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조은혜 기자] 어쩌면 자신이 가장 지쳤을 시점, 다른 이들의 기운을 북돋았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에이스라 불리는 이유를 설명하는 장면이었다.
KIA는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전날 1차전에서 3-5로 패했던 KIA는 시리즈 전적 1승1패 동률을 만들고 잠실로 향하게 됐다.
이날 양 팀 선발들의 호투 속에 경기 후반이 되도록 단 한 점의 점수도 나지 않았다. KIA 선발 양현종은 6회 2사 1·2루 위기에서 4번타자 김재환을 삼진으로 묶었고, 7회에도 선두 오재일을 좌전안타로 내보낸 뒤 양의지의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고도 에반스를 헛스윙 삼진, 허경민을 1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101번째 공.
이닝을 잘 막았지만 좀처럼 점수가 나지 않으면서 KIA의 팬들도 조금은 지칠 무렵이었다. 그런데 이때, 마운드를 내려오던 양현종이 1루 팬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포효하며 '더 환호하라'는 팔을 아래위로 흔들었다. 열기를 띄우는 에이스의 손짓에 챔피언스필드를 가득 메운 KIA 팬들의 함성은 조금 더 커졌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분위기가 바뀌었다. 두산 투수가 함덕주로 바뀐 가운데, 선두 김주찬이 2루타를 치고 출루했다. 이어 버나디나의 희생번트와 최형우의 볼넷으로 주자 1·3루. 나지완의 직선타로 김주찬을 몰던 두산 내야진이 최형우로 타겟을 바꾼 사이 김주찬이 홈으로 쇄도해 천금같은 득점을 만들어냈다.
완전히 뒤집힌 분위기, 투구수 100구를 넘어가며 교체될 것이라고 예상됐던 양현종이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팬들의 함성은 다시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후 양현종이 9회초까지 두산 타선을 묶었고, 완벽하게 이날 KIA의 승리를 책임졌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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