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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쌤의 현장에서] '농부의 마음가짐으로'…동계훈련의 중요성

기사입력 2009.02.03 11:17 / 기사수정 2009.02.03 11:17

김경주 기자

한국에는 축구 전문가가 많습니다. 매일 각종 매체에서 쏟아지는 축구 기사량도 엄청납니다.

그러나! 막상 둘러보면 해외축구 일색뿐…국내 현장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에 '엑스포츠뉴스'는 EPL 일색인 기사에 지친 여러분을 위한 선택 '유럽축구 놈-놈-놈'과 함께 앞으로 명지대학교 축구부 양영민 코치의 연재 브랜드테마 '양쌤의 현장에서'를 통해, 국내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낀 한국 축구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려고 합니다. 

직접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실무를 접하며 깨달은 1인치의 '무언가'를 편하게 독자 여러분과 나누겠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readers@xportsnews.com 으로 편하게 문의해주세요. 오늘은 두번째로 동계 훈련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편집자주] 



[양쌤의 현장에서] (2) 동계훈련이란? 

겨울이 되면 많은 사람이 움츠러들고 실외활동이 줄어든다. 하지만, 이시기가 되면 운동선수들을 어떤 종목이든지 막론하고 새로운 한해를 준비하기 위해 동계훈련을 시작하게 된다.

각종 매체를 통해서 동계훈련을 하고 있는 팀들이 소개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동계훈련의 필요성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겨울이 되면 의례적으로 행하여지는 일련의 행사로 생각하며 치부하는 이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 작은 궁금증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한다. 

동계훈련의 목적은 단순한 겨울나기가 아닌, 추운 겨울 한 해 농사를 온전히 준비해야 하는 농부의 마음과 같다. 이 추운 겨울 농사짓는 사람들은 한가하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농부는 한 해의 수확을 다 끝내고 다음해의 또 다른 풍요한 결실을 위해 추운 겨울의 찬바람을 이기고 새봄을 준비한다. 새봄에 씨앗을 뿌리기 위해 한겨울 그 간의 수고로움을 위로하듯 농지를 회복시키고, 그 농지가 다시금 옥토가 되길 바라며 부산한 손길을 다하는 농부의 마음처럼 축구선수에게나 지도자들에게 동계훈련이야말로 그런 것일 것이다.

따뜻한 봄을 맞이하기 전까지 한 해 동안 수고했던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맞이하게 될 새봄에 최대한의 컨디션을 올릴 수 있도록 거센 추위에도 불구하고 구슬땀을 흘리게 되는데 이것이야말로 동계훈련의 참된 목적이라 하겠다.

동계훈련은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계절의 특성상 동계훈련은 추운 날씨를 이겨내고 시즌동안 무너졌던 체력을 만들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기이다. 이 기간에 선수 자신은 기본적인 기술이나 체력의 향상 등을 시킬 수 있으며, 팀에 있어서는 전술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시간이다.

적절한 휴식과 트레이닝을 통해 선수들은 각자 개인의 신체적·체력적 특성과 부족한 부분들을 잘 파악하고, 실행에 옮김으로써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기 전 최고의 컨디션을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시기에 팀이나 선수는 최고의 컨디션이 아니어도 좋을 것이다. 이유는 바로 새봄에 뿌려지는 씨앗들처럼 최고를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과거 많은 지도자는 동계훈련을 통해 체력훈련과 연습게임에만 관심을 기울이던 때가 있었다. 동계훈련은 말 그대로 지옥 훈련이나 다름없었다. 체력훈련을 빌미로 산악 크로스컨트리, 운동장 러닝 등 러닝 위주의 힘든 훈련을 해왔다. 오죽하면 "우린 ○○육상부야"는 우스갯소리도 했었다.

그뿐만 아니라 하루에도 여러 번의 단체훈련이 있어, 새벽훈련, 오전훈련, 오후와 야간훈련 및 연습경기 등으로 체력이 고갈될 정도로 훈련을 했다. 이를 통해 선수들의 컨디션에 난조와 선수부상으로 이어져 동계훈련을 망치는 경우가 있었다. 

오늘날의 축구는 빠르고 많이 뛰는 것이 기본으로 여겨진다. 이 모든 것이 체력이 뒷받침이 돼야 하기 때문에 체력훈련은 필수이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여러 팀이 피지컬 트레이닝과 전술 훈련 그리고 전술을 실험해 볼 수 있는 연습경기 중심으로 훈련 스케줄을 만들어 가는 등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훈련하고 있다.

동계훈련은 시즌을 앞두고 기술과 전술 그리고 육체적·정신적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최적의 몸 상태를 갖추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겨울철 과도한 훈련은 자칫 차가운 날씨로 인해 자칫 부상을 입게 되며, 잘못된 동계훈련을 겪게 되기도 한다.

동계훈련을 통해 선수는 기술 향상과 훈련을 통해 과부하 걸린 체력을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는 적응훈련을 하여야 하며, 휴식을 통해 부상방지도 해야만 한다. 팀에 있어서도 전술적인 측면에서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조합해 팀 전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우선이다.

동계훈련을 통하여 선수들은 컨디션을 최대한 베스트로 만들어 놓으면 좋을 것이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동계훈련은 새로운 시즌을 대비하는 준비단계로 생각하면 더욱 좋을 것 같다. 동계훈련을 대비하는 개개인의 훈련은 이러한 부분에 특히 유념하여야 할 것이다.

각자에 맞는 개인훈련과 계획된 프로그램을 통해 새롭게 변화할 수 있는 한 해를 설계해 봄으로써 농부가 가을걷이를 통해 풍요로움을 얻는 것처럼 큰 성과를 얻는 한겨울 동계훈련이 되길 기원해본다.

정리 : 김경주 에디터


양영민 코치 프로필 

前 명지대 - 성남일화  골키퍼 (1999년-2005년)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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