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1.13 21:16 / 기사수정 2009.01.13 21:16
사실, 베컴의 스타성뿐만 아니라, 정말 오랜만에 세리에A에 온 잉글랜드인이란 사실만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다른 무대 또한 그렇지만, 세리에A는 잉글랜드인이 적응하기 정말 힘든 리그로 알려져 있고,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스타일에 적응되어 있던 선수들은 적응에 실패하고 돌아가기 일쑤였던 것이다.
원래, 이탈리아에 축구를 처음으로 전파한 것은 잉글랜드인들이었다. 그들은 AC밀란을 설립한 바 있고, 삼프도리아의 원조인 클럽도 그들이 만들면서 '칼치오' (이탈리아어로 축구)를 이탈리아에 전파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제는 너무나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축구 스타일이 많은 차이를 보여주고 있어서, 잉글랜드에서 이탈리아, 이탈리아에서 잉글랜드의 이적은 대부분 실패를 가져오고 있다. (물론, 지안프랑코 졸라, 파울로 디 카니오 등의 예외도 있다)
어쨌든, 베컴의 영입으로 이탈리아 무대는 2005년 제이 보스로이드가 블랙번으로 이적한 이후 약 4년만에 잉글랜드인을 맞이하게 되었다. 과연, 베컴 이전에 어떤 잉글랜드의 선수들이 최근에 세리에A를 거쳤었는지, 그들을 알아보도록 하자.
1. 제이 보스로이드
제이 보스로이드는 아스날 유스시스템에서 자라난 공격수이다. 하지만, 00-01시즌, 코벤트리 시티로 이적하였고, 여기서 3시즌 동안 14골을 넣는 활약을 보였다. 하지만, 팀의 재정난 탓에 03-04시즌 시작 전, 이적을 모색하게 된다.
당시, 보스로이드를 영입한 팀은 의외로, 세리에A의 페루자였다. 하지만, 보스로이드는 이탈리아 무대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였고, 03-04시즌, 한 시즌 동안 28경기, 5골을 득점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보스로이드의 부적응에는 이탈리아의 일부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08년도에 보스로이드가 영국의 한 언론사와 한 인터뷰를 보면, 흑인이었던 보스로이드는 이탈리아에서 뛰는 동안, 지속적인 인종차별문구를 들었다고 한다.
2. 폴 개스코인
사실, 이탈리아에서 뛴 잉글랜드의 선수 중에 가장 네임벨류가 높은 선수는 폴 개스코인이다. 하지만, 개스코인 또한 이탈리아 무대에서 제대로 적응하지는 못하였고, 이는 그를 평생 따라다닌 심각한 부상들 때문이었다.
90-91시즌 막바지, 토트넘에서 뛰고 있던 개스코인은 라치오의 이적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91년 가을에 개스코인은 큰 부상을 입고 말았고, 라치오의 이적은 물건너갔다. 하지만, 91-92시즌 내내 재활에 힘쓴 개스코인은 결국 부상을 극복해냈고, 92-93시즌 시작 전, 라치오로 이적하게 된다.
부상으로 인해, 큰 기대를 받지는 못하였지만, 그래도 세계적인 선수인 개스코인이기에, 라치오는 개스코인을 이용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개스코인은 로마 더비에서 후반 종료 직전 골을 기록하는 등,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또 다시 부상이 개스코인의 발목을 잡았다.
큰 부상을 연달아 당하더니, 결국 개스코인은 3시즌 동안 43경기밖에 못 나섰고, 개스코인은 쓸쓸히 94-95시즌 종료 후 스코틀랜드의 레인저스로 이적하고야 말았다.
3. 데이비드 플랫
세리에A에서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가 바로 데이비드 플랫이다. 결국, 이탈리아에서의 성공으로 90년대 후반 삼프도리아의 감독까지 맡았던 플랫이고, 아직도 세리에A 무대에서는 뛰어난 선수로 기억되는 잉글랜드 출신의 선수이다.
데이비드 플랫은 91-92시즌부터 이탈리아의 무대에서 뛰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목받는 젊은 미드필더였던 플랫은 크루 알렉산드리아, 아스톤 빌라 등을 거쳐서 91-92시즌, 세리에A의 바리에서 뛰기 시작하였고, 이어 유벤투스, 삼프도리아 등에서 고루 활약하였다.
바리, 유벤투스, 삼프도리아에서 총 100경기에 출장한 플랫은 31골을 기록하는 대활약을 펼쳤고, 계속해서 플랫을 눈독들이던 아스날은 95-96시즌, 플랫의 영입에 성공하면서, 결국 플랫은 이탈리아 무대를 떠나게 되었다.
4. 데스몬드 워커
스벤 고란 에릭손이 삼프도리아의 감독을 맡던 시절, 유독 잉글랜드 출신 선수들의 영입이 많았다. 노팅엄 포레스트 출신의 데스몬드 워커도 그 중 하나이고, 리 샤퍼등의 선수 또한 영입된 바 있다.
92-93시즌, 노팅엄 포레스트로부터 영입된 데스몬드 워커는, 단 한 시즌 동안 삼프도리아에서 머물렀다. 30경기에 출장하면서 주전 대우를 받았지만, 썩 좋은 활약은 펼치지 못한 끝에, 93-94시즌, 셰필드 웬즈데이로 이적하면서 다시금 잉글랜드 무대로 돌아갔다.
5. 폴 잉스
플랫과 함께 성공적이었던 선수가 바로 폴 잉스이다. 그는 95-96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에서 인테르로 이적하였고, 두 시즌 동안 뛰면서 인테르의 주전으로 활약하였다.
사실, 90년대 중, 후반은 세리에A의 위상이 독보적이었고, 그만큼 좋은 선수들도 많이 보급되고 있었다. 폴 잉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6시즌 동안 뛰면서 맨체스터의 스타 선수지만, 인테르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였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뒤로하였다.
95-96시즌, 잉스의 활약은 독보적이였다. 하지만, 인테르는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하였고, 96-97시즌 또한, 마찬가지였다. 특히, 96-97시즌에는 UEFA컵에서 인테르가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샬케04와의 경기에서 폴 잉스는 승부차기를 실축하였고, 결국 인테르는 샬케에게 패배하면서 UEFA컵 준우승에 머물렀다.
두 시즌 동안 인테르에서 뛴 잉스는, 모라티 구단주의 재계약 의사에도 불구하고 고향인 잉글랜드의 리버풀로 이적하면서 짧은 세리에A 생활을 마감하였다.
폴 잉스는 감독으로 변신한 이후, 07-08시즌에 팔레르모의 감독직에 연관되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아직도 이탈리아와 끈끈한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프란츠 카를 비롯한 여러 선수가 이탈리아 무대에 도전하였지만, 거의 모두가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
이렇게 가장 최근에 이탈리아 무대에서 뛴 잉글랜드의 선수들을 알아보았다. 대부분이 선배들이 그러하듯이 베컴도 이탈리아 무대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유니폼 팔러 온 선수라고 조롱받을지, 아니면 짧지만 강한 임팩트를 주면서 세리에A의 또 다른 전설이 되어갈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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