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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주간리포트] 2주 연속 최고 '상한가' 찍은 신바람 LG

기사입력 2009.05.11 17:51 / 기사수정 2009.05.11 17:51

이종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동현,이종은 기자]
지난주 프로야구는 어린이날 최초 ‘전구장 매진’이라는 낭보로 출발했다. 지난해 500만 관중을 돌파하며 한껏 피치를 올린 프로야구는 지난 3월 있었던  WBC 준우승이라는 호재와 함께 최단 경기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했고, 출범 후 최초로 어린이날 전구장 매진이라는 의미 있는 열매를 거뒀다. 그러든지 말든지 지난주 야구판도 쉴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갔다.

올해만큼은 아닐 거라던 SK의 선두 독주체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반짝’하리라던 LG의 방망이가 투수진들의 호투와 더불어 ‘투타안정’을 낳고 있다. 삼성은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팀답게 꾸준히 승수를 쌓고 있고 KIA 역시 주포 최희섭의 부활과 더불어 복덩이 김상현의 장타에 힘입어 반전을 꾀하고 있다. 반면에 롯데는 꾸준한 부진을 이어가고 있고 타자에 대한 의존도가 큰 한화는 방망이가 부진했던 지난주를 기억에서 지우고 싶을 것이다.

SK 와이번스 - 멈출 수 없는 챔프의 ‘질주본능’

무시무시했던 해태 타이거즈 제국 이후 가장 강력한 왕국을 만들어가고 있는 비룡군단은 지난주에도 4승1무1패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항구 라이벌’ 롯데와 맞붙은 주중 3연전에서는 한수 위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2승 1패를 거뒀다. 2연승 후 가진 7일 경기에서는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는 여유를 보이는 가운데 1점차의 석패를 당하고 말았다.

에이스 김광현이 지난해 ‘괴물’의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고, ‘수위타자’ 정근우의 방망이와 다리는 연일 쉬지 않고 있다. 김광현은 지난주 2경기 등판해 8.1이닝 무실점, 6.1이닝 2실점하며 2승을 추가했다. 지난달 25일 히어로즈전 이후 4연승이자 5승으로 다승 공동선두에 올랐다. 지난주 평균자책점은 1.2였다.

수위타자 정근우는 지난주 4경기에 출장해 13타수 6안타(0.462)를 기록하며 여전히 타율, 안타, 득점 부문에서 리그 1위를 지키고 있다. 안방마님 박경완은 지난주 6경기 동안 22타수 10안타(3홈런)의 맹타를 휘두르며 타율을 0.303까지 끌어올렸다.

LG - 2주 연속 최고 ‘상한가’

혼란스러웠던 지지난주 야구판에서 유일하게 4승을 기록했던 LG는 한걸음 더 나아가 지난주엔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5승을 수확하며 두산을 제치고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무려 718만에 되찾은 2위 자리다. 2000년대 이후 열세를 보이던 두산과의 ‘잠실 라이벌’ 3연전을 휩쓸었고 한화에 3연승한 삼성과의 주말 3연전도 2승 1패를 거뒀다. 특히 야구판의 히트상품인 잠실 라이벌전을 ‘스윕’하며 지난해까지 숨죽여 지내던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지난해와 달라진 타격으로 승수를 추가하던 LG는 지난주 투수들마저 분발하며 진정한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지난주 6경기 동안 9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특히 두산과의 3연전 동안 2점밖에 내주지 않는 ‘짠물야구’를 선보였다.

봉중근-심수창-이범준-정재복-최원호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이범준만이 6일 두산과의 경기에 등판해 타자들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승수를 추가하는데 실패했을 뿐 모두 1승씩을 추가했다. 특히 올 시즌 중간에서 든든한 허리역할을 해주고 있는 정찬헌은 6일 이범준의 뒤를 이어 등판해 2이닝 동안 무실점하며 시즌 4승째를 거뒀다. 정찬헌은 지난주 3경기 등판해 4.1이닝 동안 무실점 1승 1홀드를 기록했다.

올 시즌 최고의 용병타자로 떠오르고 있는 페타지니는 지난주 18타수 9안타(1홈런) 7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더욱이 볼넷을 7개나 만들어내며 용병답지 않은 노련한 선구안을 자랑했다. 돌아온 ‘쿨가이’ 박용택의 상승세도 그칠 줄 몰랐다. 박용택 역시 지난주 24타수 9안타(0.375) 7타점으로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또한 ‘슈퍼소닉’ 이대형 역시 물오른 타격감으로 지난주 22타수 8안타를 기록하며 타율을 0.295까지 끌어올렸다.

