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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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가 낳고 LG가 길렀던 굳센 사나이 '김상현'

기사입력 2009.05.20 02:38 / 기사수정 2009.05.20 02:38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친정팀을 상대로 심장부에 비수를 꽂았다. '10점 만점의 10점'의 맹활약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친정팀 LG 트윈스에선 빛을 보지 못하며 그야말로 '애물단지'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친정팀을 떠나 고향팀인 KIA 타이거즈로 둥지를 옮긴 후 연일 맹타로 광주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바로 '곤잘레스' 김상현이다.

팀은 LG와의 3,4위 싸움이었기에 매우 중요한 시합이었고, 김상현 본인에게도 매우 의미가 있었던 시합이었다. 김상현은 KIA가 낳고 LG가 키워준 선수였다.

김상현은 2군에서는 리그를 지배하는 최고의 슬러거였다. 하지만, 막상 1군에서는 많은 문제점을 나타내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지 못했다. 특유의 손목힘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팅파워는 외국인 용병들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탁월했다. 배팅 연습을 할 시 그의 타구는 외야 구석구석으로 훨훨 날아갔다. 하지만, 1군의 주축 투수들이 그의 비위에 맞추어 직구만 던지지는 않는다. 김상현은 특히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점을 보이며 자신의 타구를 양산해내지 못했다.

2009시즌 '절치부심'하며 담금질을 했지만 LG의 3루 자리는 FA로 이적해온 정성훈의 차지였다. 정성훈의 연일 맹활약에 김상현의 입지는 더욱 좁아만 갔다. 출장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했다. 그러는 찰나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강철민과 김상현, 박기남의 1:2 트레이드가 성사되면서 약 7년여 만에 그의 친정팀인 KIA 타이거즈로 회귀하게 된 것이다.

KIA로 온 후 김상현은 모두가 알던 그 김상현이 아니었다. 옮기자마자 만루홈런을 3방이나 터뜨리며 홈런 1위 최희섭과 함께 KIA의 타선을 이끌었다. KIA 타선의 뇌관으로서 자신의 진면모를 과시했다.

그러한 김상현이 드디어 5월 19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상무시절을 포함하여 7년간 자신을 키워준 친정팀 LG와 맞붙게 되었다. 모든 관심은 김상현이 과연 친정팀 LG를 상대로 어떠한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0.5게임차로 3위를 바짝 추격하는 KIA였기에 3연전 중 첫 경기는 매우 큰 의미가 있었다. 상대는 LG의 에이스 봉중근이었다. 좌투수에 강한 김상현이기에 그의 활약이 절실했다. 결과는 6-0으로 KIA의 완승으로 끝이 났다. 그 6점 중 절반인 3점은 바로 김상현의 몫이었다. 2루타만 3방을 날리는 등 자신을 버린 것을 시위라도 하는 듯 LG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던 것이다.

기회는 1회부터 찾아왔다. 1회 말 김원섭이 중전안타로 물꼬를 텄고 안치홍과 홍세완이 각각 삼진과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4번 타자 최희섭은 볼넷. 2사 1,2루의 상황에서 김상현이 타석에 나섰다. 김상현은 2볼로 유리한 볼 카운트 상황에서 3구째 몰리는 공을 주저하지 않고 밀어쳐 우중간 2루타로 연결했다. 2타점으로 에이스 봉중근의 덜미를 잡은 순간이었다.

3회 말 김상현은 볼넷을 골라내며 KIA가 낸 3점에 관여했고 4회 말에 또 다시 3루수 옆을 꿰뚫는 총알 같은 2루타를 때리며 1타점을 추가했다. 5-0에서 6-0이 되는 순간이었다. 김상현은 8회 말에도 무사 1루 상황에서 초구를 받아치며 우익수 쪽 2루타를 만들어냈다. 4타수 3안타(2루타 3개) 3타점의 맹활약이었다.

김상현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KIA는 LG를 6-0으로 잡아내며 LG와 공동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김상현은 적재적소의 순간에 '해결사 본능'을 과시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KIA가 낳아주고 LG가 키워준 KIA의 김상현. 자신을 키워준 LG를 만나 무서울 만큼의 집중력을 보여주며 맹활약했다. 과연, 이 맹활약이 수요일과 목요일에도 이어질 수 있을까? KIA가 LG를 따돌리고 단독 3위 자리를 고수하기 위해서는 김상현의 활약이 절실한 시점이다.

KIA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빼어난 활약을 펼쳐온 김상현. LG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칼날을 갈아온 김상현이 남은 2연전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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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 김상현 (KIA 타이거즈 공식 홈페이지 제공)]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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