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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V] '투지의 신협상무' 경기가 주는 매력

기사입력 2009.01.03 17:32 / 기사수정 2009.01.03 17:3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3일 오후,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벌어진 신협상무와 LIG 손해보험의 경기에서 신협상무는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습니다. 1세트를 완승했지만 2세트와 3세트에서 범실과 높이의 역부족으로 무너졌습니다. 높이와 공격력에서 프로 팀에 비해 열세를 보이고 있는 신협상무는 수비와 조직력, 그리고 세트플레이로 승부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험이 부족한 대학 졸업자 신인 선수들 위주로 주전선수들이 짜여진 KEPCO 45에 비해 신협상무는 프로 리그 경험이 녹록한 선수들로 구성됐습니다. 그리고 서브리시브와 수비에 일가견이 있는 최삼환 감독의 조련아래 나름대로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었습니다.

문제는 프로 팀과 경기를 할 때, 자체적으로 범실을 줄여야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높이와 공격력이 떨어지다 보니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블로킹과 결정타가 프로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신협상무는 전통적으로 강한 정신력을 앞세워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였습니다. 신협상무의 경기 중, 멋진 디그와 끈질긴 수비가 나오는 것은 바로 이러한 투지 때문입니다. 또한 각 팀에서 입대한 선수들과 길지 않은 기간 동안 호흡을 맞춰야 되니 팀의 핵심인 조직력 완성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삼성화재처럼 1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춰온 응집력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 바로 신협상무의 조직력입니다. 이러한 점에도 불구하고 신협상무의 경기가 재미있는 것은 프로 팀들과 팽팽한 승부를 펼쳐나간다는 것입니다. 지더라도 쉽게 물러서지 않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모습이 배구 팬들을 매료시키고 있습니다.

LIG와의 이날 경기에서 신협상무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1세트에서 서브에이스 3개를 기록하고 해결사 노릇을 한 김민욱(25, 라이트)과 김정훈(26, 라이트, 레프트)은 20포인트가 넘은 시점에서 범실을 연발했습니다.

이번 시즌 들어서 높아진 LIG 손해보험의 블로킹을 피하기 위해 지나치게 각을 튼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상황에서 기교 있는 공격력을 펼치지 못한 점도 패배의 원인이었습니다.

블로킹과 공격력에서 쳐지는 신협상무는 범실을 줄여야 프로 팀을 잡을 수 있습니다. 팀에서 해결사 노릇을 할 공격수가 부재하다는 점이 신협상무의 뼈아픈 약점입니다. 큰 공격을 할 수 없으니 정교한 세트플레이와 상대방의 블로킹을 이용하는 공격에 치중해야합니다.

신장이 작은 선수들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움직임도 프로 팀보다 훨씬 부지런해야겠지요. 모든 선수들이 분주히 움직이면서 세트플레이를 만들려는 모습이 바로 신협상무의 강점입니다.



신협상무는 이미 대한항공을 한번 잡은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현대캐피탈도 거의 잡을 뻔했던 경기도 있었죠. 선수들이 분주히 움직이는데다가 다양한 세트플레이를 추구하는 신협상무가 자체 범실이 적다면 프로 팀과 대등하게 경기를 펼칠 확률은 높아집니다.

현재 신협상무의 가장 큰 과제는 오픈과 백어택 등의 큰 공격의 성공과 블로킹입니다. 리시브와 수비가 안정된 신협상무는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공격에서 범실을 줄여야 승산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블로킹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고 기교 있는 공격을 펼치는 것이 신협상무 공격수들의 과제입니다.

또한, 중요한 고비에서 신협상무는 높이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상대편의 블로킹 높이에 공격이 막히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신협상무에게 필요한 부분은 상대편의 공격을 최소한 유효블로킹으로 계속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이죠. 그래야 반격의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블로킹은 높이의 한계를 타이밍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서브리시브와 수비조직력을 강조해온 신협상무는 이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공격력과 블로킹에도 전념을 해야 할 시점입니다. 그 중심에는 포기하지 않는 상무선수들의 정신력이 있습니다.

신협상무의 경기가 주는 즐거움은 승리를 떠나 프로 팀들과 팽팽한 경기력을 펼치는 ‘승부 근성’에 있습니다. 3일 경기에서 신협상무는 LIG 손해보험에 아깝게 패배했지만 경기에 대한 집중력과 투지는 오히려 앞서고 있었습니다.

[사진 = 신협상무, 김달호 (C) 이상진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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