경험이 있는 김병현을 선발로 쓰는 실험을 하였다. 마침 팀의 주전 선발투수들이 안 좋은 성적으로 5인 선발 로테이션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시점이라서 이 시점과 맞물려 김병현은 선발투수로 출전할 좋은 기회를 잡았다. 첫 선발 등판인 지난 5월 16일 애틀란타와의 홈경기에서 5이닝동안 단 1실점 3안타로 합격점을 받으면서 선발투수로서 가능성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후 팀의 선발투수인 숀차콘이 부상으로 엔트리에 빠짐으로서 선발투수로서 롱런할 수 있는 기회가 김병현에게 생겼다.
김병현은 총 8경기 선발로 등판해서 2승 4패 방어율 4.29를 기록하였다. 비록 승보다 패가 더 많지만 타자들의 득점지원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4패를 기록한 것이다. 그래서 홈구장이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쿠어스필드인 점을 감안하고 투구내용을 세세히 살펴보면 선발투수로서 훌륭한 성적을 거둔 것이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홈구장에서 선발로 등판 했을 때 기록이다. 6경기에 등판해 33⅔이닝 12실점(9자책)을 기록 하였고 방어율이 2.41에 불과하다. 콜로라도 에이스인 좌완 제프 프랜시스(3.50)보다 나은 성적이다. 김병현이 선발투수 중에는 가장 좋은 투구내용을 보이며 실질적인 홈구장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다.
후반기 4선발로 시작 그러나 선발경쟁은 계속
선발투수로서 합격점을 인정받은 김병현은 후반기 팀의 제4선발로 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선발투수 경쟁자였던 조 케네디가 14일(우리시간) 오클랜드로 트레이드 되면서 콜로라도는 메이저리그 4년차인 데이를 데리고 왔다. 데이는 2003년과 2004년에는 몬트리얼 엑스포스에서 선발로 활약하며 각각 9승과 5승을 거둔 바 있다. 그러나 허들감독은 데이를 당분간은 불펜으로 쓸 뜻을 내비춰 김병현은 제이슨 제닝스, 제프 프란시스, 제이미 라이트에 이어 4선발로 나설 것이 유력하다. 새롭게 시작될 선발경쟁에서 김병현은 홈구장에서의 좋은 모습으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전반기 후반에 보여줬던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면 선발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제구력 보완절실(사구 1위, 와일드 피칭 2위)
그렇다면 선발투수로서 롱런하기 위해서 어떠한 점이 보완 되어야 하는가? 것이 김병현이 풀어야할 숙제이다. 최우선적인 것은 제구력을 보완하는 것이다. 김병현은 전반기 현재 사구(데드볼) 11개로 팀 내뿐만 아니라 양대리그 통틀어서 가장 많은 사구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와일드 피칭은 8개로 애리조나의 B 웹(9개)에 이어서 플로리다의 AJ 버넷과 팀 동료인 제이슨 제닝스와 함께 공동 2위이다.
투수에게 수치스러운 기록인 사구와 와일드 피칭이 높은 순위에 나란히 랭크되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제구력이 좋지 못하다는 뜻이다. 제구력이 좋다는 판단의 기준은 볼넷과 사구, 와일드 피칭에서 비롯된다. 볼넷과 사구는 투수에게 제일 나쁜 것. 안타나 홈런을 맞으면 어쩔 수 없지만 볼넷이나 사구로 주자를 내보낸다면 자신 스스로 어렵게 경기를 이끌어 나갈 수밖에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
전반기 김병현이 좋지 않았던 투구내용과 실점을 한 투구내용을 들여다보면 볼넷이나 사구가 화근이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구력이 잡히지 않아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내고 스트라이크 넣기 위해 한복판으로 던지면 다음타자에게 안타나 홈런을 허용하여 점수를 주는 경우였던 것이다.
김병현 뿐만 아니라 모든 투수에게 볼넷과 사구는 투수들의 기분을 안좋게 하여 점수를 허용하는 확률을 높이고 더불어 대량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백해무익’한 것이다. 그래서 김병현이 후반기에 좋은 성적을 내고 선발투수로서 롱런하기 위해서는 제구력 안정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제구력 안정으로 필요 없는 볼넷과 사구를 줄이고 중요한 순간에 한번씩 나오는 와일드 피칭과 실책을 줄인다면 전반기 활약으로 비추어 볼 때 선발투수로서 김병현은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제구력의 안정만 갖춰진다면 김병현은 선발투수로서 80%는 갖춰다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김병현은 선발투수로서 투구수를 늘이고 상황에 맞는 투구패턴과 타자를 요리하는 방법들을 터득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좋은 변화구와 공의 무브먼트를 유지한다면 후자에 것들은 경험이 쌓이면 자연히 따라와 경기를 하면 할수록 김병현은 점점 선발투수로서 좋은 선수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
결국 김병현이 후반기에 좋은 성적으로 선발투수로서 새롭게 거듭날 수 있을지는 김병현의 제구력과 그를 위한 노력에 의해서 판가름 날 것이다. 코리안 메이저리그 에이스인 텍사스의 박찬호에 뒤를 이어서 제 2선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김병현의 멋진 활약을 기대해본다.
*선발출전경기, ( )사구(hit by pitch the ball)
전반기 기록: 26경기 방어율5.46 2승 7패 1홀드 64.1이닝 자책점 39
안타 68개 볼넷 35개 삼진 59개 피홈런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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