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4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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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규의 클리닝타임] WBC, '과연 누구를 위한 축제 였나?'

기사입력 2009.03.27 08:25 / 기사수정 2009.03.27 08:25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WBC는 누구를 위한 대회?'

2009년 3월24일, 일본의 WBC 2연속 우승을 끝으로 20여 일간 진행되었던 제2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은 막을 내렸다. 제1회 대회와 비교하여 여전히 여러 가지 산적한 문제점을 드러내며 아쉬움을 남겼다.

▶ 미국과 일본 선수 말고는 소속팀들이 없나?

WBC의 공식홈페이지인 web.worldbaseballclassic.com에 접속하면 좀 의아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 공식홈페이지는 전 세계인들이 보는 곳이다. 그런 만큼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정확한 정보를 얻게 하는 것이 주 목표이다.

하지만, 각 팀 선수명단을 확인하려고 Rosters(선수명단)를 클릭하면 이상한 점을 느낄 수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팀들과 일본의 프로팀을 제외하고는 다른 팀 명들을 전혀 볼 수가 없다. 예를 들어 미국팀의 캡틴이었던 Jeter, Derek(데릭지터)의 옆에는  New York Yankees(뉴욕양키즈)라고 명시되어 있고 결승 진출을 앞두고 일본과 벌인 4강전에서 선발로 나온 Oswalt, Roy(로이 오스왈트) 또한 Houston Astros(휴스턴 애스트로스) 라고 적혀있다.

일본도 마찬가지이다. 한국과의 결승에서 호투를 펼친 Iwakuma, Hisashi(이와쿠마)의 옆에는 Rakuten Golden Eagles(라쿠텐 골든 이글스)라는 팀 명이 보인다. 이와쿠마 외에도 모든 일본선수들의 이름 옆에는 일본 프로팀의 이름이 적혀 있다.

그러나 한국팀 또한 모두 명시되어 있었을까? 정답은 '아니다.'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추신수는 Cleveland Indians(클리블랜드 인디언스)라고 명시되어 있고 일본에서 뛰고 있는 임창용은 Tokyo Yakult Swallows(야쿠르트 스왈로즈) 라고 쓰여있다.

나머지 선수들은 어떨까?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KIA와 롯데에서 뛰고 있는 윤석민, 이용규와 손민한, 강민호, 박기혁, 이대호의 옆에는 각각  KIA Tigers와 LOTTE Giants라고 적혀 있었다.

추신수, 임창용, 윤석민, 이용규, 손민한, 강민호, 박기혁, 이대호 이렇게 8명을 제외하고는 모든 선수들 옆에 그저 Korea라고 만 적혀 있을 뿐 소속팀이 어디인지 확인할 길이 전혀 없었다. 올림픽 챔피언인 한국의 프로야구팀은 8개. 몇 명 안 되는 대한민국 선수들의 소속팀을 일일이 조사하는 것이 그렇게 귀찮은 일이었을까?

한국뿐만이 아니다.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모든 참가국의 선수 옆에는 자국 국가명만 적혀 있을 뿐 소속팀은 적혀 있지 않았다.

▶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에 미국국가가 연주?

결승전이 벌여진 3월 24일 LA 다저스 스타디움은 한국과 일본의 최종 맞대결이 벌여진 곳이다. WBC가 마치 한일 슈퍼게임이라도 되듯 자랑스럽게 아시아의 두 국가가 메이저리그를 보유한 야구 종주국인 미국의 심장에서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경기전에 의문점이 드는 부분이 있었다. 경기 시작 전 일본의 국가가 먼저 울려 퍼졌고 그 후에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그러나 애국가가 끝난 후에 미국 국가가 마지막을 장식하게 되었다.

제아무리 WBC 결승전을 미국에서 치르고 미국이 야구 종주국이긴 하지만 결승전을 치르는 두 팀은 바로 한국과 일본이었다. 한국과 일본의 잔치에 굳이 미국의 국가가 울려 퍼질 이유가 있었을까?

▶ 이상하고 어이없는 대회규칙

이미 알려진 대로 WBC의 경기 대전 방식은 좀처럼 이해할 수가 없다. WBC가 시작되기 전 모든 언론 매체를 통해 일본과 최대한 5번까지 맞붙을 수도 있다고 전해져 왔다.

설마 했다. 하지만, 설마가 사람을 잡고야 말았다. 한국과 일본은 결승전까지 총 5번의 맞대결을 펼쳤다. 물론 영원한 숙적이자 라이벌인 일본과의 맞대결은 최고의 흥행카드 중의 하나다. 그러나 WBC가 세계적인, 권위적인 대회가 되기 위해서는 올바르게 바로 잡아야 할부분이다.

그리고 아시아 예선을 개최한 일본에 특혜를 줬다는 사실은 이미 공공연히 다 알고 있다. 모든 대륙의 예선에서 첫날은 모두 2게임이 치러졌다. 하지만, 일본은 약체 중국과 먼저 경기를 한 뒤, 그 다음날에 한국과 껄끄러운 상대인 대만을 맞붙여 놓고 여유를 부렸다. '투구 수 제한'이라는 규칙이 존재했기에 하루를 더 쉰다는 것이 얼마나 유리하게 작용하는지는 지나가던 개도 아는 상식이다.

또한, 아시아 예선에서 이미 2번이나 맞대결하고 본선행을 결정 지었던 한국과 일본이 본선까지 가서 굳이 또 맞붙을 이유가 있었을까? 한국이 미국과도 대결해보고 도미니카와 푸에르토리코와도 맞상대하는 등 다양한 야구를 선보이는 것이 전 세계 야구팬들을 위하는 길이 아닐까 한다.

승자전에서 이기고 올라간 팀이 1위를 확정 짓고 다음 일정으로 넘어가면 될 것을 굳이 최종 1,2위전을 꼭 치러야 필요가 있을지도 의문이 든다.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은 월드컵이나 올림픽처럼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더 긴장감을 일으키게 하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탈바꿈하여야 한다.


이렇듯 2번의 대회를 치른 WBC는 현재 성장통을 겪고 있는 단계이다. 2번의 대회를 통해 많은 문제점을 보였으니 앞으로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기 위해 고칠 것은 고치고, 개선해야 할 것은 개선해 나가야한다. 2013년에 열리는 제3회 WBC는 여러 가지 문제시되는 사항들을 가다듬어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회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 = 봉중근, 이와쿠마 히사시 (C) WBC/MLB 공식 홈페이지 캡쳐]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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