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5.19 08:02 / 기사수정 2005.05.19 08:02
- '진정한 에이스' 여기에도 있소이다
역시 에이스는 뭐가 달라도 확실히 달랐다.
17일 경기에서 에이스 손민한을 앞세워 롯데에 낙승을 거둔 삼성이 5월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즌 7차전 경기에서 8:2의 대승을 거두었다.
삼성은 선발 박지철이 부진 (4이닝 5안타 4실점) 한 롯데에, 대 롯데전 11연승을 달리던 배영수의 호투 (7이닝 4안타 무실점 1사사구)와 1회 터진 3점 홈런 등 총 5타점을 올린 '60억포' 심정수를 앞세웠다.
기선을 제압하는 심정수의 3점포.
초반 배영수라는 거함과의 선발대결에 부담을 가져서일까? 1회부터 박지철은 초반 제구력에 상당히 애를 먹었다. 선두 1번 강동우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2번타자 박종호에겐 2S 2B에서 5구 째에 우측 담장을 맞고 나오는 2루타로 무사 2-3루의 찬스를 허용했다. 컨디션이 좋아 오늘 3번 타순에 올라왔던 박한이가 삼진으로 물러났고, 타석엔 4번타자 심정수가 올랐다.
박지철이 2S 1B에서 성급하게 승부하는 공을 놓치지 않고 잡아당긴 타구는 좌측 담장 중단에 꽂히는 쓰리런 홈런이 되며, 점수는 3:0 롯데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공격의 고삐를 당기는 삼성 & 무기력한 롯데 타선
2회를 삼자범퇴로 물러난 롯데는 3회 선두타자 박한이의 우측 솔로홈런으로 4:0으로 달아나며, 점점 추격하는 롯데에 추격권에서 멀어져 갔다. 결국 박지철은 체 5회를 채우지 못하고, 4회 4실점하고 5회초부터는 마운드를 장원준에게 넘겨주었다.
하지만 박지철에 이어 마운드를 넘겨받은 장원준 역시 그리 컨디션이 좋진 못했다. 선두 1번 강동우는 유격수 땅볼로 잘 잡았으나 2번 박종호에게 좌측 2루타 그리고 3번 박한이에게 또 다시 좌전안타를 허용, 삼성은 5:0으로 달아났다. 6회에도 삼성은 구원투수 이왕기를 상대로 2사 후 1번 강동우의 좌측 2루타와 2번 박종호의 우중간 안타로 강동우를 불러들이며 6:0이 됐다. 배영수의 구위를 감안하면 사실상 승부는 여기서 갈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유있는 경기 운영하는 삼성 vs 마지막 불꽃을 살린 롯데
이후 8회초 1사 1-2루 상황에서 4번 심정수가 바뀐투수 조정훈을 상대로 중견수 뒤쪽 2루타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며 8:0을 만들며 롯데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끊어놓는데 성공했다.
반면 롯데는 6회말 1사 만루 기회에서 이대호가 스트라이크 낫아웃 - 펠로우가 삼진으로 물러난 것 이회엔 이렇다할 기회도 잡지 못하다가 9회말 들어 중심타자들의 힘으로 영패를 모면하는데 성공한다.
배영수 - 강영식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온 김진웅을 상대로 선두 4번 이대호가 사구를 골라나가 만든 무사 1루찬스에서 5번타자 펠로우의 가운데 펜스를 훌쩍넘기는 비거리 125m짜리 투런 홈런으로 8:2로 추격하며 내일 경기에 대한 희망을 가진 것이 롯데 입장에선 유일한 소득이었다.
결국 강동우(5타수 2안타 3득점) - 박종호(5타수 3안타 1타점) - 박한이(5타수 4안타 2타점) - 심정수(3타수 2안타 5타점) 의 공격력이 불을 뿜은 삼성이 장단 15안타를 몰아치며 손쉬운 승리를 거둔 경기였다.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변화가 필요한 롯데
결국 오늘 경기는 배영수-박지철이라는 선발 싸움에서 알 수 있듯이 롯데 입장에선 그리 승리할 확률이 높진 않았지만, 그래도 배영수를 상대로 너무나 무기력했던 타선은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그리고 최근들어 점점 '약발 '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7번 최준석의 경우 지금 시점에서 조효상이라든지 박정준 - 조효상 - 박연수 등과 같은 중고참이나 정확도가 있는 선수로의 교체를 고려하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크게 지명타자라의 정의는 두 가지로 내릴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타격이 아주 좋은 선수를 수비의 부담을 줄이고 타격에 집중하라는 배려에서 기용할 수도 있을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날 그날 컨디션을 보고 타격감이 좋은 선수를 전격기용. 초반에 좋았던 타격감으로 활약을 보인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미련 없이' 다른 타자로 수비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기용할 수 있는 자리가 지명타자일 것이다.
지금의 롯데의 호성적에 최준석선수의 역할이 컸지만, 시즌 초반 그를 모를 때 상대했던 투수들이 이젠 어느 정도 그에 대한 대비가 된 상황에서 대결을 하는 시점에서 왠지 방망이가 헛도는 빈도수가 잦아지는 듯 하다. 이런 경우에는 본인의 휴식, 그리고 자신의 약점을 복기하기 위해서라도 분위기 전환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5월말~ 6월초 과연 달구벌 '손민한 vs 배영수' 의 에이스 대결은 이뤄질 것인가?
이미 17일 경기에서 손민한이 등판했고, 오늘 경기에서 배영수가 역시나 호투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제 또다른 초첨은 다음 삼성과 롯데와의 경기에서 두 선수의 맞대결이 이뤄 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사실 다른 6개 구단의 1선발 혹은 에이스의 면면을 보고 있노라면, 두산이 스미스(혹은 박명환) - LG 장문석 - SK 엄정욱 - 현대 김수경 - 한화 송진우 - 기아 리오스 등이 로테이션상 1선발 혹은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지만, 손민한 - 배영수에 비해 퀄러티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개막전에서는 롯데 양상문 감독이 의도적으로 홈 개막전에 맞춰 손민한을 뒤로 미뤘고, 지난 마산 3연전에선 어린이날 맞대결도 가능했으나 마산경기에 부담을 갖고 있는 배영수를 선동렬 감독의 배려 차원에서 무산되었다. 이번 3연전 중 두 경기가 치워진 상황에서 또 다시 여러가지 조건이 맞지 않아 대결이 무산되었다.
팀 분위기나 현재의 흐름상으로 두 선수의 빅뱅의 실현 가능성이 그리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물론 두 선수의 맞대결이 성사 될 경우 이긴 팀이나 진 팀이나 1패 이상의 충격이야 받겠지만, '최동원 vs 선동렬' 의 15회 2:2 무승부를 기억하고 있는 야구팬들 입장에선 그러한 에이스 투수간의 맞대결을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을 듯 하다.
물론 내일 경기도 중요하겠지만, 두 선수의 어제-오늘 피칭을 보면서 두 선수간의 맞대결에 대한 욕심도 생긴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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