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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주간 리포트] '안개' 걷힌 프로야구판

기사입력 2009.04.28 05:34 / 기사수정 2009.04.28 05:34

이종은 기자

[위클리엑츠] 4월 20일-27일 프로야구 총 정리 ① 주간 리포트   

지난주가 지나면서 안개가 낀 듯 앞이 보이지 않았던 프로야구판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개막 2주가 지나도 꿈쩍않던 저울은 역시 ‘구관이 명관’이라고 SK와 두산 쪽으로 확 기울었다.

SK의 '쾌속 질주'

강력한 ‘챔프’ SK는 초반 주춤하던 모습을 완전히 털어버리고 8연승 가도를 달리며 기어이 리그 단독 1위에 올랐다. 마치 롤러코스터가 천천히 올라갔다가 드디어 내리막길을 만나 ‘쾌속질주’ 하는 듯했다.

주중 롯데와의 3연전을 하나같이 대승으로 장식한 SK는 (9-1, 13-1, 8-2) 우천으로 금요일 하루를 쉰 다음 히어로즈를 만나 또 2연승했다. 17일 한화전 이후 무려 8연승째. 존슨을 방출하고 새로 영입한 일본인 투수 카도쿠라 켄은 23일 롯데전에 나서 6.2이닝 동안 6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주 SK 선발로 나섰던 다섯 명(김광현-송은범-카도쿠라-전병두-고효준)은 나란히 승수를 쌓았다.

SK 1번 타자 정근우는 지난주 23타수 11안타. 5할에 가까운 ‘크레이지 모드’로 황재균을 제치고 어느새 리그 수위타자에 등극했다. 박재홍은 23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한국 프로야구 통산 첫 250-250 클럽에 가입했고 박경완은 22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만루홈런을 작렬시키며 통산 900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8연승까지 이끌었다.

우천 연기로 인해 열린 월요일(27일) 히어로즈전에서 패하며(4-7)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장기집권' 할 수도 있음을 스스로 입증했다.

두산 '뒷심'으로 4연승

두산도 조용하게 지난주 4경기를 싹쓸이하며 선두 SK의 뒤를 바짝 쫓았다. 특히 두산은 KIA와의 3연전에서 모두 9회와 10회에 점수를 내는 ‘뒷심’을 보이며 2번의 역전승 포함 3연전을 모두 승리로 가져갔다.

우천으로 이틀을 쉬고 가진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도 김선우의 역투와 고영민의 마수걸이 홈런포가 터지면서 지난주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해 앞으로 있을 SK 3연전을 기대케 했다. 상승세의 두 팀이 만난 동시에 라이벌 관계라 불꽃 튀는 승부가 예상된다.

삼성 '반타작' 한 주

삼성은 3승 3패를 거두며 중위권을 유지했다. 올 시즌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윤성환을 제외한 선발진이 난조지만 지난 25일 KIA전에서 처음 선발 등판해 7.1이닝 동안 1실점의 호조를 보인 ‘젊은 피’ 차우찬을 발견한 것이 큰 소득이다.

정현욱, 권혁, 오승환 등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불펜은 매 경기 철벽계투를 보이며 여전히 안정감 있는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8개로 리그 최소 실책을 달리고 있는 야수진도 삼성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한화 막강 홈런포로 3연승

한화는 히어로즈와의 주중 3연전에서 중심타선의 홈런포를 연일 가동시키며 3연승을 달렸다. 특히 ‘국민타자’ 김태균은 3연전 중 2경기에서 결승타를 치며 팀의 4번타자다운 활약을 보였다.

팀 평균자책점 꼴찌에다 류현진을 제외한 모든 선발진이 QS(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골칫거리’지만 필요할 때마다 타선이 터져주고 있어 상대에 쉽게 패하지 않는 경기를 해가고 있다.

LG 상승세 한풀 꺾여

FA로 영입한 정성훈, 이진영 듀오의 맹활약으로 ‘잘 나가던’ LG는 지난주 2승 4패로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정재복이 마수걸이 승을 따낸 것과, 부상에서 돌아온 박용택이 2경기 동안 11타수 6안타 4타점 2득점의 맹활약을 보여줬다는 점이 지난주에 거둔 수확이다.