두산 베어스 - 3연패 뒤 3연승

역시 강팀은 달랐다. 두산은 LG와의 주중 3연전을 모두 내준 뒤 한화를 만나 3연승했다. LG에 뺨맞고 한화에 화풀이한 격이다. LG와의 잠실 라이벌전에서 2득점 22실점으로 최악의 3연전을 펼친 두산은 전열을 가다듬고 하락세의 한화를 맞아 특유의 끈끈한 야구를 선보이며 주간 승률을 5할로 맞췄다. 그러나 꾸준히 유지하던 리그 2위 자리는 LG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두산의 지난주 최고 소득은 프로 1년차 신예 홍상삼의 2경기 연속 호투라 할 수 있다. 팀의 3연패 이후 가진 한화와의 주말 첫 경기에 등판한 홍상삼은 팀의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막중한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5이닝 3피안타 2실점의 빼어난 활약으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선발진 중 평균자책 4.00이하가 김상현(2.92)이 유일할 정도로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두산의 답답한 선발진에 신예 홍상삼은 ‘청량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주중 3연전 동안 15안타에 묶여있던 타선은 한화를 만나 27안타를 터뜨렸다. ‘두목곰’ 김동주는 지난주 17타수 9안타(2홈런) 4타점으로 제몫을 했다. 잠시 침묵했던 김현수는 한화전 3경기 동안 11타수 5안타(1홈런)를 기록하며 리그 타율 2위를 유지했다.

삼성 라이온즈 - 조용한 4승 2패

올 시즌도 역시 중간 계투진을 제외하면 딱히 내세울 것 없어 보이는 삼성이지만 삼성은 지난주도 4승 2패를 거두며 리그 4위를 유지했다. 지난주 득점(25점)보다 실점(29점)이 많았던 만큼 화끈한 공격력으로 점수를 많이 뽑아내지는 못했지만 3점차 이내로 승부가 갈렸던 4경기를 모두 승리로 가져가며 가장 효율적인 야구를 펼쳤다. 반면에 진 경기는 8점차(3-11), 4점차(1-5)였다.

‘돌부처’ 오승환의 ‘세이브 일지’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오승환은 지난주만 3세이브를 추가하며 10세이브째를 기록, 7개를 기록 중인 2위 그룹과의 격차를 3개로 벌렸다.

루키 김상수의 선전으로 잠시 잊혔던 신명철은 지난주 삼성 타선을 이끌며 무력시위 했다. 신명철의 지난주 성적은 23타수 10안타(0.435). 홈런이 무려 3방이며 지난주에만 11개의 타점을 쓸어 담았다. ‘양신’ 양준혁은 마침내 소원하던 341호 홈런을 쳐내며 프로 통산 최다홈런의 대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9일 LG와의 경기에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양준혁은 류택현의 5구째 볼을 밀어쳐 좌측 펜스를 넘기는 홈런을 만들며 달구벌을 채운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KIA 타이거즈 - 반전을 꿈꾼다

시즌초 막강한 마운드에도 불구하고 빈약한 타력에 울며 부진을 거듭하던 KIA는 여전히 막강한 마운드와 ‘빅초이’ 최희섭의 홈런포, ‘복덩이’ 김상현의 활약에 힘입어 지난주 4승을 거두며 5월 반전의 시동을 걸었다. 주중과 주말 3연전 모두 2승1패. 특히 6경기 중 5경기가 한점 차 승부(3승2패)였다. 

마운드에선 구톰슨(10일, 7이닝 1실점 9삼진), 양현종(8일, 7이닝 1실점 6삼진)이 역투했지만 서재응의 이탈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WBC스타 윤석민이 잠깐 부진한 새  KIA 마운드의 중심 역할을 하며 연일 호투를 보여주던 서재응은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지난 7일 마침내 2군행을 통보받았다. 마무리 한기주 역시 허리 통증으로 2군으로 내려가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빅초이’ 최희섭은 지난주 14타수 5안타(2홈런) 5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주중 3연전만 10타수 5안타 2홈런을 집중시켰다. 테이블세터 김원섭 역시 23타수 7안타(0.304)로 제몫을 했다.

