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지긋지긋했던 승부차기 징크스에서 탈출한 잉글랜드가 52년 만의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4일(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에서 정규시간 동안 1-1로 승부를 보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잉글랜드는 그동안 메이저 대회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월드컵에서만 3번의 승부차기를 겪었는데 모두 패했다. 1990 이탈리아 대회를 시작으로 1998 프랑스 대회,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승부차기 끝에 탈락했다.
이처럼 메이저 대회에서 승부차기와 악연을 이어온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승부차기를 철저하게 준비하며 징크스 탈출을 꿈꿨다. 그리고 토너먼트 첫 단계에서 그토록 바랐던 승부차기 승리를 따내며 지긋지긋한 악연을 끝냈다.
3번 키커로 나선 조던 헨더슨이 실축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징크스가 재현되는 듯싶었다. 하지만 콜롬비아의 4번 키커로 나선 유리베가 실축하고 5번 키커로 나선 바카의 슈팅이 픽포드 골키퍼에게 막히며 잉글랜드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결국 5번 키커로 나선 에릭 다이어가 침착한 슈팅으로 콜롬비아의 골문을 갈랐고 잉글랜드의 승부차기 첫 승리를 만들었다.
지독한 승부차기 징크스에서 탈출한 잉글랜드는 내친 김에 52년 만에 우승을 노리고 있다. 잉글랜드가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것은 지난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이 마지막이다. 축구 종가라는 타이틀과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에 그동안 잉글랜드 대표팀을 향한 비아냥 섞인 목소리도 줄을 이었다.
하지만 이번 잉글랜드 대표팀은 선배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해리 케인이라는 확실한 골잡이를 비롯해 스털링, 알리, 워커, 스톤스 등 모든 선수들이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 골키퍼가 약점이라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이번 승부차기 승리를 통해 우려의 목소리도 씻어냈다.
대진운도 잉글랜드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8강전에서 스웨덴을 만나는 잉글랜드는 준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러시아전 승자와 맞붙는다. 쉬운 상대는 아니지만 브라질, 프랑스, 벨기에, 우루과이 등 전통의 강호를 결승전까지 상대하지 않아도 된다.
승부차기 징크스에서 탈출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잉글랜드가 52년 만의 우승을 차지하며 '축구 종가'의 위엄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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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