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5.15 03:47 / 기사수정 2009.05.15 03:47
송은범은 이날 9이닝 동안 7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며 4실점으로 완투승을 따냈다. 삼진은 7개였고 최고 구속은 149km/h 였다. 송은범의 역투 속에 SK는 LG와의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5연승을 이어갔다.
경기 초반의 송은범의 모습을 봤다면 그가 완투승을 하리라 전혀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1회 초 SK의 박정권의 솔로홈런으로 1점을 등에 업고 등장한 송은범이였지만 1회 말부터 난타를 당하며 무너질 기세를 보였다.
LG가 자랑하는 FA 이적콤비인 정성훈과 이진영을 막아내지 못하며 3실점을 당했다. 정성훈의 적시타와 이진영의 2점 홈런으로 3점을 허용했다. 2회 말에도 박용택의 센스있는 번트 안타로 1점을 추가 실점하였다. 하지만, 이 2회 말까지 낸 4점이 LG가 낼 수 있는 모든 점수였다.
3회부터 송은범은 밸런스가 잡히며 위력적인 투구로 LG 타선을 잠재웠다. 특히, 9회 말까지 총 7안타를 허용한 송은범은 2회까지 4점을 내주는 동안 5안타를 내주며 흔들렸지만, 이후 3회 말부터 9회 말까지 단 2안타만을 허용하는 위력을 뽐내며 역투를 펼쳤다.
송은범의 이 투혼의 '144구'는 SK에 있어서 가뭄의 단비와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2일 전 12회 말까지 가는 연장접전을 벌이며 필승계투진을 모조리 소모했고 전날 경기에서도 마무리 정대현이 40구를 던지며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SK 김성근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송은범이 오래 버텨주길 진심으로 원했다. 12회 연장 승부를 펼치고 김성근 감독은 앞으로의 경기에서 선발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줘야 한다고 말했고 전날 고효준에 이어 송은범 또한 감독의 믿음을 져버리지 않고 부응하며 만족감을 안겨줬다.
송은범은 3회부터 '언터쳐블'에 가까운 투구로 LG 타선을 요리했다. 특히, 140km/h 중후반의 돌 직구와 커브와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는 완벽한 완급조절로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이닝이 지나감에 따라 전혀 피곤한 기색이 역력지 않았고 오히려 공에는 힘이 붙었다.
8회 초 로베르토 페타지니와의 승부에서는 이날 자신의 최고 구속인 149km/h를 선보이며 경기 후반 자신의 건재함을 널리 떨쳤다. 이날 박경수 대신 1군에 올라온 마지막 타자 박종호 역시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매조 지었다. 최후의 마지막 144구째 직구 구속은 147km/h. 144개의 공을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공의 구속과 묵직함은 변함이 없었다.
사실, 144구라는 투구 수는 프로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다. 고교야구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날 송은범의 투구는 여러모로 팀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2일 전의 연장 혈투에서 불펜진을 쏟아낼 대로 쏟아냈고 계투진에 피로감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컸다. 이러한 시점에서 송은범의 완투승은 계투진의 체력을 비축하는데 일조하며 주말 3연전을 마음 놓고 대비할 수 있게 해줬다.
'144구'를 뿌리며 혼신의 역투를 펼친 송은범. 개인 첫 완투승을 올리며 송은범 자신에게도 영광스러운 일이었지만, 힘든 팀의 상황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줬다는 측면에서 더 의미가 있었다. 송은범의 혼신의 투구로 이제 '창단 첫 6홈런'을 때려내며 4위로 도약하는 데 성공한 KIA와의 주말 3연전에 필승계투진의 정상가동을 가능케 했다.
1경기를 혼자 책임지며 소모된 불펜진에 숨통을 불어넣은 송은범. 그에게 있어서 '144구'의 투구를 한 이날 경기는 영원히 있지 못할 것이다. 송은범은 다음 경기에서도 오늘과 같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다음주 SK와 삼성의 경기에 출전할 송은범을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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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 송은범 (SK 와이번스 공식 홈페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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