한화 이글스 - 다이너마이트 불발, 6연패

타자에 대한 의존도가 큰 팀이 얼마나 불안한지를 보여준 지난주 한화였다. 한화는 삼성과의 주중 3연전, 두산과의 주말 3연전을 내리 패하며 지난주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6위까지 하락했다. 지난주 팀 타율이 2할을 갓 넘긴 0.207로 최악의 한주를 보냈다. 유일한 강점인 홈런도 3개밖에 나오지 않았고 삼진은 무려 64개를 당했다. 지난주 동안 득점은 17점에 불과했고 실점은 32점에 달했다.

1승을 책임져주던 에이스 류현진은 팀의 연패를 끊지 못하고 5이닝 4실점의 난조를 보였다. 부상에서 돌아온 김태균도 아직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고, 이범호 역시 마찬가지다. 디아즈는 지난주 6경기 동안 단 하나의 안타도 생산해내지 못하고 있다.

히어로즈 - 이현승 고군분투

히어로즈는 지난주 1승1무4패를 기록,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장원삼-마일영-이현승으로 이어지는 좌완 3인방 중 이현승만이 제몫을 해주고 있다. 불펜 역시 조용훈을 제외하면 그다지 믿을만한 투수가 없는 상태다.

마일영, 장원삼 등 주축 투수들이 모두 패전을 기록했던 한주 동안의 위안거리라면 지난주 유일한 승리투수로 기록된 김성현의 활약이다. 김성현은 지난주 3경기에 등판해 8.2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그간 부진했던 이택근은 지난주 23타수 9안타(0.391) 1홈런으로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브룸바, 클락 등 중심타자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 간신히 10승 고지

롯데의 부진이 끝을 모르게 계속되고 있다. 롯데는 지난주 SK, KIA를 맞아 각각 1승 2패를 거뒀다. 6경기 중 5점 이상 내준 경기가 1경기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마운드는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느낌이지만 타선의 침체가 여전하다. 주포 가르시아는 지난주 5경기동안 안타 없이 볼넷 2개를 얻는데 그쳤다.

위안거리라면 부진한 주축투수들의 틈에서 이상화, 김유신이라는 ‘샛별’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준 점이다. 6일 SK전에 등판한 이상화는 5.1이닝 동안 2실점하며 합격점을 받았고, 10일 KIA전에 출격한 김유신 역시 4.1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며 앞으로의 모습을 기대케 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계속된 부진으로 인해 지난주 선발 야수진을 대폭 교체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큰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Weekly Focus] 양준혁, 야구사를 다시 쓰다

송진우, 전준호와 함께 ‘걸어 다니는 야구 박물관’이라 불리는 양준혁은 지난 9일 LG전에서 마침내 프로 통산 최다홈런 기록을 깨는 역사적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올 시즌 자신의 2호이자 통산 341호째. 이로써 양준혁은 장종훈이 보유하고 있던 통산 340홈런을 뛰어넘었다.

‘만년 2인자’라 불릴 만큼 17년 동안의 프로생활 동안 단 한 번도 홈런왕에 오르지 못했지만 ‘타격의 달인’이라 해도 좋을 만한 꾸준한 활약을 보여줬던 양준혁은 드디어 자신의 프로 데뷔 5874일 만에 한국 야구사에 길이 남을 홈런을 작렬시켰다.

가슴 벅찬 홈런을 친 후 양준혁은 특유의 만세를 부르며 베이스를 돌았고, 관중석을 꽉 채운 홈팬들은 지지 않는 불꽃과도 같은 그를 향해 아낌없는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인터뷰를 통해 “장종훈 선배에게 홈런을 바친다, 많은 후배들이 내 기록을 깨고 한국 야구의 위상을 드높였으면 한다”며 진심어린 바람을 밝힌 41살의 노장 양준혁은 이제 400홈런을 향해 뛰고 있다.

[프로야구 Best & Worst] LG 돌풍 '현재 진행형'…한화는 6전 전패 '쓴맛'

지난 한 주(5/5~5/12)는 LG 트윈스를 위한 1주일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46승 80패에 머물며 꼴찌 수모를 당했던 LG는 이번 시즌 눈에 띄게 향상된 전력을 과시하며 시즌 판도에 새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주초 3연전에는 '스윕 시리즈'가 두 군데서 펼쳐졌다. 잠실에선 LG가 두산에게 세 판을 내리 이겼고, 삼성은 한화와의 대전 원정 경기에서 3연승을 올렸다. KIA는 5일 히어로즈전에서 9회말 역전패를 당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이후 8일 롯데전까지 3연승으로 치닫는 등 선전한 끝에 4승 2패로 성공적인 한 주를 마무리했다.

