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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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중, FC서울 살렸다!

기사입력 2005.05.30 10:24 / 기사수정 2005.05.30 10:24

김용석 기자
오늘 서울팬 입장에서의 경기 관전 포인트는 3가지였다. 첫째, 박주영이 지휘하는 서울의 공격진이 그가 빠진 이후에도 제대로 돌아갈 것인가.  둘째 김동진, 박주영, 김승용, 백지훈 등 인기선수들이 대거 청대와 국대에 합류했는데도 불구하고 서울팬들의 발걸음이 상암으로 향할 것인가. 셋째 지긋지긋한 수비불안의 문제는 오늘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인가였다.



서울의 사전에 ‘0:0’은 없다  

대전의 선제골에 홍염을 피우며 열광하는 대전 서포터. 뒤는 홍염을 제지하기 위해 온 사설경비업체 직원.(피파규정상 경기장 내 홍염사용은 불법이다)

컵대회 때 4:3의 극적인 명승부를 보여줬던 두 팀이 다시 만났다. 대전과 서울, 대전은 서울과 붙기 전 1승 2무, 서울은 2연패 후 전남을 꺽으면서 상승세. 두팀 모두 절대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었다.


경기 시작 초반은 대전의 우세였다. 대전은 미들에서의 강한 압박으로 서울 선수들의 실책을 유발하는 한편, 레안드롱의 빠른 돌파와 이관우의 환상적인 볼 배급 등으로 서울의 수비진을 우왕좌왕하게 만들었다. 결국 경기시작 6분 만에 대전은 임영주 선수의 헤딩골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코너킥 시 서울의 수비수가 임영주 선수를 놓치면서 노마크 찬스를 내준 것이 화근이 된 것.

FC서울의 반격은 곧바로 이어졌다. 12분 김은중 선수가 대전 골키퍼 최은성 선수의 반칙을 얻어내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이때 대전 선수들은 일제히 김은중 선수의 핸들링반칙을 지적해 경기가 약간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몇몇 흥분한 대전 선수들이 주심에게 거칠게 어필하자 곧바로 경고가 주어지는 등 경기는 과열분위기로 접어드는 듯 보였다.

경기가 예정대로 속행되자 페널티킥은 히칼도 선수의 몫. 과거 수원과의 컵대회 당시 날카로운 페널티킥을 성공시킨적이 있던 히칼도 선수는 긴장을 한 탓인 듯 실축을 하고 만다.


이후 경기의 흐름은 급격히 대전 쪽으로 기울었다. 결국 전반 25분 이관우 선수의 날카로운 패스를 받은 공오균이 서울의 원종덕 선수와 1:1찬스를 만들었고, 추가골을 성공시키면서 점수차를 2:0으로 벌려놓았다. 서울의 벤치는 패배의 그림자가 다시금 감돌기 시작했다.
 


"저게 어떻게 페널티킥이에요?" 대전 최은성 골키퍼가 주심에게 강력히 어필하고 있다


히칼도의 페널티킥을 멋지게 선방해내고 있는 최은성 골키퍼


"오늘은 우리가 이긴다" 2번째 대전의 골이 터지자 대전 서포터들은 완벽한 열광의 도가니!


서울의 레전드 김은중, 그가 서울을 살렸다 

'서울에는 김은중이 있다' 이날 서울의 공격을 이끈 김은중 선수

작년 서울구단의 탄생과 함께 대전에서 이적해오면서 역사를 같이 한 김은중 선수. 그동안 박주영에게 쏟아진 언론과 팬들의 관심으로 다소 의기소침해질 수도 있었지만, 항상 웃는 얼굴로 경기에 임한 선수다. 서울에는 바로 김은중이 있었다.


지난 전남과의 경기에서 올시즌 첫 골을 뽑아내며 컴백을 선언했던 그가 이날 서울을 살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전반이 끝나갈 무렵 히칼도가 찔러준 로빙패스를 받은 김은중이 오른발 슛으로 대전의 골네트를 흔든 것. 히칼도의 감각적인 패스와 김은중의 침착함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이 골로 서울은 후반에서의 대반격을 준비한다. 




갈수록 양적으로 늘어나는 서울 서포터 '수호신'의 모습. 만회골이 터지자 열광하고 있다

후반전, 폭풍처럼 몰아치는 FC서울 

후반은 거의 운동장을 반만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경기를 완벽히 서울이 장악했다. 다소 침체됐던 서울 수호신 서포터들도 열광하기 시작했고, 응원의 덕분인 듯 서울 선수들은 온몸을 던지는 파이팅으로 대전 선수들을 위축시켰다.


후반 경기가 서울 흐름으로 이어지자 대전은 수비를 강화하고 역습을 노리는 형태의 전술로 바꿨으며, 서울은 선공격 후수비의 전술을 택해 양팀의 전술이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대전의 역습전술은 실패했다. 계속적으로 골문을 두드리던 서울은 후반 30분 노나또를 투입시켰다. 그리고 이어진 코너킥, 히칼도가 찬 킥은 대전 골키퍼 최은성의 손에 맞고 굴절돼 골대 앞으로 떨어졌고, 골냄새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노나또 선수는 그 공을 놓치지 않고 강한 오른발 슛으로 골네트를 흔들어버렸다.


순간 상암을 찾은 2만여 관중들은 일제히 기립해 환호성을 질렀으며, 대전 서포터들은 침묵했다.
2:0에서 2:2까지 따라잡은 서울은 이후에도 파상적인 공격을 퍼부었지만, 끝내 역전골은 터지지 않고 경기는 종료됐다.


오늘 서울은 이장수 감독에서의 말대로 수비에서는 낙제점을 받았다. 그러나 박주영이 빠진 상황에서도 후반 압도적인 공격력을 선보였다는 것, 그리고 2만여명의 관중이 상암을 찾았다는 것 등 희망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경기 관람을 자주 온다는 한 시민은 “서울의 가장 큰 문제는 수비다. 수비만 신경 쓴다면 리그 우승도 가능할 것”이라며 서울의 수비전술을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될 문제로 꼽았다.    
  

"다 잡은 고기 놓쳤네" 경기 종료후 아쉬운 나머지 경기장에 드러누워버린 대전 선수


2:0의 점수차이를 극복하고 동점을 만들어낸 서울 선수들을 환호하는 서울의 서포터



김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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