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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질의 바둑 속으로] 바둑계는 바야흐로 '삼국지'

기사입력 2008.12.05 12:44 / 기사수정 2008.12.05 12:44

류지일 기자



[엑스포츠뉴스=류지일 기자] 조조,유비,손권이 천하를 삼등분하여 난세의 영웅에 이름을 올린 이야기 삼국지는 누구나 알고 있는 유명한 이야기이다.

위를 계승한 진나라가 마지막에 천하를 통일했다 하지만 그 이후 또 분열이 되어 어지러운 역사의 되풀이가 되는 것은 영원한 강자가 없으며 영원한 약자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창호9단은 바둑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물어봐도 이름은 들어봤다고 할 정도로 당대 최고의 1인자이다. 그 역사가 십여 년 전부터 시작이 되었으며 이창호9단의 아성에 맞서는 사람은 조훈현9단,서봉수9단,유창혁9단이 있었다. 치열한 접전을 펼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를 펼친 그때에는 '돌부처' 이창호9단의 시대였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 이후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 어느새 당대를 호령하던 조훈현9단,서봉수9단은 시니어프로로 그 나이가 적지 않으며 유창혁9단 역시 그 연륜이 상당하다. 바둑리그에 가끔 모습을 보이지만 메이저 대회에서 그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없음이 아쉽다.

현재는 이창호9단만이 아직 그 실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이세돌9단이 등장하면서 1인자의 자리를 위협했고 1~2년간 이세돌9단이 환상의 성적으로 이창호9단을 앞지르면서 랭킹으로는 이세돌9단이 1위, 이창호9단이 2위를 달리고 있다.

이세돌9단은 현재 국내타이틀 최다보유자이고 수많은 메이저대회 결승에 올라있어 그 살인적인 스케줄이 그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한 발짝 물러났지만 이창호9단도 아직은 한국바둑의 정신적 지주이다. 농심배수호신이라고 불리는 이창호9단은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 빠짐없이 출전해 10회 우승을 이끌고 있다. 둘의 바둑 스타일도 차이를 보인다. 날카롭고 거센 바둑을 구사하는 이세돌9단에 비해 이창호9단은 두텁고 끝내기에 가면 지지 않는다는 침착한 바둑을 구사한다.

'이세돌,이창호'의 2인의 바둑천하라고 얘기하기도 쉽지 않다. 신성건설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박영훈9단과 목진석9단이 항상 그들을 견제했고, 독사 최철한9단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그러던 중 이창호9단의 시대가 갔다는 가슴 아픈 얘기가 솔솔찮게 나오던 적이 있었다. 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강동윤9단. 그는 전자랜드배, 명인전등에서 연일 이창호9단을 격파하며 '이창호천적'이라고 까지 불렸다. 사실 작년의 이창호9단의 성적은 믿기 힘들정도로 좋지 않았음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올해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강동윤9단의 등장으로 바둑계에 새 바람이 불었다.

강동윤9단의 국내랭킹은 3위이다. 최근 농심배 2라운드에서 5연승의 기록을 세워 한국의 영웅으로 떠올랐으며 세계마인드스포츠게임즈에서 남자바둑부문 개인전 금메달의 주인공이다. 이창호9단의 천적으로 자리매김하더니 지금은 이세돌9단에게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세돌9단과 강동윤9단은 천원전과 명인전 합쳐 10번기 결승대국을 펼쳐야 하며 2:0으로 강동윤9단이 앞서있다. 자칫하다간 최고 절정의 강동윤9단에게 일격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에 이세돌9단과 강동윤9단의 지키려하는 자와 빼앗으려 하는 자의 싸움이 기대된다.

그 밖에 신흥세력(?)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원펀치' 원성진9단 약관15세의 나이 박정환2단의 기량이 절정이며 당시 초단돌풍의 주역한상훈3단도 빼놓을 수 없다. 영원한 강자도 약자도 없는 바둑계에서 그들의 대국이 즐겁다.

[사진=이세돌9단,이창호9단,강동윤9단 (C) 한국기원]



류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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