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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주간 리포트] 5R 2주차 - 후반기 돌입, 더 치열해진 6강 혈투

기사입력 2009.02.16 03:52 / 기사수정 2009.02.16 03:52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달콤했던 휴식은 끝났다. 지난 1월 30일을 끝으로 올스타 휴식 기간에 들어갔던 2008-20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가 10일부터 재개됐다. 길었던 휴식 이후에도 6강 경쟁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역시 최고의 격전지는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6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세 팀의 혈투다. 6위인 안양 KT&G가 현재 자리를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가운데 서울 SK와 인천 전자랜드는 승차를 좁히면서 그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맹렬한 추격전을 펼치던 SK의 기세는 이번 주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이제는 전자랜드가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플레이오프 안정권에 든 팀도 그 속에서 순위 경쟁이 치열하다. 비교적 여유를 찾은 듯했던 선두 원주 동부는 이번 주에는 다소 주춤했고, 2위 울산 모비스도 전력 누수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에 그 뒤를 쫓고 있는 서울 삼성과 전주 KCC, 창원 LG의 추격 여부도 관심거리다.

본격적인 후반기 시작을 알리며 치열한 6강 혈투가 점점 흥미를 더해가는 프로농구, 지난 한 주를 되돌아본다.

▲상위권 순위 다툼, 막판까지 방심은 금물

선두 동부는 이번 한 주 1승 2패로 주춤했다. 전자랜드에 덜미를 잡힌 것을 비롯, KCC에게도 패하면서 한 주의 시작과 끝을 패배로 장식하고 말았다. 그나마 줄곧 강세를 보여온 대구 오리온스에게는 승리하며 연패를 당하지 않은 것이 위안거리. 김주성의 복귀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전체적으로 휴식기 이후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이다.

2~4위에 위치한 모비스와 삼성, KCC는 나란히 2승 1패로 비교적 성공적인 한 주를 보냈다. 특히 모비스는 외국인 선수가 한 명 빠진 가운데서도 잘 버텨내며 3위 이하와의 승차를 그대로 유지했다. KCC는 LG의 부진을 틈타 어느새 4위까지 치고 올라왔고, 삼성 역시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가며 호시탐탐 선두를 노리고 있는 입장.

문제는 1승 2패로 향후 행보에 적신호가 켜진 LG다. 승리를 거둔 10일 부산 KTF와의 경기에서도 매끄럽지 못한 경기력으로 애를 태웠다. 4위 자리를 꾸준히 지키며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듯했지만 이번 2연패로 5위 자리를 내주며 6위와의 승차도 고작 1게임으로 줄어들었다. 6위 KT&G와 7위 전자랜드가 최근 비교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9위 오리온스와 10위 KTF는 이번 주에도 각각 3전 전패, 1승 2패로 부진이 계속됐다. 한 주간 1, 3, 4위 팀을 만나 처참히 무너진 오리온스는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희망을 접어야 할 상태. KTF는 새로 영입한 크리스토퍼 가넷의 힘으로 드디어 시즌 10승 달성에 성공, 탈꼴찌에 대한 희망을 되찾은 정도다.

▲최고의 격전지 '6위를 주목하라'

현재 세 팀이 경합 중인 6위 자리는 그야말로 프로농구의 '화약고'라 부를 만하다. 6위 KT&G가 휴식기 이후에 어느 정도 힘을 찾으면서 그럭저럭 자리를 지켜냈지만, 7위 전자랜드의 상승세가 무섭고 8위 SK 역시 승차가 크지 않아 전혀 안심할 수 없는 입장이다. 지금까지의 판도로 볼 때 플레이오프 마지막 티켓이라는 점과 함께 언제든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흥미를 더하고 있다.

KT&G는 2승 1패로 휴식기 동안 체력을 회복하면서 예의 빠른 스피드를 어느 정도 되찾은 모습이다. 주희정, 양희종 등 주축 선수들의 경기력 역시 살아났다. 휴식기 이전까지 맹렬한 추격세를 보였던 SK가 휴식기 이후에는 다소 침체하며 승차가 벌어졌다는 점도 다행스럽다. 다만, 기분 좋은 후반기 2연승 이후 불의의 일격을 당한 상대가 바로 전자랜드라는 점이 문제다.

