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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주간 리포트] 6R 1주차 - 5라운드 종료, 중위권은 '진흙탕 사투'

기사입력 2009.03.02 01:36 / 기사수정 2009.03.02 01:36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약 4개월간 숨가쁘게 달려온 2008-20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도 이제 5라운드를 마무리하고 마지막 6라운드로 접어들었다. 팀별로 채 10경기가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아직도 선두권 두 팀을 제외하면 6강에 대한 윤곽은 불투명하다.

그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던 중상위권 팀들이 갑작스런 부진을 겪으면서 3위부터 6위까지의 주인은 아직도 섣불리 예측이 어렵다. 현재 공동 3위에 오른 창원 LG, 전주 KCC부터 8위인 서울 SK까지의 승차는 고작 3.5게임에 불과하다. 7위 인천 전자랜드까지로 범위를 좁혀보면 1.5게임으로 줄어든다. 그야말로 '혼전 양상'이란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선두권의 두 팀, 1위 원주 동부와 2위 울산 모비스는 거의 4강 직행을 굳혀가는 분위기다. 중상위권의 혼전 양상이 가속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분위기가 좋았던 이들은 3위와의 승차를 더욱 벌렸다. 각각 9경기, 8경기만을 남겨두고 있어 페이스를 어느 정도만 유지해도 순위 유지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대마초 흡입 혐의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일부 팀은 외국인 선수와 작별을 고하기도 했다. 이전부터 흡입 사실을 인정했던 디앤젤로 콜린스 외에 추가로 SK의 테런스 섀넌, 안양 KT&G의 캘빈 워너가 혐의를 받아 검찰에 기소되면서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것. 이들 구단은 해당 선수에 대한 퇴출을 결정한 상태다.

끝을 알 수 없는 6강 진출을 위한 사투, 지난 한 주의 프로농구를 되돌아본다.

▲중위권, 목숨 건 '진흙탕 사투'

이번 주 3전 전승을 달린 유일한 팀은 바로 공동 3위에 자리한 LG다. 최근 '롤러코스터 행보'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LG는 4연패 후 바로 4연승을 달리며 혼전 속 양상에서 조금이나마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물론 아직도 플레이오프 탈락의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있기에 결코 방심할 수 없지만, 막판 좋은 기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 플러스 요인이다.

함께 공동 3위에 자리한 KCC와 공동 5위로 내려앉은 삼성은 각각 1승 2패와 3전 전패의 부진에 빠졌다. KCC는 높이의 위력은 여전하지만 외곽에서 국내 선수들의 움직임이 다소 아쉬웠다. 삼성은 테렌스 레더에게 너무 공격이 몰리던 문제점이 다시 나타났고 전체적인 팀 플레이가 경직된 느낌이다. 9연승 당시 '복덩이'로 불리던 애런 헤인즈도 매치업 상의 어려움과 체력적인 문제를 점차 드러내며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이다.

역시 공동 5위의 KT&G는 2승 1패로 만족할 만한 성적을 올렸지만, 팀 전력에 큰 손실이 생기며 향후 행보가 걱정이다. 워너 퇴출에 이어 양희종마저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할 것으로 보여 더욱 어려워진 상황. 일단은 최근 미칠 듯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주희정과 '득점 머신' 마퀸 챈들러에게 한 가닥 기대를 걸어야 할 입장이다.

각각 7위와 8위인 전자랜드와 SK도 2승 1패의 비교적 좋은 모습을 보였다. 다만 전자랜드는 8연승을 마감하며 기세가 주춤했다. 특히 연승 기간 동안 큰 순위 상승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 큰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전자랜드의 연승을 저지한 SK는 섀넌의 퇴출 이후 오히려 김민수와 그레고리 스팀스마의 활약으로 2연승, 꺼질 듯했던 6강행 불씨를 되살리려 하고 있다.

▲6강 경쟁은 남 일…여유와 포기

선두 동부는 1승 1패의 반타작 승률을 기록했다. 1, 2위팀간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패해 선두 자리에 대한 위협이 되살아날 조짐도 있었지만, 일단 1일 모비스가 LG에게 덜미를 잡히며 한숨 돌렸다. 플레이오프 진출은 이미 거의 확정적인 상태이고 4강 직행 역시 마찬가지다. 저스틴 알렌을 퇴출시키고 영입한 앤서니 윌킨스의 적응 여부 정도가 변수다.

