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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올해도 강팀으로 부상할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09.04.04 03:04 / 기사수정 2009.04.04 03:04

이종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은 기자]
드디어 오는 4일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개막한다. WBC 준우승이라는 호재와 늘어난 경기 수, 전력평준화 등 여러 면에서 올해 프로야구도 흥행할 수 있는 충분한 요건을 갖추고 있다. 최다관중이 기대되는 가운데 전국에서 가장 막강한 '관중 동원력'을 자랑하는 롯데의 돌풍이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그렇다면 롯데의 올해는 어떨까?

'야구는 파도야!' - 꿀 혹은 독

롯데는 작년 로이스터 감독 부임 이후 ‘자율야구’, ‘즐기는 야구’라는 철학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그간 ‘지는 야구’에 익숙해졌던 선수들도 로이스터의 ‘즐겨라, 그럼 이길 것이다’에 감복한 듯 정말로 야구를 즐기기 시작했고 승리의 맛을 알기 시작했다.
 
그러나 작년에도 그랬듯, 롯데의 야구는 분위기에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짙었다. 작년 연승, 연패가 많으며 롤러코스터를 탄 것이 이 까닭이다. 승리의 분위기를 탄 롯데는 상대가 누구든 가리지 않고 이겨냈지만, 패배의 분위기를 탄 롯데는 완벽히 그 반대였다.

롯데가 진정한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좀 더 '조여주는' 야구가 필요하다. 프로야구 2연패를 달성한 SK의 야구를 보고 있자면 상대편의 숨통을 조이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한다. SK의 야구가 피라미 한 마리 빠져나갈 수 없는 그물망이라면 롯데의 야구는 겉보기엔 튼튼하지만 사실은 보이지 않는 곳에 구멍이 난 그물망 같은 느낌이다.

SK와 같은 야구를 하라는 뜻은 아니지만 롯데가 작년보다 진일보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는 더 짜임새 있는 야구를 할 필요가 있다. 분위기를 잘 타는 야구도 분명 장점이 있지만 작년 같은 연패를 막기 위해서는 분위기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단단한 ‘조직력’이 필요하다. 조직력은 기본에서 찾을 수 있다. 주루플레이와 수비다.

작년 롯데 주루플레이의 키워드는 '적극성'이었다. 적극적으로 도루, 진루하고자 했고 이는 비교적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이 적극성이 ‘무모함’이 된 적도 있다. 주루플레이의 실수도 분명 실책이다. 실책이 많은 팀은 결코 우승할 수 없다는 진리는 이번 WBC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롯데의 키스톤 콤비 박기혁-조성환은 훌륭한 수비수다. 특히 박기혁은 WBC를 통해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3루를 맡을 이대호도 수비를 위해 힘들게 살을 뱄다. 이대호가 3루에서 작년보다 넓은 수비범위를 보여준다면 롯데의 수비는 그다지 걱정할 것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단, 작년 간간이 보여줬던 결정적인 실책을 줄인다는 가정하에.

첫 번째 패 - '새 외국인 친구'

올해 롯데의 최고 맹점은 바로 앳킨스의 활약 여부다.

사실상 손민한-송승준-장원준-이용훈-조정훈으로 이어지는 5선발 로테이션으로만 따지면 롯데는 8개 구단 중 가장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작년 임경완-최향남-코르테스로 이어졌던 롯데의 마무리 투수 숙제는 결국 미완으로 끝맺고 말았다. 올해 이를 마무리 짓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끝에 새로운 외국인 투수인 앳킨스를 영입했다.

팀 내에서는 ‘아직 구속이 올라오진 않았지만 제구력만큼은 완벽하다’며 믿음을 보이고 있지만, 막상 리그에 돌입하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모르는 만큼 이 부분은 롯데의 올해 성적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요소이다.

두 번째 패 - '주장친구 홍씨'

홍성흔의 가세는 롯데의 타선에 득이 될 공산이 크다. 그의 긍정적이고 활발한 성격은 롯데의 팀 컬러와도 완벽하게 부합되고, 주장인 조성환과 동갑내기인 만큼 조성환의 부족한 부분을 옆에서 메워줄 수도 있다.

특히 막상 눈에 보이는 것보다 득점력이 낮았던 부분을 홍성흔이 메워줄 것으로 보인다. 다른 팀 입장에서 조성환-이대호-가르시아-홍성흔-강민호 타순은 상상하기도 싫다. 또한, 확실한 지명타자를 보유함으로써 수비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보너스 패 - '벌써 2년'

로이스터 감독은 올해로 한국 프로야구 2년차를 맞이하게 된다. 동시에 롯데 선수들과의 2년째 시즌이다.

작년. 성공적이기는 했지만 아직 한국 야구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드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 작년이 한국야구에 적응했던 기간이라면 올해는 적응을 마치고 구체적인 구상을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적응기에 3위라는 놀라운 기록을 냈던 만큼 올해가 더욱 기대되는 까닭이다.

또한, 선수들도 올해는 로이스터 감독과 2년째인 만큼 서로 장단점이나 성향을 파악할 수 있고, 이는 경기력 향상에 분명히 긍정적인 효과로 발현될 수 있을 것이다.

상대의 첫 번째 패 - '그래 봤자 한때야'

롯데는 작년 로이스터 감독 부임 이후 첫 스프링캠프를 예상외로 ‘여유롭게’ 보냈다. 그리고 시즌 중반 이후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올림픽 브레이크가 없었다면 작년 4강은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롯데가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전훈 기간 동안 다른 팀들에 비해 ‘느슨한’ 훈련을 한 만큼 이 문제가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은 쉽게 흘려듣기 힘들다.

선수들이 전훈 기간 동안 단체 훈련 외에 개인 훈련에 얼마나 성실히 임했느냐는 시즌 중반 이후가 되면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의 두 번째 패 - '칠만 해'

분명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은 리그 최상급이다. 다섯 명 전원 10승 이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다섯 명 전원 10승 이하도 가능하다.

다섯 명 중 10승 이상을 무조건 책임져주는 투수를 자신있게 꼽기 힘들다. 류현진, 김광현, 윤석민 등 [등판=승리]의 공식을 세울 막강한 펀치가 사실상 없다.

분명 롯데는 4강에 갈 수 있는 요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듯 보인다. 만약 운이 좋아 위의 패들이 놀랄 만큼 좋은 결과로 나타난다면 ‘우승’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롯데가 우승이라는 장땡을 잡기 위해서는 위의 '패'들의 성공과 함께 더욱더 짜임새 있는 야구를 해야 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사진 = 제리 로이스터, 송승준, 이대호 (C)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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