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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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FA 클럽 랭킹, 과연 신빙성이 있는가?

기사입력 2009.04.19 14:41 / 기사수정 2009.04.19 14:41

강승룡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승룡]
FIFA가 주관하는 월드컵 대회에서는 시드 배정을 위하여 FIFA 랭킹이 중요한 자료로 쓰인다.

FIFA 랭킹은 최근 4년간의 A매치 성적과 각 A매치 종류에 따른 가중치, 각 대륙에 대한 가중치 등을 반영하여 랭킹을 산정하는데, 이러한 FIFA 랭킹이 각 팀의 네임밸류나 실력을 아주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유럽축구연맹(이하 UEFA) 또한 유로대회나 각종 클럽 대항전에서의 시드 배정을 위하여 나름의 랭킹 자료를 사용한다. 이 중 챔피언스리그나 UEFA컵과 같은 클럽 대항전에서 시드를 배정하는 데는 UEFA 클럽 랭킹 자료가 사용되는데, 이것은 최근 5년간의 대외 컵 성적을 점수화하여 산정된 자료로써, 자국 리그에서 거둔 성적은 반영되지 않는다.

그런데 UEFA 클럽 랭킹은 UEFA컵에서 얻은 성적 또한 챔피언스리그와 동일하게 반영됨으로써, 의외의 팀이 상위권에 올라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가산점 적용에서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 팀에 3점을 보너스 점수로 주고, 차기 라운드에 대한 보너스 점수 또한 챔피언스리그는 16강부터, UEFA컵은 8강부터 주어지긴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챔피언스리그와 UEFA컵을 막론하고 승리시 2점, 무승부 시 1점의 점수를 주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세비야의 경우야 05/06시즌과 06/07시즌에 UEFA컵을 2연패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하겠지만, 챔피언스리그에 한 번도 출전하지 못한 알크마르가 유벤투스보다 점수가 높은 것은 이해가 어려울 것이다. 비록 유벤투스가 칼치오폴리로 인하여 두 시즌을 대외 컵에 출전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말이다. 챔피언스리그는 16강부터 토너먼트 경기가 있지만, UEFA컵은 32강부터 토너먼트 경기가 있어 챔피언스리그보다 두 경기를 많이 치르기 때문에 점수를 얻을 기회가 더 많은 것이다.

또한, 베르더 브레멘이 인터 밀란과 레알 마드리드를 제치고 10위권에 올라와 있는 것도 의아하게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브레멘이 이 두 팀과의 맞대결에서 2승2무2패의 대등한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네임밸류나 실력 면에서 인터 밀란과 레알 마드리드가 브레멘보다 오히려 더 낫기 때문이다.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성적 또한 브레멘은 두 시즌 동안 16강에 진출한 것이 전부인데 반해, 레알 마드리드는 다섯 시즌 동안 꾸준히 16강에 진출하였고, 인터 밀란 또한 두 번의 8강과 세 번의 16강 진출로 브레멘보다 나은 성적을 거두었다. 하지만, 브레멘은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실패한 세 시즌 모두 조 3위를 차지하여 UEFA컵에 합류하였고, 그 과정에서 두 번의 4강 진출을 이루면서 경기 수가 많아졌기 때문에, 인터 밀란이나 레알 마드리드보다 포인트를 더 많이 쌓을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UEFA컵이라고 해서 약체팀들만이 대결을 하는 대회는 결코 아니다. UEFA컵에 진출한 팀들 중에서도 챔피언스리그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팀들이 많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에 한 번도 진출하지 못한 팀이 UEFA컵에서의 점수만으로 챔피언스리그 성적이 좋은 명문팀들보다 순위가 앞설 수 있다는 것은 다소 아이러니한 면이 있다.

더군다나 이 자료를 가지고 챔피언스리그 시드를 배정하는 상황에서 자칫 잘못하다가는 조별리그부터 강팀들이 몰려 있는 죽음의 조가 탄생할 확률이 낮지 않다. 각 리그의 클럽팀의 실력을 숫자로 완벽하게 표현하는 것이 불가능하긴 하지만, UEFA 클럽 랭킹이 신빙성을 갖추게 하기 위해서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얻은 점수에 가중치를 좀 더 부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UEFA의 스타일이 FIFA처럼 가중치를 주는 것에 인색하긴 하지만 말이다.

[사진=16일자 UEFA 클럽 랭킹. 의외의 팀이 상위권에 올라왔음이 드러난다(C)UEFA.COM 캡쳐]



강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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