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6.10 17:23 / 기사수정 2009.06.10 17:23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달 24일, 캐나다 토론토로 전지훈련을 떠난 피겨 국가대표선수들이 '꿈같은' 2주간의 훈련과정을 마쳤다. 척박한 국내 환경에서 훈련을 받았던 선수들이 즐겁게 훈련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피겨 여왕’ 김연아(19, 고려대)의 지도자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피겨국가대표 5명의 선수와 함께 2주 동안 캐나다 토론토에서 동고동락한 피겨 국가대표 코치인 최인화 코치는 “오서 코치의 헌신과 성의 때문에 국내 피겨 선수들이 알찬 시간을 보냈다. 짧은 2주였지만 2달 같은 느낌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피겨의 전설’ 브라이언 오서의 성의 어린 지도, 피겨에 대한 참맛을 깨닫다
피겨 스케이팅의 황금기인 80년대, 최고의 남자 스케이터로 명성을 떨친 브라이언 오서는 올드 피겨 팬들의 뇌리에 선명하게 기억되고 있는 선수이다.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었던 멋진 점프를 구사한 오서는 기술과 예술성을 겸비한 '당대의 스케이터'였다.
그런 오서가 김연아의 코치를 담당하면서부터 국내 피겨 팬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기술적으로 완성돼 있었던 김연아를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끌어 올린 공로로 인해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다.
김연아에게 쏟은 애정은 국내 피겨 선수에게 이어졌다. 오서가 활동하는 크리켓, 스케이팅&컬링 클럽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선수가 훈련을 받으러 오는 훈련지이다. 피겨 전용링크가 단 하나도 없는 국내의 현실상, 체계적인 수업을 받기엔 한계가 존재한다.
비록 2주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오서는 이 기간 동안 국내 피겨 선수들에게 알찬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국내 피겨 국가대표 선수들은 신예지(21, 서울여대), 김현정(18, 군포수리고), 김민석(17, 군포수리고), 곽민정(16, 군포수리고), 그리고 윤예지(15, 과천중) 등 총 5명이다.
이들 선수 외에 나머지 국가대표 선수인 김나영(19, 인하대)은 캐나다에 입국한 뒤, 바로 자신의 전지훈련장인 마리포사로 이동했다. 또한, 신나희(19, 계명대)는 발목부상 재활로 인해 참가하지 못했다. 부상에서 어느 정도 회복한 신나희는 지난 5일, 자신의 전지훈련장소인 미국 버지니아로 출국했다.
오서와 함께한 5명의 국가대표 선수들은 스케이팅 스킬 훈련을 비롯해 점프 훈련, 그리고 스트레칭 훈련까지 체계적인 과정을 소화했다.
토론토에서 2주 동안 훈련을 가진 국가대표 선수들은 첫 연습 시간에는 스케이팅 훈련을 받았다. 이 시간은 오서가 직접 참여해 세세히 지도했다. 크리켓, 스케이팅 & 컬링클럽 중, 컬링장에서 실시한 이 훈련은 국내 선수들에게 무척 필요한 시간이다.
빡빡한 아이스링크 대관일정 때문에 점프에 주력하고 스케이팅 스킬에 소홀히 할 수밖에 없는 것이 국내 피겨의 실정이다. 피겨 선수들에게 당장 급한 것은 승급시험에 눈앞에 있는 대회이다. 이것을 대비하긴 위해서는 많은 득점이 배정된 ‘점프’에 전념할 수밖에 없다. 이곳저곳으로 이동을 하지 않고 장시간 머물면서 훈련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더욱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다.
그러나 전용링크는커녕, 먼 거리에 배치돼 있는 아이스링크를 이동하면서 타야하는 국내 실정상,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스케이팅’ 훈련은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
국내 선수들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이었던 스케이팅 스킬을 오서 코치는 직접 다듬어주었다. 현장에 있었던 최인화 코치는 "스케이팅 훈련 시간에 오서 코치는 에지 사용법부터 발목을 사용하는 점과 음악에 맞춰서 연기하는 점까지 세세하게 지도해줬다"라고 밝혔다.
크리켓, 스케이팅 & 컬링클럽에서 오서코치와 함께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트레이시 윌슨도 이 훈련에 참여해 국내 선수들을 지도했다. 스케이팅 스킬 훈련을 비롯한 단체훈련을 마친 국가대표선수들은 인근에 있는 리치먼드로 이동해 다시 훈련을 소화했다.
이번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특별한 시간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월요일과 수요일, 그리고 금요일 오후에는 근력 강화와 유연성에 도움을 주는 스트레칭을 받았다. 일주일에 세 번 있는 피트니스 훈련은 근육에 필요한 근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훈련이었다.
브라이언 오서와 함께한 2주 동안 국내 선수들은 모두 즐거워했다고 최인화 코치는 밝혔다. 지금까지 쉽게 체험하지 못한 체계적인 시스템에 흠뻑 빠진 선수들은 하나같이 피겨를 즐기게 됐고 오서 코치의 성의 있는 지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일시적인 방안보다 국내 환경의 점진적인 개선이 더욱 필요
한 주 동안 알찬 프로그램 속에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주말에는 김연아와 애덤 리폰(20, 미국) 등과 함께 놀이공원인 원더랜드에 방문했다.
최근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을 완성하는 등, 새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다. 고국에서 절친한 피겨 동료가 자신의 훈련지를 찾았지만 서로 훈련 스케줄이 달라서 자주 대면할 시간은 적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연아는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원더랜드에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브라이언 오서와 함께한 특별훈련은 아쉽게도 2주 만에 막을 내렸다. 현재 김민석과 곽민정은 전지훈련 장소인 마리포사로 이동해 있는 상태이며 윤예지와 김현정은 토론토 크리켓, 스케이팅 & 컬링클럽에 계속 남아 훈련을 받고 있다.
작년에 이어 크리켓, 스케이팅 & 컬링클럽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윤예지의 아버지인 윤영로 씨는 "크리켓, 스케이팅 & 컬링클럽에서 점프의 완성도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스케이팅 스킬을 올리는 부분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2주간의 특훈을 마친 뒤, 8주 동안 그곳에서 진지훈련을 계속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라이언 오서의 진심 어린 지도와 배려로 국가대표 선수들은 뜻 깊은 특별 훈련을 체험했다. 그러나 전지훈련 기간이 끝나면 다시 열악한 국내 환경에 복귀해야 한다. 스케이팅 기술 훈련과 피트니스, 그리고 체계적인 개인 훈련 프로그램이 가능한 것은 전용링크 장이 있어서 가능하고 피겨와 관련된 전문 분야의 인력이 많기 때문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2주간의 특별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하지만, 일시적인 대안보다는 우선적으로 국내 환경의 시스템을 점진적으로 고쳐나가는 방안이 마련해야 될 것이다.
[사진 = 김연아와 브라이언 오서의 '피겨 유망주 클리닉'에서의 브라이언 오서 C) 엑스포츠뉴스DB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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