모비스는 2승 1패의 호조를 계속 이어갔지만, 3연승까지도 바라봤던 상황에서 상대 전적 5전 전승으로 앞서던 LG에게 덜미를 잡힌 것이 뼈아프다. 좀처럼 흔들림이 없는 동부의 탄탄함에 선두를 탈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단지 '그저 그런' 수준이었던 저스틴 보웬이 점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다른 선수들도 대체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어 4강 직행은 무난할 것으로 여겨진다.

6강 탈락이 확정된 10위 부산 KTF와 거의 확정적인 9위 대구 오리온스는 이제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할 입장이 됐다. 오리온스는 그나마 KTF를 잡아내고 이번 주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KTF는 역시 3전 전패를 기록하며 6연패로 다시 연패가 장기화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8일 모비스전과 1일 KT&G전에서는 막판까지 상대를 압박하며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또다시 대마초 파동…대책 마련 필요성 대두

지난 2002년 프로농구를 뒤흔들었던 외국인 선수들의 '대마초 파동'이 또다시 불거졌다. SK에서 뛰다 지난 1월 부상으로 퇴출당한 디앤젤로 콜린스를 비롯, 역시 SK 소속의 테런스 섀넌과 KT&G의 캘빈 워너가 대마초 흡입 혐의로 수원지검에 의해 기소된 것이다. 콜린스는 KBL에서도 영구 제명되며 다시는 국내 코트에서 뛸 수 없게 됐다.

이미 혐의를 인정했고 퇴출당한 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콜린스의 경우와는 달리 섀넌과 워너의 기소 사실은 소속팀에 상당한 타격이 될 전망이다. 섀넌의 경우는 모발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고, 워너의 경우에는 판독 불능 결과가 나왔다. 두 선수는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구단은 유죄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퇴출을 결정했다.

지난 2002년에도 재키 존스(당시 KCC)와 에릭 마틴(당시 SK) 등이 대마초의 일종인 해시시를 흡입해 문제가 됐던 사례가 있다. 당시에는 시즌이 종료된 후여서 해당 선수에 대한 KBL의 별도 제재는 없었다. 이번에는 혐의를 시인한 콜린스가 영구 제명 조치됐고, 아직 사실 여부가 불분명한 섀넌과 워너에 대한 조치는 유보된 상태다.

다시 터진 대마초 흡입 사태에 대해 대책 마련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KBL에서는 향후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 등 필수 검사 항목을 확대시키고, 이를 시즌 중에도 시행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클리 MVP : 주희정(안양 KT&G) 3경기 평균 24.7득점, 4.7리바운드, 8.3어시스트, 4스틸, 3점슛 8/17(47%)

워너와 양희종이 전력에서 빠지며 큰 위기를 맞고 있는 KT&G의 유일한 희망은 바로 주희정의 존재다. 이번 한 주간 평소에는 좀처럼 드러내지 않던 '득점 본능'을 마음껏 발휘하며 평균 25득점에 육박하는 활발한 득점력을 뽐냈다. 날카로운 돌파력과 정확한 3점슛까지,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평소 강점을 드러내던 경기 운영 능력과 재빠른 스틸, 리바운드 능력도 여전했다. 득점에 치중하면서도 팀의 속공을 주도하면서 8개가 넘는 어시스트를 유지했고, 끈질긴 수비력과 함께 무려 평균 4개의 스틸로 상대의 패싱 루트를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웬만한 포워드나 센터 수준인 리바운드 능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SK의 그레고리 스팀스마는 주간 3경기에서 평균 19.7득점, 12리바운드에 무려 5개의 블록을 기록하면서 섀넌의 공백을 말끔히 메웠다. 특히 그간 '수비력만 있고 공격력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것에 비해 활발한 공격력을 뽐내며 팀 승리를 주도했다. 긴 팔을 이용한 평균 5개의 블록은 상대팀에겐 공포 그 자체였다.

[사진 ⓒ엑스포츠뉴스DB, 김혜미 기자]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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