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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퀀터플과 바꾼 리그 최다 우승의 꿈

기사입력 2009.04.23 07:35 / 기사수정 2009.04.23 07:35

정재훈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EPL 3연패는 가능할 것인가? 18번째 우승으로 리버풀과 함께 최다우승의 영예를 차지할 수 있을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3일 포츠머스를 2-0으로 제압하며 승점 74점 고지에 올라 하루 만에 선두로 올라섰다. 전날 리버풀이 아스날과의 경기에서 치열한 공방전 끝에 4-4로 비기며 주춤했고 첼시도 에버튼과의 경기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거둬 승점 1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이로써 맨유는 6경기를 남겨둔 현재 74점이 되었고 각각 5경기씩 남겨둔 리버풀은 71점, 첼시는 68점에 머무르고 있어 한결 유리한 상황을 점하게 되었다. 덜 치른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맨유는 77점으로 리버풀과 첼시에게 각각 6점, 9점을 앞서게 되어 리그 3연패에 8부 능선을 넘게 된다.

대망의 퀸터플에 도전하다

지난 시즌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하며 더블을 달성한 맨유는 올 시즌에는 14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거칠 것 없는 모습으로 전무후무한 퀸터플에 도전하고 있었다. 지난해 말 FIFA 클럽 월드컵에서의 우승과 지난달, 칼링컵에서 우승을 차지할 때만 하더라도 설마 하던 맨유의 퀸터플의 가능성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리그에서는 2위 그룹과 승점 10점차로 저만치 앞서나갔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인 인테르 밀란을 제압하며 8강에 올랐고 역시 FA컵에서도 4강에 진출해 있었다.

하지만, 빡빡한 경기 일정에 한계가 찾아왔다. 리버풀과의 라이벌전에서 1-4로 대패하더니 다음 경기인 풀럼전에서도 0-2로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맨유가 주춤하는 사이 리버풀과 첼시는 무서운 기세로 쫓아왔고 10점으로 벌어졌던 승점 차는 어느새 1점차까지 줄어들게 되었다. 게다가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비교적 수월한 상대라고 생각됐던 FC포르투에게 홈에서 무승부를 허용하며 4강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퀸터플은 커녕 무관에 그칠 수도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던 찰나에 영웅이 등장했다. 17세의 페데리코 마케다가 등장해 애스턴 빌라에서의 그림 같은 역전골과 선더랜드전에서도 결승골을 기록하며 위기의 맨유를 구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호날두가 환상적인 중거리슛으로 영웅이 되며 맨유를 준결승에 진출시켜 다시 퀸터플의 가능성이 수면으로 올라왔다.

퀸터플과 바꾼 리그 최다우승

예전과 같이 막강하던 맨유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승리를 알고 있는 맨유로 돌아왔기에 맨유팬은 다시 한 번 기대를 품었다. 여전히 리버풀이 쫓아오고 있지만 선두를 빼앗기지 않았고 챔피언스리그와 FA컵 모두 준결승까지 진출했기 때문이었다.

지난 주말 에버튼과의 FA컵 준결승전, 챔피언스리그와는 달리 제3경기장에서 '단판승부'로 펼쳐지기 때문에 퀸터플의 최대의 고비였던 경기였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퍼거슨 감독은 베스트11의 절반 이상을 리저브 멤버로 기용하는 강수를 두었다. 물론 어린 선수들이라도 재능이 있기에 승리를 기대했겠지만 분명히 'FA컵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 즉, 우리는 퀸터플이 목표가 아니다.'라고 외치는 뜻과 같았다.

2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맨유는 1999년 이후 8년 만에 트레블에 재도전을 하고 있었다. 당시에도 리그에서 1위를 달리고 있었고 챔피언스리그와 FA컵에서도 4강전까지 진출하며 8년 전의 영광의 역사를 되풀이할 것으로 기대됐었다. 하지만, 많은 선수의 부상으로 힘에 부친 맨유는 결국 챔피언스리그에서는 AC밀란에 패해 결승진출이 좌절되었고 FA컵에서는 첼시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치며 리그 타이틀을 따는데 만족을 해야 했다. 반면 지난 시즌에는 FA컵을 과감히 포기했고 결국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더욱더 두터워진 스쿼드로 퀸터플도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최근의 경기로 살펴보았을 때 퍼거슨은 무언가를 포기해야만 했고 결국 맨유에 있어 가장 포기하기 쉬운 것은 리그(우승하게 되면 총 18회로 리버풀과 함께 리그 최다우승)도 아니고 2연패에 도전하고 있는 챔피언스리그도 아닌 FA컵 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맨유는 포츠머스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리버풀과의 승점 차를 벌렸고 퍼거슨의 결단이 적중한 셈이 되었다. 그렇다고 맨유의 리그 우승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FA컵과는 달리 챔피언스리그는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대회이고 19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리버풀은 리그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리버풀의 도전을 뿌리치는 게 쉽지 많은 않은 상황이다. 과연 맨유가 리버풀의 추격을 따돌리고 18번째 우승을 일궈내 리버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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