SK는 지난주에도 4승(1무 1패)을 올리며 선두팀의 위용을 드러냈지만 강팀으로 급부상한 LG의 위협을 받는 입장이 됐다. SK는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무승부 개수(4무승부)가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이번 시즌에 도입된 승률 계산법에 따르면 무승부는 패배와 똑같다. 롯데는 SK와 KIA에게 각각 1승씩을 기록하는 데 그쳐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위클리 베스트 팀 - LG 트윈스 (5승 1패)

거칠 것이 없는 행보였다. 1주일동안 무려 5승을 거둬 들였다. 2주전까지 5위로 밀려나있던 LG는 1주일만에 한화와 삼성을 제치고 3위로 점프하더니 현재는 두산마저 발밑으로 밀어내고 2위에 자리를 잡았다. 이쯤되면 돌풍을 넘어 태풍감이다. 2002년 준우승 후 6년 동안 달고 있던 '뭘 해도 안 되는 팀'이라는 기분 나쁜 꼬리표를 드디어 떼어냈다. 

지난주 LG는 6경기에서 39점을 뽑았고 9점만 내줬다. 주간 팀 타율은 0.297, 팀 평균 자책점은 1.53이었다. 팀 타율에서 LG는 1주일간 3할을 기록한 삼성에 근소하게 뒤졌다. 그러나 삼성은 LG보다 14점이나 적은 25득점에 그쳤다. LG의 타선이 그만큼 집중력있는 공격을 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1점대의 평균자책점은 8개 구단 중 1위다. 박용택-페타지니-최동수를 중심으로 공격의 잘 풀리면서 투수들까지 덩달아 힘을 내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했다.

5일부터 3일간 열린 두산과의 어린이날 더비는 달라진 LG의 면모를 뚜렷하게 보여줬다. LG는 1998년 이후 지난해까지 두산을 상대로 철저히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 기간 중 두산에게 거둔 성적은 73승 3무 127패였다. 상승세를 타다가도 두산만 만나면 기세가 꺾인 일이 잦았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5일 경기에서 두산 투수진을 초토화하며 12-0으로 쾌승하더니 그 여세를 몰아 3-1, 7-1로 거푸 승리를 보태 싹쓸이에 성공했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6일 경기에 앞서 '7일에는 봉중근이 나올 예정이므로 6일 경기를 꼭 잡겠다'고 했다. 김 감독의 이 말은 이미 LG에 기를 빼앗겼다고 자인한 것과 다름 없었다. 7일 경기에는 두산도 1선발 김선우가 선발로 예정돼 있었다. 경기를 치르기도 전에 패배를 가정하는 적장의 모습은 LG의 달라진 위상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대구로 자리를 옮겨서도 LG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8일에는 최원호가, 9일에는 정재복이 각각 선발승을 거뒀다. 8연승의 신바람 속에 김재박 감독은 통산 900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10일에는 삼성에 1-3으로 패해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지만 투타의 균형이 맞아들어가고 있는 LG의 상승세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위클리 워스트 팀 - 한화 이글스 (0승 6패)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터지지 않았고 선발진과 구원진 사이의 호흡도 번번이 어긋났다. 1주일간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속절 없는 6연패에 빠졌다. 5위로 시작했던 팀 순위는 6위로 한 계단 내려 앉았다.

총체적인 난국이다. 투수력이 불안정한 가운데 0.207의 주간 팀 타율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지난달 26일 잠실 두산전 1회에 뇌진탕 증세를 보여 전열에서 이탈했던 김태균은 열흘만인 6일 삼성과의 홈경기부터 선발로 출장했다. 그러나 김태균은 주간 타율 1할(20타수 2안타)에 그치는 부진으로 기대치를 밑돌았다. 이 기간 중 삼진만 10번을 당했다.

디아즈의 부진은 더욱 심각하다. 4월 한달간 3할대의 고타율(0.307)을 기록했던 디아즈는 5월들어 1할대 타율에 머물고 있다. 불안한 수비 때문에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디아즈는 지난 1주일간 1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선발 출장은 세 차례 뿐이었고, 나머지 세 경기에는 대타로 경기에 나섰다. 설상가상으로 이범호마저 무릎이 좋지 않아 선발에서 제외되는 일이 잦아져 김인식 감독의 애를 태우고 있다.

