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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WBC] 멕시코 대표 코르테스, '나도 롯데 선수였다'

기사입력 2009.03.14 14:30 / 기사수정 2009.03.14 14:30

유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유진 기자]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월드베이브볼클래식(이하 WBC) 국가대표팀의 2라운드 첫 상대는 멕시코다.

멕시코는 1라운드에서 16개 참가국가 중 팀 타율 3위(0.346), 팀 홈런 1위(12개)를 기록할 만큼 가공할 만한 타력을 자랑하는 팀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거론된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카림 가르시아(34, 롯데 자이언츠)다. 현재 WBC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르시아는 멕시코산 롯데 자이언츠 멤버라는 점에서 많은 야구팬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가르시아를 포함하여 또 한 명의 '거인 멤버‘가 멕시코에 자리 잡고 있으니, 바로 데이비드 코르테스(36)이다.

코르테스와 국가대표팀의 기묘한 만남

코르테스는 선발 매클레리(35)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시즌 막판, 국내 무대에 등장했다.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시절, 김선우, 김병현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코르테스는 멕시칸 리그에서는 그야말로 '철벽 마무리'였다. 42경기에 등판해 3승 무패 25세이브, 방어율 0.20 등 수치상으로 보면 '메이저급'이라 불려도 손색없었다.

그러나 선수들간의 수준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곳이 바로 멕시칸리그다. 숫자를 액면 그대로 믿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 그래서 많은 국내외 스카우터들이 '좋은 맥시코산 외국인 선수를 뽑기란 하늘의 별따기와 같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한다.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데려 온 코르테스 카드는 포스트 시즌을 앞둔 '모험'이었다.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로 타자들을 윽박지른 코르테스는 한때 0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며 롯데 마운드의 태양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빠른볼 대처능력이 좋은 국내 타자들에게 코르테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결국 시즌 막판, 잠시 주춤거린 코르테스는 2승 1패 8세이브(블론세이브 2개), 방어율 2.84라는 성적표를 들고 포스트시즌을 맞아야 했다.

그러나 삼성과 맞은 준 플레이오프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 코르테스는 시즌 종료 후, 구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윈터리그에 참가했다. 이에 따라 재계약 문제도 자연히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 만약에 시즌 종료와 함께 로이스터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여 휴식을 취했다면 지금의 엣킨스는 롯데 마운드에 합류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렇게 다시 윈터리그 참가선수로 원소속팀 멕시칸리그 디아블로로 돌아간 코르테스는 예전과 같이 '특급 소방수'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물론 불펜투수로는 준수한 성적(22경기 출전, 2패 7세이브, 방어율 2.59)을 올렸지만, 작년 시즌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 코르테스는 한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2006년 WBC 멕시코 마무리 투수, 2009년 WBC 멕시코 애물단지

그랬던 코르테스가 이번에는 멕시코 국가대표로 다시 한 번 국가대표팀 선수들과 야구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2006년 WBC에서 팀의 마무리 투수로 출전했던 코르테스는 이번에도 팀의 불펜투수로 국가의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WBC에서 나타난 그의 성적은 썩 좋지 않다. 작년 한 해 동안 멕시칸리그, 한국리그, 윈터리그를 쉼 없이 뛴 결과 이번 WBC에서는 호주전에서 난타를 당하는 등 방어율 27.00으로 애물단지 역할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코르테스의 등판이 국가대표팀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지켜볼 만하다. 지난해 영향으로 구속이 다소 떨어진 점, 체인지업 역시 가운데로 밋밋하게 들어오는 점, 그리고 큰 경기에 약하다는 점 등을 살펴보았을 때 좋은 결과를 얻기란 어려울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코르테스가 등판하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국내파 선수들과의 기연(奇緣) 때문일 것이다. 과연 그가 가르시아와 더불어서 국내무대 출신 외국인 선수로서 제 몫을 다 할지 지켜보는 것도 WBC 2라운드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일 것이다.

[사진 = 데이비드 코르테스 (C)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쳐]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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