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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진정한 '토털패키지' 김연아 - 상

기사입력 2008.12.05 05:39 / 기사수정 2008.12.05 05:3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빙판 위를 날아다니는 '점퍼' 김연아

경기도 고양시에서 벌어질 2008 SBS ISU(국제빙상연맹) 그랑프리 파이널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2차 티켓 판매가 15분 만에 매진되면서 그랑프리 파이널에 대한 열기는 후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18, 군포 수리고)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여러 가지 보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시즌에 들어서면서 김연아의 진가는 지난해에 비해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랑프리 대회에 참가한 다른 선수들과 김연아의 기량이 확연하게 차이가 나면서 얼마나 독보적인 실력을 가졌는지가 여실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연아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명칭은 '토털패키지'입니다. '종합선물세트'라고 불리는 이 찬사는 말 그대로 피겨스케이팅과 관련된 모든 재능을 고루 갖췄다는 뜻입니다.

그중에서도 피겨스케이팅 기술 중, 가장 배점이 높은 '점프'는 국내 피겨 훈련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기술입니다.

스케이팅 기술과 안무를 소홀히 하고 너무 점프 연습에 매진한다는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한국피겨가 개선되어야할 부분이기도 하지만 김연아가 가장 먼저 확실하게 배운 기술은 점프였습니다.

김연아의 첫 번째 스승이었던 류종현 코치는 기본기를 철저하게 가르쳤습니다. 특히, 교과서적인 점프를 어릴 적부터 강조한 점은 김연아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김연아가 10대 초반에 완성한 트리플 점프 5종 세트는 전지훈련을 통해 완성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두 번째 스승인 신혜숙 코치를 거쳐 지현정 코치를 만났을 때, 지 코치는 당시의 김연아에 대해 '기술적으로 거의 완성되어 있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최정상급의 피겨선수가 되려면 재능이 절반, 노력이 절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노력으로 보완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타고난 재능이 없다면 완성하기 어려운 요소도 존재합니다.

김연아는 어릴 적부터 파워와 민첩성, 그리고 스피드가 좋았습니다. 다른 선수들에게 찾아 볼 수 없었던 재능을 가진 김연아는 힘과 민첩성으로 질이 좋은 점프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피겨에 탁월한 재능을 가진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보다 점프를 쉽게 터득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트리플 점프 하나를 익히려면 길게는 1년 이상이 걸리지만 김연아는 이것을 극도로 짧은 기간 안에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놀라운 재능과 피나는 노력으로 완성한 김연아의 점프는 어린 시절부터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김연아의 전매특허인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는 가산점 2점을 받는 최고의 기술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김연아만이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더블 악셀 + 트리플 토룹 점프도 1.5이상의 가산점을 꾸준하게 받고 있습니다. 나머지 점프인 트리플 러츠와 살코도 물이 오른 상태입니다.

동갑내기 라이벌'인 아사다 마오(일본, 18세)와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 21), 그리고 조애니 로셰트(22, 캐나다)등이 모두 큰 실수를 범하지 않아도 종합점수에서 김연아에게 뒤지는 이유 중 하나는 '점프의 점수와 가산점'에서 차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연아는 그랑프리 3차 대회인 'Cup of China'에서 석연찮은 '롱엣지' 판정과 트리플 러츠의 회전수에서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공정한 판정이 내려진 다른 대회의 점수를 보면 모든 점프에서 다운을 받지 않고 가산점을 챙겼었습니다.

모든 점프에서 다운을 받지 않고 1점 이상의 가산점을 받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김연아는 현역에서 활동하는 여자 스케이터들 중, 유일하게 모든 점프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선수입니다.

다음은 김연아가 그랑프리 1차 대회인 'Skate America'와 3차 대회인 'Cup of China'에서 기록한 점프의 점수와 가산점입니다.



이번 시즌에 들어와서 김연아의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는 2점의 가산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당한 '롱엣지' 판정을 받고 있지만 나머지 점프들을 보면 올 시즌에도 김연아는 모든 점프를 완벽하게 구사하고 있음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사다 마오는 그랑프리 6차 대회인 'NHK Trophy'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 + 더블 토룹을 제외한 모든 점프에서 가산점을 챙겼습니다. 첫 점프인 트리플 악셀에서 1.60의 가산점을 받았지만 나머지 점프들은 모두 0.0~1점의 가산점을 받는데 그쳤습니다. 또한, 스핀과 스파이럴의 가산점에서도 김연아에게 밀렸습니다.

카롤리나 코스트너는 그랑프리 시리즈 5차 대회인 'Cup of Russia' 프리스케이팅에서 7개의 점프 중, 3개의 점프에서만 가산점을 받았습니다. 결국, 그랑프리 시리즈 최고 점수는 김연아가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모든 점프를 완벽하게 구사하면서 가산점을 챙기는 선수는 김연아가 유일합니다. 점프의 정확성은 보는 이들이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나타나는 것입니다. 피겨스케이팅에 입문한 초보자들이 비슷하게 보이는 점프를 구분할 때, 가장 좋은 표본이 되는 선수는 김연아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점프를 구사하는 김연아의 진가는 바로 명확하게 나타나는 ‘점프의 정확성’에 있습니다. 그리고 점프를 하기 전에 나타나는 엄청난 스피드와 도약, 그리고 점프의 높이는 남자 선수들을 방불케 할 정도입니다.

김연아에게서만 볼 수 있는 점프의 특징은 큰 '스케일'입니다. 체공 시간이 길고 도약한 위치에서 먼 거리에 떨어지는 착지는 파도가 치는 것처럼 장대한 스케일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김연아의 경기를 아이스 링크에서 직접 보면 엄청난 점프 스케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선, 점프를 하고 난 뒤에 빙판을 울리는 착지 소리가 다른 선수들과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또한, 스케이트를 타고 움직이는 속도는 눈이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엄청난 스피드와 탄력으로 이루어지는 김연아의 점프는 '토털패키지'의 한 요소가 됐습니다. 그러나 김연아가 진정한 종합선물세트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기술들과 안무, 그리고 표현력도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최고의 점프와 함께 '예술적인 멋'까지 소화할 수 있는 스케이터가 된 김연아는 비로소 '토털패키지'선수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김연아 삽화 = 배은미, 한정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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