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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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배 전국대회] 야구장도 '교육의 현장'

기사입력 2009.05.01 19:47 / 기사수정 2009.05.01 19:47

유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울 목동, 유진 기자]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준결승에서 야구 선진국이라 자부하는 일본이 매너 없는 플레이로 선발 김광현을 흔들어 놓았던 경험이 있었다. 김광수 당시 1루 베이스 코치는 “(김광현이) 와인드 업을 할 때마다 일본 선수들이 ‘깔때기’ 라는 응원 도구로 소리를 쳐서 김광현 선수의 투구 벨런스를 무너뜨리기도 했다”며 비매너로 일관한 일본 야구에 일침을 놓은 바 있다.

김광현을 무너뜨린다고 짜낸 일종의 ‘편법’이었지만, 일본은 결국 6-2의 패배를 당하며 경기에서도, 메너에서도 모두 지는 치욕을 당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장면이 1일, 목동 야구장에서 재현됐다.

명승부를 먹칠하는 일부 응원문화 아쉬워

대통령배 고교야구 4강전 첫 경기는 각 팀 에이스들이 정면충돌했던 명승부로 진행됐다. 상원고가 1회부터 에이스 박화랑을 투입하자 충암고 역시 2회초에 에이스 문성현을 투입했다. 예상대로 이 경기는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투수전 양상으로 진행됐다. 다만, 5회 초 단 한 번의 공격 찬스에서 득점에 성공한 상원고가 한 걸음 앞서 있을 뿐이었다.

살얼음판을 걷는 명승부답게 응원전 역시 뜨겁게 진행됐다. 충암고는 전교생을 동원하며 자신들의 학우들을 열심히 응원한 가운데, 상원고 역시 동문들과 학부형들의 뜨거운 응원이 이어졌다. 여기까지는 고교야구에서만 볼 수 있었던 ‘패기’가 돋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많은 숫자의 응원단이 동원된 충암고 관중석에서 일부 잘못된 응원 문화가 선보였다는 사실이 다소 아쉽기만 하다. 상대 에이스 박화랑이 와인드업을 하는 순간, 큰 뿔나팔을 불며 릴리스 포인트를 놓치게 한 장면이 바로 그렇다. ‘뿌~’ 하는 소리에 박화랑이 잠시 멈칫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포착되었고, 1-2로 충암고가 리드 당하고 있는 순간부터는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



▲ 뜨거운 응원열기는 박수를 받을 만하지만, 경기를 방해할 정도의 ‘뿔나팔 응원’은 자중할 필요가 있다.

고교생답지 않은 명승부에서 볼 수 있었던 유일한 ‘옥의 티’였기에 더욱 아쉬울 뿐이었다. 더구나 학생들도 아닌, 어른들이 앞서서 그런 행동을 보였다는 것은 스스로 응원하는 팀에 먹칠을 하는 결과밖에는 되지 않는다.

야구장도 ‘교육의 장소’

프로야구장은 오락의 장소다. 즐기면서 보는 맛이 있다. 그러나 아마야구의 현장은 소풍의 장소이자 ‘교육의 장소’다. 그러한 교육의 현장에서 어른들이 학생들 앞에서 ‘차마 못 볼 장면’을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무엇을 보고 배울지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해야 한다.

술에 취해 그라운드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학부형의 모습부터 시작, 상대 팀 공격을 방해하는 정도의 응원 문화를 더 이상 안 봤으면 한다. ‘아마추어같이 왜 그래?’라는 한 개그맨의 유행어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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