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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패 탈출' 히어로즈, 실책을 줄여라

기사입력 2009.05.18 04:37 / 기사수정 2009.05.18 04:37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히어로즈는 17일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11회 말 강정호의 짜릿한 끝내기 안타로 팀 최다연패인 9연패의 사슬을 끊는 데 성공했다. 정말 히어로즈에겐 유난히도 고통스러웠던 5월이었다.

그러한 기나긴 연패의 늪에 빠졌던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이현승을 제외하고는 제 역할을 못해주고 있는 선발진, 그리고 이기고 있을 때나 지고 있을 때 나오는 계투 조의 불명확한 구분 그러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수비조직력이다.

17일 LG와의 더블헤더 1차전은 그간 히어로즈가 왜 연패의 덫에 걸려 허우적대고 있었는지를 잘 보여줬던 한판이었다.

그 시작은 1회 초부터였다. 1회 초 이현승의 슬라이더를 깎여서 맞춘 박용택의 빗맞은 타구가 유격수 강정호에게로 날아갔다. 그러나 강정호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던 타구를 놓치며 안타로 만들어줬다. 그 아쉬웠던 수비 하나가 결국 1회 초 LG의 1득점을 제공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그리고 6회 초 1루상황에서 또 하나의 아쉬운 수비가 드러났다. 김정민이 제대로 당겨친 타구가 좌익수 덕 클락의 옆을 꿰뚫었다. 충분히 2루타가 될 만한 타구였다. 그러나 클락은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더듬으며 1루 주자 박종호를 홈에 불러들였다. 정상적인 수비를 했다면 박종호가 홈까지 쇄도할 수는 없었다.

6회 초 2점을 허용하고 6회 말 히어로즈는 황금같은 찬스를 맞이했다. 6-4로 2점 뒤진 상황에서 1사 만루의 찬스를 만들며 역전의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충분히 동점 혹은 역전을 만들어낼 만한 상황이었다.

1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9번 타자 강정호. 강정호는 바깥쪽 공을 밀어쳐 1루 파울라인 바깥으로 향하는 타구를 양산해냈다. 이진영은 1루 측 펜스 가까이 까지 접근하여 어렵게 그 공을 잡아냈고 3루 주자는 정상적으로 태그 업하여 홈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2루 주장 이숭용이 3루로 뛰다가 그만 아웃이 됐다. 처음부터 내달렸으면 충분히 살 수가 있었으나 주춤거리다가 뒤늦게 판단하고 뛴 것이 패착이 되었다. 결국, 그 아쉬운 주루플레이 하나가 찬스에 찬물을 끼얹는데 일조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약과였다. 6-5까지 따라가며 추격전을 펼치던 히어로즈는 7회 초에서 다시 한번 어이없는 실책에 무릎을 꿇으며 자멸했다. 무사 1루에서 등장한 로베르토 페타지니. 마운드엔 페타지니를 상대하기 위해 신예 강윤구가 구원등판 했다.

4구째 페타지니가 밀어친 강한 타구가 황재균에게 갔다. 그러나 황재균은 그 공을 가랑이 사이로 빠뜨리며 1루 주자 정성훈을 3루까지 보내는 동시에 걸음이 느린 페타지니 마저 2루에 안착하게 하였다. 병살타로 아웃카운트를 투아웃으로 만들 수 있었던 상황을 무사 2,3루의 위기의 순간으로 둔갑시켰다.

그렇게 허무하게 2점을 내준 후 박종호의 타석에서 또 한 번의 미숙한 플레이가 속출했다. 박종호가 초구에 때린 공은 투수 정면으로 갔다. 충분히 쉽게 병살타로 연결될 수 있었으나 내야의 불안한 수비는 또 한 번의 병살타로 만들 수 있었던 장면을 현실로 만들지 못하며 계속적인 위기상황을 맞게 되었다.

결국, 정상적인 수비를 펼쳤으면 무실점으로 마무리할 수 있던 이닝을 4점이나 허용하며 스스로 자멸했다. 힘들게 1점차까지 추격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으나 허무한 실책이 결국 스스로 추격의 의지를 끊게 한 것이다. 9회 초에 대타 이병규의 타구마저 제대로 된 중계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며 1루 주자를 또 홈에 불러들이게 하였다.

더블헤더 1차전 경기는 LG가 잘 치기도 한 경기였으나 히어로즈가 스스로 무너지며 LG에 선물을 안겨 준 경기였다. 히어로즈는 더블헤더 2차전 경기에서도 수세에 몰리며 또다시 패배의 위기로 몰리긴 했으나 LG의 약한 중간계투진을 잘 공략하여 다행히도 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오게 되었다.

9연패 끝에 소중한 1승을 거둔 히어로즈. 히어로즈가 아픔을 딛고 승승장구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기본기'이다. 가장 힘들 때일수록 기본기에 충실해야만 한다. 그러한 기본기를 무시하는 플레이를 펼친다면 또다시 연패의 수렁에 빠질 수가 있다.

9연패 후 기사회생한 히어로즈. 과연. 히어로즈는 9연패가 준 교훈을 잘 깨닫고 다시금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앞으로의 히어로즈의 행보를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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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 강정호 (히어로즈 홈페이지 제공)]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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