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09 09:14 / 기사수정 2009.03.09 09:14
[엑스포츠뉴스=주영환 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이 설욕의 기회를 잡게 됐다. 이번 일본전에서는 14의 차이를 노려야 한다.
7일 일본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 지역 예선 2차전에서 한국팀이 내준 점수가 14점이고, 8일 중국과 3차전에서 얻은 점수가 14점이다.
앞의 점수가 자만이 불러온 점수였다면 뒤의 점수는 상대를 얕잡아 보지 않고 본연의 자세로 얻은 점수라 할 수 있다.
일본과 맞대결을 벌이기에 앞서 대표팀에는 자신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의 작은 틈이 있었다. 1회 WBC에 이어 베이징올림픽까지 연이어 일본을 격파했고, 대만을 상대로 9-0의 큰 점수 차로 이기며 마지막 테스트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일본과 경기에 나설 김광현은 한국의 확실한 에이스 대접을 받으며 달라진 한국 야구의 위상을 보여줬다.
반면 일본의 태도는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1회 대회 때 '30년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이치로는 "한국은 압승을 거둘 수 있는 팀이 아니다"며 경계의 뜻을 보였고, 수장 하라 감독 역시 "한국에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한국을 한껏 추켜세웠다.
일본에는 '호메고로시'라는 말이 있다. 치켜세운 후 죽인다는 뜻을 가진 말로, 결과적으로 한국은 무려 14점을 헌납하며 콜드패라는 치욕을 맛봤다.
한국의 야구 실력이 일본에 비해 조금 밀린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나 14-2로 패배할 만큼 힘에서 밀리는 것은 아니다. 대표팀에는 스스로 알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작은 자만이라는 틈이 생겼던 셈이다. 야구는 투수의 바지 주름이 몇 개 잡혔는지로 구질을 미리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틈을 파고드는 경기다.
그러나 대표팀은 다시 분위기를 추스른 듯하다. 중국에 얻은 14점이 그것을 말해준다. 일본이 중국과 대결에서 뺏은 점수가 4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대만이 중국에 1점밖에 못 얻었다는 걸 생각하면, 8일 한국의 선전은 눈부셨다. 한국의 타선은 10개의 안타로 상대의 실책을 묶어 14점을 얻는 효율적인 공격을 선보였고 마운드의 윤석민은 6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일본전에 나설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다시 일본전이다. 9일 한국 대표팀은 도쿄돔에서 일본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 지역 예선 1,2위 최종 순위 결정전을 치른다. 이틀 사이에 지옥과 천당을 오간 대표팀이 해피엔딩을 써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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