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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청 서포터 양현모씨의 '내 삶의 아름다운 우생순'

기사입력 2009.02.11 13:10 / 기사수정 2009.02.11 13:10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지난 8일 핸드볼큰잔치가 열린 잠실 실내 체육관에는 평소 '한데볼'이라고 불리며, 텅 빈 관중석을 뒤로 한 채 선수들이 경기를 뛰던 모습과는 달리 5천여 명의 관중이 관중석을 가득 메운 채 열띤 응원을 펼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습니다.

가득한 관중 속에서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응원하던 한 사람이 눈에 띄었습니다. 대구 시청을 응원하기 위해 대구에서 올라온 양현모씬데요. 그는 2004년 처음 핸드볼의 매력을 느낀 뒤 지금까지 핸드볼의 열혈 팬이 되어 응원은 물론 홍보에도 열성을 다하고 있죠. 사람이 거의 없는 경기장에서 선수의 이름을 목청 높여 부르기도 하고 경기를 보기 위해 전국 유랑을 하는 등 힘든 길을 걸어왔던 그는 북적북적한 경기장이 반갑지만, 한편으로는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까? 라는 불안함이 들어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고 합니다.

양현모씨가 핸드볼을 처음 접했던 것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었습니다. 당시 프로축구 대구FC의 서포터였던 그는 어김없이 프로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홈 경기장이었던 대구 월드컵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올림픽 기간과 겹쳤던 일정 속에서 덴마크와의 여자 핸드볼 결승이 우연히 같은 시간에 열리게 되었죠. 대구 구단에서는 경기 시각을 잠시 뒤로 미루고 전광판을 통해 결승전을 중계했습니다.

그 경기를 본 양현모씨는 박진감 넘치고 리듬감 있는 핸드볼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일로 핸드볼에 관심을 가지게 된 차에 집 근처에서 열린 '코리안 리그'가 그를 핸드볼에 묶어놓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의 주역인 장소희, 김차연, 허순영 등의 선수를 직접 보게 되었다는 설렘과 함께 나의 고향 팀인 대구 시청에 이 선수들이 뛰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다고 합니다.

그는 함께 호흡하고 싶고 이들의 열정을 알리고 응원하고 싶어서 무작정 시작한 핸드볼 서포터를 하며 의정부, 삼척, 태백, 무안 등 핸드볼이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갔죠.

처음, 핸드볼을 열성적으로 응원하게 되고 이 '박진감'을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고 맘을 먹었을 때는 의지와 함께 막막함이 함께했습니다. 한국 핸드볼이 무엇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었다고 말하는 그는 썰렁한 핸드볼 경기장 속에서도 핸드볼을 진정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런 그의 노력에 대구시청에서도 관심을 가져주어 대구시청 핸드볼 팀을 알리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줬다고 하더군요. 그런 노력의 결실로 2006년 핸드볼큰잔치 대구 대회에서는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뜨거운 응원을 보냈을 때 앙현모씨는 큰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계기를 만들어주는 기회가 된 2006 핸드볼큰잔치 이후 각 실업팀에는 적게나마 서포터가 생겼습니다. 다음 카페 '핸드볼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에는 7200여 명의 회원이 모여 핸드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곤 합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의 주역이며 2006년까지 대구시청의 주장으로서 대구시청의 황금기를 이끌고, 일본 유학길에 오른 장소희 선수를 가장 좋아한다는 양현모씨는, '축구, 야구처럼 핸드볼 또한 인기 있는 종목이 되기를 바란다.'라는 그녀의 바람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그가 핸드볼을 인기 종목으로 만들기 위해 혼자 발 벗고 뛰어도 대중의 관심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는 비인기 종목이라는 편견을 버려줬으면 한다고 말합니다.

"물론 인기 스포츠인 축구나 야구를 보러 가게 되면 볼 것도 많고 주변에 관중도 많아 절로 신이나 보는 재미가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겠지만, 한국 핸드볼은 세계 정상급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고 핸드볼이라는 종목 자체의 박진감이 넘쳐 직접 보게 된다면 후회할 일이 없을 것"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죠.

리그제를 실시하면서 핸드볼 자체도 자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고 4년에 한 번 응원하는 핸드볼이 아닌, 생활의 핸드볼이 되었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하는 그에게서는 핸드볼에 대한 사람이 담뿍 묻어져 나왔습니다.

1분 동안 평균 20여 차례의 패스와 50여 회의 몸싸움이 벌어지며, 가로 20M 세로 40M의 경기장을 60분간 쉴 틈 없이 누비며 골을 만들어 내는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핸드볼.

속도와 몸싸움만큼 보는 사람을 흥미롭게 하는 요소도 많지 않습니다. '우생순' 신화를 신화가 아니라, 내 일상에 자연스레 젖어들게 하는 것 또한 또 다른 '우생순'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하고 양현모씨는 다시 자신의 '우생순' 대구시청 핸드볼 팀을 향해 큰 소리로 응원을 보냈습니다.

[사진 제공 (C) 다음카페 핸드볼을 생각하는 사람들 운영자 홍성우]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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