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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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줄어들고 있는 학생야구…한국, 세계 최강의 이면에는 '찬바람'

기사입력 2009.03.26 08:09 / 기사수정 2009.03.26 08:09

박종규 기자



[엑스포츠뉴스 = 박종규 기자]
찬바람 부는 학생 야구, WBC의 열기는 온데간데없었다.

매서운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25일, 목동야구장에서는 제6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한창이었다. 젊음의 패기로 뜨겁게 달궈져야 할 그라운드, 그러나 스산함만이 가득했다.

기자실에서는 건국대 야구부의 해체설에 대한 우려 섞인 말들이 오가고 있었다. 이날 건국대 구기 운동부 중 야구부, 축구부, 농구부의 체육특기자를 2010년부터 뽑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었다. 야구부의 경우는 앞으로 3년 동안만 리그에 참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프로야구 각 구단 스카우트, 대학교 야구부 감독 등이 고교 유망주들을 찾아내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는데, 아쉬움만 쏟아내는 자리가 됐다. 그들은 학생 야구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기에 그 탄식은 더했다.

사실, 학생 야구의 위기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야구부 운영비의 부담이 큰 까닭에 학교 측에서는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야구를 하려는 학생들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건국대의 경우도 운영난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몇 년 사이에 해체된 고교야구팀만 해도 강원 춘천고, 경북 경주고, 일산 주엽고 등 수두룩하다. 황금사자기 대회는 지역예선 없이 전국의 고교가 모두 참가하지만, 선수 부족으로 참가하지 못하는 학교도 있다. 그나마 안양 충훈고 등 신생팀들의 가세가 유일한 위안거리.

고교야구의 문제가 대학 야구에까지 미칠 경우, 꿈나무들의 터전은 더욱더 줄어들게 된다. 프로 구단에 지명을 받지 못해 야구선수의 길을 포기하는 현상이 4년 앞당겨지는 셈이다. 경제위기로 인한 취업난은 야구계에도 예외가 아니다.

이날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참가했던 대표팀이 귀국해 대대적인 환영을 받던 날이었다. 그들은 한국 야구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돌아왔다. 그러나 국내의 현실은 차갑기만 하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축구가 끝나면 메아리처럼 들리는 소리가 있다. 인프라 구축, 꿈나무 육성, 국내리그 활성화 등이다. 그러한 요구들이 헛된 외침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얼마나 많은 세월이 필요할까.

[사진 = 천우 스포츠배 참가 팀 (c) 엑스포츠뉴스DB 박찬기 기자]



박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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