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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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2' LG 김현수 "정말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일문일답)

기사입력 2017.12.21 15:35 / 기사수정 2017.12.21 15:45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두산 베어스에서 LG 트윈스로 둥지를 옮겼다. 이제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잠실을 누비게 될 김현수(29)다.

김현수는 2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LG 입단식을 가졌다. LG는 지난 19일 김현수와의 4년 총액 115억원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입단식에는 양상문 LG 단장을 비롯해 차우찬, 양석환, 유강남 등 동료 선수들이 참석했다. 김현수의 등번호는 22번으로 정해졌다.

김현수는 2006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2015 시즌까지 통산 1131경기 출장해 타율 3할1푼8리와 1294안타, 142홈런, 771타점을 기록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거치며 메이저리그 도전을 치렀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LG 입단을 앞두고 김현수는 "너무 LG에 감사하고,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도와주신 두산 베어스 팬 분들과 관계자 분들께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김현수와의 일문일답.

-입단 소감은.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는데 너무 LG에 감사하고,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도와주신 두산 베어스 팬 분들과 관계자 분들께 감사하다. 미국에 가기 전에 생각한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러지 못한 부분에 죄송하다. LG에서 이렇게 받아주셔서 감사드린다. 

-등번호 22번의 의미는.
▲LG 선수들이 달지 않은 번호 중 달겠다고 생각했다. 그 번호 중 가장 좋아하는 번호였다. 어릴 때부터 22번 달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프로야구 선수들이 22번을 달고 있으면 멋있어 보였다.

-축하받는 자리인데 마음이 무거워보인다. 심경이 어떤가.
▲일단은 미국에서 잘 하지 못한 점도 있고, 쉬운 결정은 아니었기 때문에 활짝 웃는 건 아니고, 긴장되는 것 같다. LG 구단에 정말 감사드린다. 두산에게도 정말 감사하다.

-역대 2위 금액을 받고 LG에 입단했는데, 기쁜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
▲이렇게 해주신 LG께 감사하다. 에이전트가 잘 해줬지만, 처음부터 큰 금액을 말씀하셨다 해서 감사했다. 내가 이런 금액을 받아도 되나 생각했다. 그런 만큼 LG에서 해왔던 야구를 잘 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역대 2위라는 기록은 생각 못했다. 과분한 대우라고 생각한다.

-미국 진출 때 야심차게 했는데, 결과적으로 돌아오는 마음 먹게 된 계기는.
▲에이전트에게 미국 가겠다고 했었는데, 많은 기회를 받지 못하다보니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아서 계약을 하기까지 2월을 넘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것저것 다 생각하다보면 2월 중순에나 시즌 준비를 할 수 있고, 그 점에 있어 뒤처질 것이라 봤다. 야구를 너무 하고 싶었다. 벤치에 앉아있는 상황에서 야구를 보다보니 너무 경기를 뛰고 싶었다. 선수로서 정말 야구가 노력만으로 안된다는 것을 한번 더 깨달았다. 경기를 더 나서고 싶은 마음에 돌아오게 됐다.

-책임감 커졌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 성적을 거둬야 한다고 생각하나.
▲연봉값은 성적으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런 연봉을 받아도 되나 생각했는데, 성적 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모범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성적으로는 연봉값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중심타선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나.
▲내가 할 역할은 내가 정한다고 생각 안 한다. 감독님이 맞는 역할을 하는게 내 역할이다. 중심타선이 아니어도 경기만 나갈 수 있다면 어디서든 그 역할에 맞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

-김경문 감독, 양상문 감독이 리더십이 좋다고 평가했다.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
▲리더십보다는 어린 선수들과 함께 있을 때 밥 많이 사주고, 목소리 크다 보니 야구장에서 이야기를 많이 하던 것을 좋게 보신 것 같다. 나 아니고도 LG에 리더십 있는 분들이 많다. 그 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LG 선수로 뛴다고 했을 때 가장 설레나.
▲많은 부분이 그런데, 어릴 때 야구장 가면 (박)용택이 형과 (이)동현이 형과 야구 해보고 싶었다. LG 선수들과 만나는게 가장 큰 설렘이다. 형들과 뛸 수 있다는 게 가장 설렌다.

