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5.04 07:56 / 기사수정 2009.05.04 07:56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모든 구기 종목에서 수비는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그 중에서 야구에서의 수비의 중요성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 승리의 기본 밑바탕이 되는 것이 수비이며 팀의 전체적인 조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는 것이 바로 수비이다.
공격을 잘하면 승리를 할 가능성이 크지만, 수비를 잘하면 패배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경기일수록 사소한 수비 하나가 경기의 흐름을 뒤바꾸며 패배의 그림자를 드리우게 하기도 하고 중요한 시점에서의 호수비는 팀 전체의 사기를 높임과 동시에 상대팀의 의지를 꺾어버리는 역할을 한다.
5월 3일에 열린 LG 트윈스와 히어로즈와의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에서는 멋있는 호수비와 안타까웠던 수비가 동시에 연출되며 수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였다.
비록 패배하기는 했지만 히어로즈의 좌익수 정수성은 3번의 호수비를 선보이며 결정적인 순간에 LG의 기를 꺾음과 동시에 히어로즈가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정수성은 3:0으로 끌려가던 팀이 4회 초 3점을 뽑아 동점을 만든 후 팽팽한 시소게임을 하던 5회 말에 결정적인 2번의 호수비를 펼쳤다. 선두타자 이대형이 김수경과의 끈질긴 승부 끝에 8구째 높은 바깥쪽 직구를 결대로 그래도 밀어쳐 안타성 타구를 만들었다. 하지만, 득달같이 달려든 정수성은 멋지게 다이빙캐치하며 공을 걷어냈다. 그 장면을 지켜본 이대형은 1루 베이스 근처에서 한동안 정수성을 바라보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후 2 아웃 상황에서 로베르토 페타지니의 볼넷과 이진영의 우익수 오른쪽 2루타로 2사 2,3루의 결정적인 찬스가 이어졌다. 그 다음은 요즘 쾌조의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대기만성' 최동수였다. 최동수는 바뀐 투수 신철인과의 볼 카운트 승부에서 우위를 보이며 2볼을 골라냈다. 최동수는 신철인의 3구 가운데 몰리는 공을 그대로 잡아당겨 좌중간으로 타구를 보냈다. 충분히 2루타성 타구가 될 법했으나 그 자리에는 역시 정수성이 있었다. 멋지게 다이빙하며 그 타구마저 걷어내며 팀이 무실점 하는데 일조했다.
바로 다음 회인 6회 말에도 정수성의 호수비는 이어졌다. LG의 홈경기 시에는 'X 존'이 있다. 선두타자 김태완은 신철인의 4구째 직구를 그대로 힘껏 잡아당겼다. 타구는 밤하늘을 수놓으며 좌중간으로 멀리 날아갔다. 'X 존'이 존재하기에 홈런이 되거나 홈런이 되지 않더라도 2루타 혹은 3루타까지도 만들어질 수 있었던 타구였다. 하지만, 끝까지 달려간 정수성이 'X 존' 바로 앞에서 타구를 잡아내며 간이펜스와 부딪혔다. 3:3 동점으로 시소상황이 지속되고 있었기에 이 수비 하나는 과히 결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정수성의 3번의 호수비와는 달리 8회 초 3:3 상황에서 1실점을 한 LG는 어설픈 수비가 빌미가 되어 점수를 허용했다. 선두타자 덕 클락은 오상민의 4구째 공을 잡아당겨 평범한 2루수 앞 땅볼을 쳐냈다. 타구는 2루수 김태완 앞으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하지만, 평범한 타구에도 늘 열심히 뛰는 클락임을 몰랐던 것일까? 김태완은 너무 여유를 부리며 공을 잡았고 뒤늦게 빠르게 송구해봤지만, 이미 클락의 발은 베이스를 밟은 후였다. 이것이 원인 제공이 되어 희생타로 인해 클락이 2루로 안착했고 뒤이은 강귀태의 중전 적시타로 승부의 균형을 깨며 4:3으로 히어로즈가 앞서가게 되었다. 결과론적으로 LG가 승리했으니 망정이지, 패했다면 이 안일한 수비가 도마 위에 올랐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어설픈 수비는 LG만 한 것이 아니었다. 히어로즈는 1점을 득점하여 4:3으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이어지는 8회 말 대거 4득점을 허용하며 결국 패하게 되었다. 그러나 8회 말 LG의 공격에서도 히어로즈의 실책성 수비가 한 몫을 했다.
LG가 낸 4점 중 먼저 낸 2점은 LG의 활화산 같은 타격으로 낸 점수였지만, 뒤이은 2점은 히어로즈 유격수 강정호의 아쉬운 수비로 인한 득점이었다. 박용택이 때려낸 유격수 쪽 강습타구를 놓치며 그대로 2루타를 허용함과 동시에 2명의 주자를 불러들이게 되었다. 물론, 매우 강한 타구였고 불규칙 바운드가 되며 까다로운 타구가 되었지만 충분히 몸으로라도 막을 수 있었던 타구였음에는 분명했다.
결국, 두 팀 모두 서로 아쉬운 수비를 주고받은 끝에 7:4로 LG가 승리했다. 상대적으로 3번의 멋진 호수비를 펼친 정수성의 플레이는 팀의 패배로 빛을 잃게 되었다.
이 날의 경기는 결정적인 수비 실책 하나가 팀의 승/패로 연결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주기에 충분한 경기였다. LG는 기분 좋은 3연승의 신바람을, 히어로즈는 3연패의 깊은 수렁의 늪에 빠지며 희비가 교차한 경기였다. 이러한 팀의 분위기가 다음 3연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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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 결승타를 날리며 상대 수비를 허문 박용택 (LG 트윈스 공식 홈페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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