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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우-양준혁, 부끄러운 올스타 1위?

기사입력 2005.06.14 22:40 / 기사수정 2005.06.14 22:40

손병하 기자

지난 5월 17일부터, 야구장과 KBO(한국야구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중인 '2005프로야구 올스타전 인기투표'가 그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4년 연속 최하위에 머무르며 올스타전과 인연이 없었던 롯데가 팀 사상 처음으로 최다득표자와 최다 올스타를 배출할 꿈에 부풀어 있는가 하면, 순위표 맨 아래 있는 기아와 LG도 각각 4명과 3명의 중간집계 1위 선수를 내며 인기구단임을 과시하고 있다.

소속된 팀의 순위와 인기, 그리고 후보로 추천된 선수 개개인의 성적과 팬들의 지지 모두가 일체 되어야 1위에 뽑히게 되는 어려운 경쟁인 만큼, 그 대결도 치열하고 많은 이야기 거리를 양산해 내게 된다.

그러한 올 시즌 프로야구 올스타전 인기투표에 성적으로는 도저히 용납(?)될 것 같지 않은 두 노장 스타가 서군 투수부문과 동군 지명타자부문에 당당히 1위를 질주하며 녹록치 않은 관록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한화의 '회장님' 송진우 선수와, 삼성의 '양신' 양준혁 선수이다.


영원한 회장님 송진우

▲ 송진우 선수
ⓒ2005 한화이글스
지금까지 184승을 기록하며 한국 프로야구사 최다승 투수 기록과 최다이닝 기록을 모두 갖고 있는 송진우는, 올 시즌 이름에 걸맞지 않은 성적표를 들고 현재 1군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올 시즌 8경기에 등판 2승 4패에 방어율은 5.06.

그나마 스승의 날이었던 지난 5월 15일에는 왼쪽 어깨의 피로누적으로 2군에 내려간 뒤, 정밀검사와 재활치료 등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현재 전력에서 제외되어있다. 한화가 파죽의 8연승을 달리며 3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동안 송진우는 묵묵히 재활에 전념해야 했고, 팀의 고공 행진에 박수를 쳐주는 일 외에는 할 일이 없었다. 올 시즌 경기에 나선 기간 못지않게 전력에서 이탈되어 있는 시간이 긴 송진우 선수이다.

이렇게 현재 1군에서 뛰지도 못하고 있는 선수가 올스타 인기투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팬들이 송진우라는 이름 석 자에 보내는 일종의 존경심으로 볼 수 있다.

지난 1989년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에 입단한 후, 17년이란 기나 긴 시간동안 한결같은 모습으로 팬들 옆에 서있는 노장 스타에 대한 예우이자 경의감이다. 우리나라의 나이로 불혹이라는 40줄에 접어든 그에게서 느낄 수 있는 야구에 대한 무한한 열정, 그리고 귀감이 되는 선수 생활과 그의 곧은 의지는 많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2002년 생애 첫 올스타에 뽑힌 이후 4년 연속 서군 투수부문의 최고 스타 자리를 노리고 있는 송진우. 현재 어깨 치료를 끝내고 한화의 연승 행진에 힘을 보태겠다는 송진우 선수는 통산 200승 고지와 더불어 올스타전을 향해 다시 한번 비상을 꿈꾸고 있다.


노장은 죽지 않는다. 양준혁

▲ 양준혁 선수
ⓒ2005 삼성라이온즈
프로통산 역대 타율-안타-타점 2위, 홈런-득점-장타율 3위. 타격에 관한 한, 한국 프로야구사 거의 모든 기록에서 상위 1%임을 자부하고 있는 양준혁. 하지만 백전노장에 타격 달인인 양준혁에게도 세월의 무게를 넘기가 쉽지만은 않은 듯 보인다.

올 시즌 팀이 치른 58경기 중에서 단 한경기를 제외한 57경기에 나선 양준혁의 기록을 보면 나이를 무색하게 할 정도. 하지만 타율 .246에 49안타 8홈런이란 기록은 어느덧 30대 후반을 훌쩍 넘겨버린 세월의 무게가 그를 짓누르는 듯, 올 시즌 전혀 양준혁답지 않은 모습이다.

하지만 부진한 성적표를 손에 쥐고 있는 양준혁 선수도 올스타전 인기투표에서만큼은 어깨를 활짝 필 수 있다. 바로 동군 올스타 부문에서 롯데의 최준석과 타격 1위인 SK의 김재현을 물리치고 1위를 질주 중인 것이다.

뉴욕 양키스를 연상케 할 정도로 초호화 군단 구축한 삼성은 팬들도 많지만, 반대로 안티 팬도 가장 많은 팀으로 꼽힌다.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해 공격적인 투자를 거듭하는 삼성에 대한 부러움과 시기가 타팀 팬들 사이에서 교차하기 때문.

하지만 이런 삼성 선수들 중에서도 유독 타팀 팬들에게 인기가 많은 선수가 바로 양준혁 선수이다. 기아와, LG의 유니폼을 잠깐 입었던 것도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그의 서글서글한 웃음과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플레이가 바로 많은 야구팬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이다.

또 항상 최고의 자리에 서 있었음에도 교만하거나 자만하지 않고, 말 많고 시끄럽기로 유명한 연봉 협상에서도 언제나 잡음없이, 욕심부리지 않는 그런 양준혁의 모습에 신뢰와 믿음이 가는 것이다. 팬들 역시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스타전 1위를 달리게 해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팬들은 양준혁이 다시 한번 매서운 방망이를 휘두르길 기대하고 있다.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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