-베테랑 선수들과 함께 이야기 나눈 부분이 있었나.
▲(박)용택이 형에게 메시지를 입단 하는 날 받았다. 형에게 "선수는 잘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선수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진다. 야구는 팀 스포츠지만, 개인이 잘해야 팀도 잘한다고 생각한다.

-라이벌 팀으로서 예전 LG는 어떤 느낌이었나.
▲상대팀으로만 생각했다. '옆집'이라는 느낌이었다.

-두산 선수 중 가장 아쉬워 한 사람은.
▲많은 선수들이 아쉬워해줬다. 박건우가 룸메이트를 많이 해서 특히 아쉬워했다. 아쉽지만, 같이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으니 그때 보자고 이야기했다.

-LG 후배들이 많을텐데 '이런 선배가 되고 싶다'는 이상이 있나.
▲선배보다는 동료이고 싶다. 형, 동생 따지지 않고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옆집'에 오게됐는데 기분이 어떤가.
▲올 때부터 울지 말자고 다짐했는데...울고 있지만 그래도 기쁜 마음도 있다.

-아버지가 LG 팬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그냥 "잘했다"고 해주셨다. 아버지는 가족이니 내가 어떤 선택을 해도 잘했다고 생각하실 것이다. 어릴 때는 야구장과 많이 다녔다. 

-ML 도전에서 가장 큰 수확은.
▲정말 많은 것을 배웠는데, 가장 크게 배운 건 루틴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루틴을 정했었지만 제대로 배웠고, 루틴이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경기를 나가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이었는지 깨닫게 됐다. 

-2년간 한국 야구를 꾸준히 지켜봤나.
▲하이라이트를 꾸준히 봤다. 확실하게, 자세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원래 한국에 있었으니 크게 걱정할 만한 일은 없다.

-미국에서 기회를 충분히 받았다고 생각하나.
▲솔직히 좀 더 받을거라고 생각하고 갔기 때문에, 충분하다고 생각은 안 한다. 허나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이고, 나왔을 때 잘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만큼 나 개인적으로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평가는 내가 못한 것으로 하겠다.

-김재환, 박건우 등이 크게 성장했다. 어떻게 경쟁할 생각인가.
▲야구는 자신감 만으로 되지 않더라. 자신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선수들이 얼마나 잘했는지는 알고 있다. 그들이 잘해왔기 때문에 내가 설 자리가 없었다는 것도 안다. 꼭 그들과의 비교보다는 내가 이 팀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먼저 생각했고, 나름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도달하면 그때가서는 내년에 어떻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한다. 투수 공을 못 본 것 같다. 좀 더 몸으로 느껴야 하는 부분이 많다.

-루틴과 경기 출전의 중요성을 이야기 했는데, 그라운드 안에서 느낀 ML와 KBO의 차이점은?
▲루틴이 경기 안에도 이어진다고 생각했다. 슬럼프가 와도 똑같은 루틴으로 운동하니 그들이 빨리 벗어난다고 느꼈다. 경기장에 매일 나가는 선수들은 자기만의 체력 관리법을 갖고 있다. 항상 나갈 때는 연습량보다 연습의 질과 체력 관리를 우선적으로 두는 걸 봐왔다. 저도 했었기 때문에,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나 싶다. 경기를 할 때는 체력이 가장 우선시 된다고 본다.

-ML 진출을 원하는 선수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짧게 다녀와서 조언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연습량은 솔직히 한국이 더 많다. 신체적인 측면이 크다고 생각한다. 타고난 힘도 있지만,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웨이트를 해 온 선수들이라 몸 관리, 음식 관리를 정말 잘 한다. 선수들이 도시락 싸서 다니며 음식 관리를 볼 때 이런 것부터 중요시해서 지금의 힘을 길렀구나 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조언을 하자면 힘이 있어야 더 통할 거라고 생각한다.

-LG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잘하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이 이야기 했는데, (박)용택이 형이 "선수는 잘해야 한다"라고 할 때 가장 와닿았다. 정말 잘 하겠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단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다. 기쁜 날인데 표현을 하지 못해서, 죄송하다. FA 할 때마다 팀이 새로워지는 것 같은데, 새로운 팀에서 나를 정말 필요로 하게끔, 잘 뽑았다는 소리 들을 수 있게 앞장서서 하는 선수가 되겠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박지영 기자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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