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1.23 21:49 / 기사수정 2009.01.23 21:49
대기록을 두개나 달성한 문경은의 표정은 언제나 그렇듯 당당했다. 노장으로서 할 역할을 다해냈다는 속마음이 묻어났다.
‘람보슈터’ 문경은 23일 2008-20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 4라운드 KT&G와 홈경기에서 개인통산 9000득점과 1600 3점슛을 기록했다. 1600개의 3점슛은 프로농구 사상 첫 기록이며, 개인통산 9000득점은 서장훈(전자랜드)에 이은 한국 프로농구 2번째.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었으면 한다” 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한 문경은. 우리나이 39세의 노장선수는 가장 먼저 후배들에 대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엊그제 1500개를 기록한 것 같은데 벌써 1600개를 달성이다. 세월이 가면 안 되는데” 라며 웃음을 지었다.
이날 경기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콜린스의 부상으로 만 1년 만에 스타팅 멤버로 경기에 나서 망치면 어떡하나 걱정했다. 콜린스가 없는 와중에 기록을 달성해 더욱 좋다” 라고 말했다. 이날 문경은은 21분 36초를 뛰며 8점을 올렸는데, 2쿼터에 기록한 2개의 3점슛은 경기 분위기를 SK쪽으로 끌고 오는 기폭제가 되었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 문경은은 “지도자가 될지 계속 현역으로 뛸 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는데, 팬들을 위해 뛰고 싶다. 개인적인 목표는 마흔살까지 선수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는데, 힘들지 않을까” 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 자신의 기록이 깨질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방성윤이 깰 것이다. 미국 무대에서 뛰고 부상을 많이 당해 경기수가 부족하지만 가능할 것이다” 라고 운을 뗀 뒤, “나는 부상이라는 악재가 없었고, 3점슛을 쏠 수 있게 도와준 선수들이 있었다” 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경험 많은 노장답게 그는 “서장훈이 1만 득점 할 때는 기사가 크게 났었는데, 내 1600 3점슛은 왜 다루지 않았나. 크게 써 달라” 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큰 경기(챔피언 결정전)에서 뛰어보는 것이 마지막 목표다. 우승 반지 보다는 챔피언전 코트를 밟아보는 게 소원이다” 라며 웃음 짓던 문경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기록을 남겨서인지 인터뷰실을 나서는 그의 발걸음은 가벼워보였다.
[사진 = 대기록을 달성한 문경은 ⓒ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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