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컬링] 스킵 김은정 "예선서 일본에 졌을 때 너무 화가났다"

[엑스포츠뉴스 강릉, 조은혜 기자] 한국 컬링의 역사는 이미 새로 쓰였다.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연장전 끝에 짜릿한 승리로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23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4인조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연장 11엔드 끝에 8-7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여자 컬링 대표팀은 지난 15일 예선 일본전에서의 5-7 패배를 설욕하는 동시에 컬링 종목 최초의 올림픽 은메달을 확보했다. 한국 컬링 사상 첫 결승에 진출한 대표팀은 첫 메달을 금메달로 가져오기 위해 25일 스웨덴과의 결승전을 치른다.

경기 후 스킵 김은정은 "예선에서 유일하게 진 팀이 일본이었는데, 그 때 지고 돌아가는 길이 너무 화가 났다. 욕심도 욕심이지만 하필 일본과의 경기에서 져서 화가 났고, 응원을 많이 해주셨기 때문에 죄송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준결승에서 유일하게 진 일본을 만나서 우리에게 이겨야하는 목표의식이 심어졌다. 다른 팀보다 이겨야한다는 그런 느낌이 있어 더 집중해 모두가 좋은 샷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것 같다"고 이날 경기를 평했다.

이날 김은정은 10엔드 승리를 앞두고 작은 실수로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승리의 마침표를 찍은 것도 김은정이었다. 김은정은 11엔드 마지막 드로우 샷을 완벽하게 버튼에 안착시키고 이날 승리를 이끌었다.

김은정에게 마지막 샷을 앞두고 어떤 생각을 했냐고 묻자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 개인적으로 드로우 샷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일본전을 준비하면서 정말 이기고 싶지만 드로우 샷을 하고 싶지 않았는데, 결국에는 드로우샷을 하게 됐다"면서 "그게 스킵인 나에게 주어진 임무다. 처음에는 망설였는데 경애가 드로우 해야한다는 말 한마디에 '어쩔 수 없다. 나는 이걸 해야하고,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얘기했다.

승리와 동시에 눈물을 펑펑 흘린 김은정이었다. 김은정은 "인터넷을 못 쓰지만 우리가 컬링 역사를 쓰고 있다는 얘기가 들렸다. 대회 전 말 그대로 역사를 쓰고 싶었다. 선수 개개인으로서도 정말 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북컬링협회와 경북체육회, 김경두 교수님께서 지원을 많이 해주시고 믿어주셨다. 끈을 놓지 않게 해주셨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여기까지 와서 준결승까지 왔는데 메달을 따야한다는 생각도 들고, 부담감도 느끼긴 했지만 교수님이 주신 삶, 감독님들이 바친 삶, 저희 팀원이 컬링에 바친 삶들이 모두가 다 큰 무게가 있기 때문에 그 무게를 받쳐서 들어올려야 한다 생각했다. 그래서 더 잘 하려고 노력했고, 더 집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