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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프리즘] '이번 생은 처음이라', 재밌어서 더 아쉬운 표절 의혹

기사입력 2017.11.23 07:00 / 기사수정 2017.11.23 02:14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이번 생은 처음이라'가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현실적인 전개와 감각적인 연출로 호평을 받으며 상승세를 타던 중이기에 더욱 아쉽다.

tvN 월화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이하 '이번 생은')'는 '홈리스' 윤지호와 '하우스푸어' 남세희가 결혼으로 가장한 하우스 셰어를 시작하며 펼쳐지는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최근 시청률 4%를 돌파하고, 최고 5%까지 기록한 인기 드라마다. (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 가구 기준)

많은 시청자가 즐겨 보고 있지만 아쉽게도 표절 시비가 붙었다. 지난해 일본 TBS에서 방영된 드라마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이하 '도망치는 건')'와 소재, 전개, 캐릭터 설정 등이 비슷하다는 의혹을 받았다.

지난 21일 '이번 생은'의 표절 논란을 다룬 기사가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인 야후 재팬 메인을 장식하며 의혹은 논란으로 번졌다. '도망치는 건' 측의 정식 제기가 아니고 재일교포 칼럼니스트의 글이지만, '이번 생은'과 '도망치는 건' 사이의 유사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도망치는 건'은 연애 경험이 없는 독신 남성과 취업에 실패한 여성이 고용 관계라는 명목으로 계약 결혼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주인공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같이 살며 계약결혼하고, 여자주인공이 남자주인공의 가사 노동을 대신 해준다는 점이 비슷하다.

또 양국 작품 속 남자주인공의 직업이 IT 개발자라는 점, 사교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성격과 독특한 말투, 연기톤 등이 유사하다고 많은 시청자가 지적했다.

일본 칼럼에서는 "두 사람이 버스 안에서 결혼에 대해 상담하는 장면, 직장 동료들이 두 사람의 결혼을 의심하는 장면이 비슷하다"라고 더 자세하게 꼬집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에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가 많은 만큼 리메이크를 했다면 쓸데없는 의혹이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tvN은 "윤난중 작가의 순수한 창작물"이라는 입장이다. "계약결혼이라는 소재는 많은 로맨스 작품에서 사용되고 있고, 남자주인공은 작가가 실제로 아는 개발자를 통해 착안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또 전개 방식과 메시지도 다르다고 덧붙였다.

'이번 생은'은 한국 현실을 제대로 꼬집고 있다. 윤지호가 조감독에게 성폭행당할 뻔했을 때 주변의 반응, 결혼한 여자는 살림하고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남세희의 아버지, 결혼 문제로 이별하는 장수커플, 우수지 직장 상사의 성희롱 등 로맨스물이지만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들도 인기 이유 중 하나다.

또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 도리스 레싱의 소설 '19호실로 가다', 박준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등 다양한 문학 작품을 매우 알맞게 인용해 드라마에 깊이를 더하고 있다. 단순히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 아니라, 사랑이 무엇인지, 좋은 사랑을 위해서는 어떤 게 필요한지 한 번쯤 생각해보게 하는 울림이 있다.

여기에 배우들의 개성 있는 연기와 박준화 PD의 연출까지 '이번 생은'은 많은 장점과 매력이 있는 드라마다. 하지만 표절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이상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도 마냥 마음 편히 즐길 수만은 없게 됐다. 특히 창작물에 대한 표절은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표절 여부와 관계없이 불명예가 남게 됐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tvN, TBS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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