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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피겨여왕' 김연아, 잘 알고 계십니까? - 상

기사입력 2008.12.07 03:46 / 기사수정 2008.12.07 03:4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드디어 2008 SBS ISU(국제빙상연맹) 그랑프리 파이널이 딱 5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랑프리 파이널 3연패라는 세계기록에 도전하는 '피겨 여왕' 김연아(18, 군포 수리고)는 현재 마무리 훈련을 소화하고 대회를 앞두고 마인드 컨트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홈에서 열리는 대회라는 점이 선수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항상 강한 정신력으로 자신을 다스려온 김연아 선수에게 이번 대회를 자신이 극복해야할 또 하나의 도전이 될 것입니다.

2008 그랑프리 파이널에 집중되는 관심은 가히 폭발적입니다. 2차에 걸쳐서 예매된 표는 순식간에 매진됐고 모든 언론들은 연일 김연아와 관련된 소식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누구나 김연아 선수의 이름 석자는 잘 알지만 김연아 선수의 피겨 역사를 채워가는 과정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점이 많을 것입니다.

이에 단순히 피겨스케이팅을 눈으로 보고 즐기는 팬들이 아닌, 전문적인 지식과 열정을 갖춘 팬들을 만나서 화제의 2008 SBS ISU 그랑프리 파이널을 전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피겨스케이팅과 관련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광범위하게 활동하고 오프라인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피겨 팬들의 진심어린 이야기를 담아보겠습니다.

토론 참가자 : 오서와 보이타노(30대, 남, 프리랜서 디자이너), 격한눈팅(30대, 여, 전문 에디터), 까불이 한샘(30대, 여, 직장인), 무설탕(30대, 여, 직장인), ROI(30대, 여, 직장인), 가릉가릉(20대, 여, 프리랜서 디자이너), 연아는 맑음(20대, 여, 대학생), 프론과 새우(19세, 여, 대학생)

진행자 : 이제 그랑프리 파이널이 바로 코 앞 인데요. 우선, 올 시즌 프로그램인 '죽음의 무도'(쇼트프로그램)와 '세헤라자데'(프리프로그램)를 보신 소감부터 듣고 싶네요.

까불이 한샘 : '죽음의 무도'와 '세헤라자데'를 보고난 다음에 'Next Witt(카타리나 비트)'란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카타리나 비트는 피겨 역사상 표현력과 카리스마가 가장 뛰어났던 여자 싱글 선수였죠. 전설적인 비트에 비견될 만큼 김연아 선수가 부쩍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프론과 새우 : 김연아 선수가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새로운 레벨을 제시했다고 생각해요. 기술과 안무, 코스튬 같은 것들이 완벽하게 진화됐다고 보거든요. 올 시즌 새 프로그램을 보면서 김연아 선수는 새로운 피겨 시대의 아이콘이 됐다고 봅니다.

연아는 맑음 : 이번 프로그램으로 인해 김연아 선수와 다른 선수들 간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고 봐요. '죽음의 무도'나 '세헤라자데'를 보면 다른 선수들의 프로그램과는 레벨이 다르게 보이거든요.

 ROI : 저도 어릴 적에 봤던 카타라나 비트의 연기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이 납니다. 오래전부터 피겨스케이팅을 봐왔었지만 지금까지 뚜렷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선수는 드물죠. 하지만 비트는 달랐거든요. 그러한 느낌을 김연아 선수의 프로그램에서 받았습니다. 비트의 향수를 불어 일으키는 연기가 특별하게 다가왔어요.

가릉가릉 : 처음 봤을 때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어요. 너무 순식간에 무엇인가 지나갔거든요. 시간 가는 줄 몰랐죠.(웃음) 그만큼 사람들을 몰입하게 하는 힘이 놀라운 프로그램이라 생각합니다. 새로운 안무도 좋았지만 기술을 가지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점이 대단하죠.

오서와 보이타노 : 이번 시즌의 프로그램을 보면서 사람들에게 구구절절이 말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연아의 새 프로그램을 직접 보면 해답이 나왔기 때문이죠. 한편으로는 프로그램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과대포장 없이 올바르게 평가받아야한다는 의견도 가지게 됐습니다. 연기의 요소를 물 흐르듯이 연결시키는 점은 원래부터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그 부분이 더욱 견고하게 완성됐어요.

그리고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현역시절, 가장 많은 2위를 한 경험이 있거든요. '만년 2인자'로서 이루지 못했던 꿈을 김연아를 통해 성취하려는 의지도 엿보였습니다.

또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점프 랜딩 후, 바로 안무로 들어가는 선수는 남자와 여자 선수를 통틀어서 김연아가 유일하다는 겁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GOE(가산점)을 더 받기 위해 점프 랜딩 후, 자연스럽게 안무에 들어가는 부분이 새 프로그램에 추가 됐을 지가 궁금했었거든요.

격한눈팅 : 2008년 1월에 김연아 선수가 했던 인터뷰가 기억나요. 2010년 벤쿠버 올림픽을 맞춰서 자신에게 맞는 작품을 해보고, 하나씩 개선하고 보완하겠다고 말했죠. 그런데 이번 프로그램을 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제대로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세헤라자데'는 챔피언들이 많이 사용했던 곡이잖아요? 자신의 승부사적 기질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았다고 봐요. 앞서 얘기가 나왔지만 카타리나 비트가 활동했던 1980년대가 피겨스케이팅의 최고 황금기였어요. 그 때의 영광을 불타오르게 할 수 있는 존재가 김연아 선수가 될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그리고 올림픽을 앞두고 이런 프로그램을 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어필했다는 점이 '죽음의 무도'와 '세헤라자데'의 성과라고 봅니다.

