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조은혜 기자] SK 와이번스 메릴 켈리가 사직구장에서의 안 좋은 기억을 털어내고도 크게 웃지 못했다. 3경기 연속 허벅지 경련으로 생각보다 일찍 마운드를 내려온 탓이다.
켈리는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6회까지 무4사구 4피안타 9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때까지 투구수는 83개. 시즌 최다 117개의 공을 던졌던 켈리로서는 충분히 7회 이상도 소화 가능해보였다. 하지만 켈리는 7회를 앞두고 마운드에 오르려다 투수코치, 컨디셔닝 코치와 이야기를 나눈 후 결국 벤치로 돌아갔다.
직전 두 경기에서도 발목을 잡았던 허벅지 경련이 문제였다. 켈리는 6월 30일 LG전, 7월 7일 한화전에서도 잘 던지다가 허벅지 경련 탓에 다소 일찍 마운드를 다음 투수에게 넘겨야 했다. 당시 투구수도 각각 77개, 87개에 불과했다. 그리고 이 문제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켈리는 13일 만에 나선 선발 복귀전에서 똑같은 증상으로 교체됐다.
켈리는 올 시즌 뿐 아니라 몇 차례 허벅지 경련을 호소한 적이 있는데, 올해는 통증이 유독 빈번하다. 몸상태에 큰 문제는 없지만 수분이 부족해지면서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는 증세. 트레이 힐만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켈리의 상태에 대해 "날씨가 더운데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집중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좋은 투구를 보여줬기에 더 아쉬웠다. 지난 4월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2⅔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던 켈리는 이날 투구로 지난 악몽을 씻었다. 또 9개의 삼진을 솎아내면서 2015년 KBO리그 데뷔 후 4년 연속 100탈삼진 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시즌 7번째 퀄리티스타트이자 시즌 7승. 힐만 감독은 "2회를 제외한다면 구위나 커맨드 모두 원래 켈리의 모습으로 잘 던졌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켈리는 "팀 승리에 기여해 기쁘다. 야수들이 공수에서 도움을 많이 줘서 이길 수 있었다. 2주 만의 복귀에서 예리한 투구를 한 것이 만족스럽다"면서도 "허벅지 경련으로 마운드를 내려와 아쉽다. 지금은 괜찮은데, 이 증상이 반복되고 있으니 왜 그런지 고민해봐야겠다"고 말했다. 더욱 무더워지는 날씨, 해결책이 필요한 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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