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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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최대 약점은 감독

기사입력 2005.06.10 01:50 / 기사수정 2005.06.10 01:50

이철규 기자

공격진 중복, 해법을 찾다

9일 새벽에 벌어진 쿠웨이트와의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전에서 박주영은 경기내내 왼쪽 윙포워드가 아닌 사실상 섀도우로 활동했다. 바로 김동진이 공격에 적극 가담했기 때문. 오른쪽의 차두리 역시 포워드라기 보다는 좀 더 쳐져 미드필드의 장악을 도우며, 특유의 스피드와 힘있는 플레이로 상대의 수비조직을 무너뜨렸다.
 
이외에 안정환 대신 나온 이동국은 안정환식의 이른바 '자기가 풀어가는 플레이'가 아닌박주영을 살리는 플레이로 경기 초반부터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했다. 후반 조커로 좋은 활약을 보인 정경호도 꾸준히 성장해 박주영의 체력과 스타일을 뒷받침해줄 대표팀의 확실한 교체카드로 자리잡는데 성공했다.
 
 
미드필드 장악성공

한편 이날 경기에서 한국대표팀은 7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이면서 오랜만의 시원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김동진, 이영표가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기 때문. 특히 김동진의 부진탈출이 가장 고무적이었고, 이영표 역시 차두리가 미드필드까지 내려오자 박지성과의 활발한 매치업으로 미드필드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김정우 역시 지적받던 피지컬이 향상되어 박지성의 수비부담과 빈자리를 메우는 데 성공했다.
 
 
수비진?

수비 역시 이영표와 차두리가 버텨주었던 오른쪽 측면과 수비진간의 연계플레이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김동진의 수비능력과 의지는 지적되야 할 부분이었다. 결과적으로 골이 되거나 큰 위협은 되지 못했지만 왼쪽 수비 부분이 단순히 협력수비나 공간장악이 아닌 맨마킹 하나뿐이었던 점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만약 김동진이 밑으로 내려왔을 경우 자칫 중앙에서 플레이가 빛나는 박주영의 파괴력이 감소될 가능성도 있다.
 
 
이겼지만 불안한 이유
 
전체적으로 9일 경기는 지난 우즈벡과의 원정 경기와는 확연히 다른 경기 내용을 보여주었다. 박주영이 2경기동안 보여준 센스는 발군이었고, 박지성의 활동량과 플레이메이킹 역시 매우 좋았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에서도 통할지는 의문이다.

그 이유는 바로 상대의 '압박'과 '2선 침투'에서 찾을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대표팀은 상대 미드필드에서의 '압박'에 눌려 경기내용이 나빴다. 비록 조직적인 압박은 아니었지만 경기에는 악영향을 미쳤다. 이번 쿠웨이트전에서도 김정우의 활약에 힘입어 고비를 넘겼지만 만약 미드필드 전체에서 조직적으로 압박해 들어오는 능력을 가진 팀을 만났을 경우에는 미지수이다.
 
이렇듯 세계적인 수준의 압박은 경험도 해보지 않은 본프레레 호가 아시아의 어설픈 압박에서도 경기 내용이 나빴다는 점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90분 내내 경기를 장악하면서 골을 만들어 내기 보다는 선수들의 개인기량에 의존할수록 이 약점은 더 커진다.

특히 본선에서 맞붙을 팀들은 압박전술을 기본적으로 채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결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감독이 최대 약점


하지만 상대의 압박에서 선수들이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바로 '감독의 전술'이 필요하다. 특히 아시아 최고의 압박전술을 체득한 멀티플레이어 선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고 경험도 풍부한 한국 대표팀에게는 그만큼 충분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그 선수들과 경험을 모아 팀을 구성, 비전을 제시하고 하나의 팀으로 묶을 수 있는 전술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감독의 몫이다.

감독의 역할은 단순히 3-4-3포메이션의 틀에 선수들을 짜맞추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바로 자신의 색깔이라 할 수 있는 전술을 입히는 것이다. 하지만 본프레레 감독은 아직 이 색깔을 찾지 못했다.

때문에 어느 정도 이른 시간에 본선 진출이 확정되어 여유가 있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발빠르게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 필요가 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그는 여전히 '불신받는 감독'이며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밖에 없다.




이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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