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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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컵] 라싱의 부진은 당연한 결과

기사입력 2007.07.16 03:12 / 기사수정 2007.07.16 03:12

김명석 기자



[엑스포츠뉴스 = 김명석 기자] 우디네세 대신 라싱 산탄데르(이하 라싱)가 피스컵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국내의 많은 프리메라리가(이하 라 리가)팬들은 반가워했다. 라 리가 중위권을 달리는 팀의 플레이를 두 눈으로 볼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부풀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라싱은 지난 시즌 우승팀 레알 마드리드를 2-1로 이긴 팀이 아니던가.

그러나 기대가 크면 그만큼 실망도 큰 법. 두 눈으로 지켜본 라싱의 플레이는 너무도 실망스러웠다. 이따금씩 맞이한 기회 몇 번을 제외하고는, 치바스에게도, 그리고 성남에게도 완벽하게 밀린 경기력을 선보였다. 라 리가에서 간간이 강팀들을 잡아내던 '결코 무시할 수 없던' 라싱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늦은 입국, 컨디션 조절 실패가 결정적

라싱의 피스컵 첫 경기는 12일 치바스와의 경기였다. 라싱이 우리나라 땅을 밟은 날짜는 경기 전날이었던 11일. 제대로 된 훈련은 물론이고. 선수들의 시차적응(7시간)조차 됐을 리 없었다. 그리고 우려는, 곧 현실로 다가왔다.

다음날 치바스와의 경기에서 라싱 선수들은 전체적인 움직임이 무거워보였다. 수비는 수비대로, 공격은 공격대로 풀리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경기는 치바스가 지배했고, 극과 극을 달리던 경기력은 결국 라싱에게 0-5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안겨 주었다.

이틀 후 탄천에서 열린 성남과의 경기에서도, 라싱은 그들만의 플레이를 선보이지 못했다. 긴 비행시간, 그리고 연이은 경기에 선수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해 보였고, 급기야 선수들의 신경마저 날카로워지고 말았다. 다행히도 무실점으로 잘 막아내긴 했지만, 라싱이 잘했다기 보다는 성남에게 운이 없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라싱은 제대로 된 공격도 몇 번 해보지 못했다.

어린 선수들의 테스트장, 그들에게 피스컵은 없다?

라싱은 지난 시즌 1군에 등록된 선수들 중 치바스와의 경기에서 2명, 성남과의 경기에서 6명만 선발명단에 포함시켰다. 라싱과 경기를 치른 치바스나 성남이 국가대표팀 차출로 인한 심각한 전력 손실에도 불구하고 최선의 베스트멤버를 가동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특히 라싱이 선발 기용한 선수들 중에는 지난 시즌 라 리가 무대를 단 한번도 밟지 못한 유스팀 선수들도 있었다. 1군에서 벤치를 지키던 선수들과 2군 선수들, 유스팀 선수들끼리 손발이 맞을 리 없었다. 라싱 경기 중 보여준 어이없는 패스미스나 선수들끼리의 호흡이 맞지 않는 장면은 손발을 맞추어 볼 기회가 적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라싱의 '그저 그런' 선수 선발은 결국 부메랑처럼 '그저 그런' 성적으로 돌아왔다. 라 리가 무대에서 보여주던 라싱만의 플레이를, 어쩌면 어린 선수들이 보여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애초에 무리였는지도 모른다.

라싱, 실망감만 안겨주고 돌아가지 않기를

마르셀리노 신임 감독은 참담한 성적표를 들고 스페인으로 돌아가게 생겼다. 우승이 목표라던, 이기기 위해서 왔다던 그의 당찬 포부와 자신감은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어 아쉽기만 할 따름이다.

결과적으로 라싱이 보여준 '피스컵을 향한 태도'는 고스란히 자신들이 되가져가게 됐다. 경기 전날 입국해 현지적응에 실패했고,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을 선발로 내세워 최대한의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물론, 이는 당연한 결과다.

아무쪼록 라싱은 볼튼과 17일, 피스컵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틀간의 휴식이 주어졌고, 시차적응을 비롯한 현지적응을 하기에도 충분한 시간이다. 과연 마지막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르셀리노 감독의 약속은 지켜질 수 있을까. 혹 마지막까지 국내팬들에게 실망만 안겨주고 돌아가지는 않을는지 걱정부터 앞선다.

[사진=라싱의 가르시아 감독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남지현 기자]



김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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