한화 타선은 지난 한 주간 64개의 삼진을 당했다. 삼진이 가장 적었던 KIA(27개)의 두 배를 훌쩍 넘기는 수치다. 어렵게 잡은 찬스를 소득 없이 날려 버리기 일쑤였다. 10일 잠실 두산전에서 0-4로 뒤진 8회초 1사 1,2루 기회를 만들고도 김태균과 이범호의 연속 삼진으로 점수를 못 얻은 장면은 한화의 아픈 구석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투수진도 심상치 않다. 선발진은 이미 붕괴됐다. 유원상은 7일 삼성전에서 3이닝 4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된 후 2군으로 내려갔다. 8일에는 신인 황재규가 선발로 나와 인상적인 투구를 했지만 역시 패전 투수가 됐다. 이튿날엔 에이스 류현진마저 무너졌다. 한화 선발진은 최근 4경기에서 모두 패전을 기록했다. 김인식 감독은 선발진의 재구성을 시사했다.

믿었던 중간계투 양훈은 5일과 6일에 연속 구원패의 멍에를 썼다. 두 경기에서 한화는 모두 8회 역전패를 당했다. 이틀 연속 역전패의 심리적 타격이 얼마나 클지는 새삼 말할 필요도 없다. 마정길의 구위가 지난해보다 다소 떨어진 상황이라 양훈의 패전 소식은 더욱 무겁게 들린다. 이번 시즌 한화의 구원투수 평균 자책점(4.42)은 뒤에서 세번째다.

스포트라이트 - 두산 베어스 (3승 3패)

불과 일주일 동안 냉탕과 온탕을 모두 경험했다. 주초 LG에게 3연패를 당했지만 주말에 한화를 홈으로 불러들여 화풀이를 톡톡히 했다. 주간 성적은 3승 3패. 남는 건 없었지만 본전은 했다.

LG전 3전 전패는 충격적이었다. 세 번 졌다는 사실도 문제였지만 일방적으로 끌려다닌 경기 내용은 더욱 쓰라렸다. 2점을 얻는 동안 22점을 내줬다. LG전만큼은 언제든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하던 두산이었지만 이번 3연전에는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했다. 3일 내내 단 한 순간도 리드를 잡지 못하고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 두산은 2위 자리를 LG에 내주고 3위로 후퇴했다.

선발 투수진의 약세가 표면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는 약점은 불안감을 보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새로 영입한 좌완 외국인 투수 후안 세데뇨가 언제 등판할지 기약이 없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시즌 개막 직전 맷 랜들을 퇴출시킨 게 잘한 결정이었는지 의구심이 들 만한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2년차 우완 홍상삼의 잇따른 호투가 위안거리가 됐다. 2일 롯데전에서 데뷔전 선발승을 거둔 홍상삼은 팀이 3연패중이던 8일 한화전에 다시 마운드에 올라 5이닝 2실점으로 호투, 또 승리를 거뒀다. 연패를 끊는 것은 에이스의 역할이다. 홍상삼은 특유의 배짱 있는 투구로 팀에 활력소를 불어 넣었다.

9일에는 류현진을 패전의 수렁에 몰아 넣으며 분위기를 띄웠다. 2-3으로 끌려가던 5회에 김동주의 투런 홈런이 터져 나와 승부의 갈림길이 됐다. 두산은 내친 김에 10일 경기도 4-0 완승으로 마무리하며 LG전 연패의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 이날은 김현수가 3점 홈런을 터뜨려 한화의 기운을 눌렀다.

주초 3연전에서 두산은 팀 타율(0.159)과 팀 평균 자책점(6.67) 모두 8개구단 중 최하위였다. 하지만 주말 3연전에서는 두 부문 모두 1위(0.287, 2.67)에 올랐다.

현재 두산에는 불안정한 요소들이 많다. 팔꿈치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간 이종욱의 자리에 민병헌이 자리잡았고 4할대의 맹타를 휘두르던 최준석의 방망이가 주춤한 상태다. 선발진이 약하다보니 중간계투진의 등판 경기수가 많아지면서 실점하는 일이 잦아졌다. 이런저런 변수가 많은 두산은 흐름에 따라 성적 부침이 심한 도깨비 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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