LG는 기다렸던 박용택의 가세로 그간 부진했던 안치용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슈퍼소닉’ 이대형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지난주 다소 부진했던 ‘FA듀오’만 살아난다면 다시 상승세를 탈 수도 있다.

KIA 불펜진 ‘붕괴’

막강 선발진을 자랑하며 반전을 노리던 KIA는 뜻하지 않은 변수 때문에 지난주를 2승4패로 마감했다. 주중 두산 3연전과 24일 삼성전에서 내리 불펜이 무너지며 4연패했다. 특히 KIA의 마무리를 책임지고 있는 한기주는 21일, 22일 연달아 블론세이브(동시에 패전투수)를 기록하며 난조를 보였다. 승리를 거둔 25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도 팀이 1-0으로 앞선 8회 2사 상황에 등판해 상대 주자에게 득점을 허용하는 등 0.1이닝 동안 1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을 내주며 좋지 못했다.

뜻하지 않은 곳에서 암초를 만난 KIA는 '에이스' 윤석민을 당분간 불펜으로 돌리겠다는 방침이다. 풍성한 선발진에서 한 명을 빼는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불펜을 튼튼하게 하겠다는 복안이다.

'도깨비팀' 히어로즈 5연패

시즌 초 기대 이상의 막강한 전력으로 한때 선두를 달리던 히어로즈는 지난주 5연패로 추락했다. 이전까지 선발 2연승을 달리던 마일영이 지난주 2번의 등판 모두 일찌감치 무너지며 2패했고, 선발진 중 최고의 호조를 보이던 이현승도 25일 SK전에서 5.1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패전의 멍에를 썼다. 특히 에이스 장원삼은 23일 한화전에서조차 부진하며(4.1이닝 5실점) 아직 1승도 채 하지 못하고 있다.

선발진의 난조와 함께 방망이도 조용했다. 시즌 초 녹록지 않은 세기를 자랑하던 히어로즈의 타선은 황재균을 제외하면 누구도 이렇다 할 활약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히어로즈 타자들 중 현재 타격 20걸에 황재균만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27일 SK전에서 브룸바의 홈런 2방으로 연패를 끊고 새로운 3연전에 돌입한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 그러나 우천 연기로 인해 최대 10연전까지 치를 수도 있어 선수들의 체력이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롯데 5연패 후 '1승'

롯데는 총체적인 부진으로 지난주 단 1승밖에 거두지 못하며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19일 히어로즈전부터 25일 LG전까지 6연패. 특히 SK와의 3연전은 모두 큰 점수 차로 패하며 팀 분위기가 하락했다. 투수, 야수 가릴 것 없이 단체로 난조를 보였다. 특히 마운드에서 지난주 6경기 동안 무려 50점을 내줬다. 설상가상으로 주장 조성환마저 SK 채병용의 공에 맞아 왼쪽 광대뼈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26일 모처럼 선발 장원준의 호투(7이닝 2실점)와 이대호의 결승 투런 홈런(팀내 역대 최다 홈런)이 터지면서 LG에 승리를 거둬 앞으로 있을 KIA와의 3연전에 기대를 걸 수 있게 됐다.

Weekly Focus

한편, 지난주에는 아찔했던 순간이 두 번 있었다. 23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SK와 롯데와의 경기에서 8회초 조성환이 상대 선발 채병룡의 공에 왼쪽 광대뼈 부근을 맞아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미처 피할 새도 없이 날아온 공에 얼굴을 맞은 조성환은 다행히 신경 쪽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또한, 26일 잠실에서는 한화 김태균이 홈으로 쇄도하다 상대 포수 최승환과 부딪히며 그라운드에 넘어졌다. 충돌하면서 후두부를 땅에 크게 부딪힌 김태균은 뇌진탕 증세를 보이며 기절해 많은 이들의 우려를 샀지만 정밀검사 결과 다행히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성환의 경우 대기 중이던 구급차가 경기장 안까지 들어와 안전하게 이송해 갔지만, 김태균은 기절한 상태에서 고정되지 않고 몸이 흔들리는 상태로 들것에 실려 나가 하마터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했다. 경기장 내 의료 시설에 대한 아쉬움이 드는 순간이었다.

[글] 엑스포츠뉴스 이종은 기자 | 이 글은 위클리엑츠 4호에 실린 글입니다.

[사진ⓒKBO 공식 홈페이지 캡쳐] 



이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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