3전 전승의 엄청난 상승세를 보인 전자랜드는 최희암 감독의 정규경기 통산 100승 달성까지 겹치며 최고의 한 주를 보냈다. 휴식기 이전에 거둔 1승에 더해 시즌 4연승. 더구나 상대한 팀이 모두 만만치 않았다. 1, 2위를 연달아 잡아낸 데 이어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할 6위 KT&G까지 잡아내면서 단독 7위로 올라섰다. 리카르도 포웰에만 의존하던 공격력이 서장훈, 정영삼, 도날드 리틀에게 고루 분산되며 누구도 방심할 수 없는 상대가 됐다.

전반기 막판에 맹위를 떨쳤던 SK는 1승 2패를 기록, 상대적으로 기세가 떨어졌다. 새로 영입한 그레고리 스팀스마가 비교적 만족할 만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공격이 테런스 섀넌에게만 집중되는 좋지 않은 현상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경기 외적으로도 아직 진위 여부가 가려지지 않은 섀넌의 대마초 파동에 더욱 마음이 편치 않다.

▲부상 대체 용병 '쓸만하네!'

후반기 시작과 함께 나란히 한국 땅을 밟은 두 부상 대체 용병이 비교적 합격점을 받았다. 바로 SK의 그레고리 스팀스마와 KTF의 크리스토퍼 가넷이다.

11일 SK의 후반기 첫 경기부터 나서 3게임을 출장한 스팀스마는 5.7득점, 5.3리바운드로 기록은 보잘것없지만 수비와 궂은 일 등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알짜배기 활약을 펼친다는 평가다. 207cm의 장신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골밑 수비에서 큰 공헌을 하고 있고, 블록슛도 경기당 무려 3개씩이나 곁들였다. 공격력의 부재가 가장 큰 약점으로 지목되지만, 일단은 가장 기대했던 수비와 궂은 일에서는 합격점을 줄 만하다.

12일 KT&G와의 경기에 첫 선을 보인 KTF의 가넷은 데뷔전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벗고 14일 SK와의 경기에서 27득점, 10리바운드, 5어시스트에 2블록으로 만점 활약을 펼치며 소속팀에 6연패 탈출과 시즌 10승을 선물했다. 단 한 경기 활약에 불과하지만 KTF 팬 사이에서는 '진작에 가넷으로 갔더라면' 하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도 나올 정도. 하나 재미있는 점은 가넷이 얼마 전 전자랜드 리틀의 교체 대상으로 거론됐다가 기량 미달로 퇴짜를 맞았던 선수라는 점이다.

오다티 블랭슨의 대체 선수로 저스틴 보웬의 영입을 결정한 모비스도 이와 같은 의외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당초 커티스 헤이우드의 영입하기로 했던 모비스는 헤이우드가 서류상의 문제로 여권 재발급이 지연돼 할 수 없이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됐다. 호주 리그에서 뛰고 있던 보웬은 14일 호주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오는 18일 삼성과의 경기부터 출격할 예정이다.

▲위클리 MVP : 서장훈(인천 전자랜드) 주간 3경기 평균 19.3득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3점슛 7/14(50%)

팀 부진에 울던 서장훈이 드디어 활짝 웃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안정적인 모습에 고감도 외곽포까지 선보이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20득점을 넘긴 두 경기뿐만 아니라, 다소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던 14일 모비스와의 경기에서도 12득점을 올리는 등 이전까지 들쭉날쭉했던 공격력이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은 듯하다.

서장훈은 프로 데뷔 이후 루키 시즌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적이 없다. 5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탈락의 위기에 놓였던 전자랜드는 서장훈 영입 이후 심각한 부진을 딛고 후반기에 다시 한 번 상승세를 구가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의 희망을 드높이고 있다. 부진했던 당시 서장훈을 '연패의 원흉'으로 비난하던 일부의 목소리는 이제 쏙 들어가버렸다.

서장훈만이 아니었다. 전자랜드는 정영삼, 리틀, 포웰 등 여러 선수들이 모두 엄청난 활약을 펼치면서 최고의 한 주를 보낼 수 있었다. 그 중 정영삼은 주간 평균 15.7득점으로 팀의 활력소 노릇을 톡톡히 했다. 전매특허와도 같은 날카로운 돌파력 이외에도 3점슛 9개 시도 중 6개를 적중, 국내 최고의 슬래셔이자 전천후 해결사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 번 과시했다.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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