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못 믿어서, 미안하다.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가 3회 만에 시청률 5%를 돌파하며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5.045%는 JTBC가 지난해 12월 월화극을 부활시킨 이래로 가장 높은 기록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파란이다. '미스 함무라비' 제작진과 배우들조차도 제작발표회에서 "도와달라"고 여러 번 부탁했었다. 시청자들은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을 걱정했다. 고아라와 김명수(인피니트 엘)는 작품마다, 캐릭터별로 기복이 있었던 건 사실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연기력과 발성이 필요한 판사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 의심을 품었다.
하지만, 고아라와 김명수는 이런 우려를 열정과 성장으로 보란 듯이 지우고, '미스 함무라비'의 가파른 오름세를 책임지고 있다.
고아라는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한 법원'을 꿈꾸는 당찬 초임 판사 박차오름으로 분하며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박차오름은 기존의 사고방식에 계속 물음표를 던지고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중하기보다는 밝고 통통 튀는 이미지의 고아라의 캐스팅이 적절했다는 평.
그렇기 때문에 고아라의 장점이 십분 발휘되고 있다. 코믹하고 유쾌한 장면뿐만 아니라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공감을 자아내는 역할까지 톡톡히 하며 극을 이끌고 있다. 1회에서는 성추행 피해자를 탓하는 한세상(성동일)에 반발해 짧은 치마를 입고 온 장면, 2회에서는 임바른(김명수)과 한세상의 생각을 변화시키는 감동적인 장면 등 매회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순간들을 장식했다.
김명수의 성장 역시 돋보인다. 전작 MBC '군주-가면의 주인'에서도 색다른 악역을 맡으며 배우로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평을 받았으나, 발음과 발성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미스 함무라비'에서는 이를 보완한 모습이었다. 임바른이라는 캐릭터는 이름처럼 바르고, '판사'라고 했을 때 떠올릴 수 있는 이성적이고 냉철한 인물이지만, 그 속에서도 입체적인 성격을 놓치지 않고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성동일은 당연히 믿고 보는 배우다. 여기에 고아라, 김명수까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는 덕에 '미스 함무라비'는 순항 중이다. 각본과 연출, 연기력뿐만 아니라 매회 전하는 메시지 역시 현실적이면서도 뭉클하고, 공감을 자아내면서도 가슴 한쪽을 아프게 한다. 지난 28일 방송된 3회에서는 성폭력 사건의 본질은 권력에 의한 것임을 보여줬다. 또 현실의 한계 역시 드러내 많은 시청자가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특히 '미스 함무라비'는 사전제작 드라마이기 때문에, 초반의 완성도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1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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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