무설탕 : 배우들이 연기를 하면서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죽음의 무도'와 '세헤라자데'를 통해서 김연아 선수가 하고자 했던 말을 제대로 표현했다고 봐요.



진행자 : 여기 모이신 분들은 김연아 선수의 새 프로그램에 대부분 만족하고 계신데 일부에서는 '세헤라자데'보다 지난 시즌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인 '미스 사이공'이 더 낫다고 평가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에 대한 의견은 어떠신가요?

무설탕 : 제 개인적인 의견을 밝힌다면 '스핀'은 미스 사이공이 더 좋았어요. 또한, 안무는 많지 않았는데 뮤지컬처럼 스토리가 있는 프로그램이라 나름 감동도 있었거든요. '세헤라자데'는 새로운 규정상, 스핀이 하나 줄어들고 안무가 많아졌죠.

격한눈팅 : '미스 사이공'은 기승전결의 스토리를 짤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지만 '세헤라자데'는 스토리를 짜기가 너무 방대해요. 세헤라자데를 하게 된 큰 이유는 김연아 선수가 원했고 데이비드 윌슨의 놀라운 음악 편집 실력을 믿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세헤라자데'는 규정상 스핀이 하나 빠졌지만 안무가 늘어나서 점프 랜딩 후에 곧바로 안무에 들어가는 점이 추가됐어요.

이런 점을 볼 때, 피겨 팬들의 개인적인 관점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미스 사이공'은 김연아 선수 자신 만의 '세헤라자데'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새로운 프로그램과 더불어서 이번 시즌, 김연아 선수가 가장 고무적으로 평가받는 것은 큰 부상이 없고 체력안배를 잘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부 팬들은 세계선수권을 앞둔 시점에서 또 부상이 재발할지에 염려하는 분들도 계신데. 항상 김연아 선수 발목을 잡게 되었던 과거 시즌 중 부상에 대해서 팬들 입장에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오서와 보이타노 : 지난 시즌, 아사다 마오 같은 경우는 모든 컨디션을 세계선수권에 맞췄다고 할 수 있죠. 올 3월 달에 스웨덴 에테보리에서 열렸던 세계선수권에서 아사다 마오는 큰 실수를 했지만 결과는 좋았어요. 물론, 경기내용을 분석해보면 문제가 많았지만요.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아사다 마오 선수는 다양한 기술들을 실험해보면서 세계선수권에 대비해나갔으니까요.

그러나 김연아 선수 경우, 작년 그랑프리 시리즈 초반부터 힘을 너무 많이 소진했다고 보여져요. 시즌 초반에는 체력적으로 최상이었거든요. 올 시즌을 보면 내년에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모든 것을 맞추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격한눈팅 : 작년과 달라진 것은 김연아에게 물리치료와 트레이너 선생님 이렇게 두 분이나 전담하고 있다는 점이죠. 이 두 분이 매일매일 김연아 선수의 몸 상태를 체크하기 때문에 지난 시즌보다 부상을 철저하게 예방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전까지의 김연아 선수는 아파도 꼭 점프 연습을 하고야 마는 선수였어요.

그러나 최근 오서 코치의 말을 들어보면 이제는 김연아도 쉴 때는 쉬는 선수가 됐다고 밝혔거든요. 그동안 부상으로 많은 경험을 통해 이제 자신의 건강을 조절하는 노하우도 영리하게 챙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김연아의 이번 시즌 프로그램에서 가장 눈여겨봐야할 기술은 단연 스파이럴이라고 할 수 있죠. 보는 이들을 감탄시킨, 명품 스파이럴을 보고난 느낌은 어떠했는지 의견을 듣고 싶네요.

까불이 한샘 : 작년 시즌 까지 외국에서 김연아 선수의 유일한 약점이라고 지적된 것은 스파이럴이었죠. 새 프로그램 공개를 앞두고 '스파이럴 6초 룰'이 나왔을 때, 의아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뚜껑이 열리고 나자 '스파이럴 6초 룰'을 지키는 유일한 여자 싱글 선수가 나타났어요.(웃음) 또한, 김연아는 스파이럴에서 가산점을 2점이나 챙기는 유일한 선수가 된 것이죠. 스파이럴에서마저도 최고의 진가가 나타나자 외신들은 비로소 김연아가 '무결점 선수'되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어요.

가릉가릉 : 저는 처음에 김연아의 스파이럴이 6초나 되는지를 몰랐었어요.(웃음) 스파이럴은 현장에서 보면 감동을 느끼지만 TV를 통해서보면 크게 다가오지 않잖아요? 그런데 고개를 돌리면서 스파이럴 시간이 나뉘는 것 보고 전율을 느꼈습니다.

진행자 : 저도 오서 사단이 새 프로그램을 통해 완성한 최고 걸작이 스파이럴이라고 생각합니다. 피겨와 관련된 모든 요소에서 완벽에 가까워지는 김연아 선수를 보고 있노라면 경외심마저 드는데요.

격한눈팅 : 스파이럴만 봐도 피겨 여왕다운 특징이 나오죠. 모든 점이 완벽한 것 같지만 조금이라도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면 그 것을 감추려고 하지 않고 개선하고 업그레이드 하는 점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점을 볼 때, 김연아 선수는 승부사 기질이 얼마나 강한 선수인지 확실하게 증명됩니다.

- 하편에서 계속됩니다.

[김연아 삽화 = 배은미]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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