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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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김연아의 점프가 롱엣지가 아니라는 증거

기사입력 2008.11.07 19:24 / 기사수정 2008.11.07 19:2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피겨스케이팅은 민감한 스포츠 종목입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섬세하고 정밀한 종목이기도 합니다. 다른 스포츠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점프를 할 때, 스케이트의 날이 어디로 향하는가에 따라서 희비가 엇갈리기도 합니다.

빙판 위에서 이루어지는 점프는 도약에 난이도에 차이가 있습니다. 점프 가운데서도 어려운 점프로 분류되는 플립과 러츠의 차이는 바로 스케이트 날을 인사이드로 도약하면 플립 점프가 되고 아웃사이드인 상태에서 도약을 하면 러츠가 됩니다.

전 세계의 피겨 선수가운데 플립과 러츠의 명확한 구분을 알 수 있도록 정석적인 점프를 하는 선수들은 매우 드뭅니다. 김연아의 가치가 높게 평가를 받는 것은 이러한 세밀한 규정을 모두 흡족할 만큼 지키면서 정석 점프를 구사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국내의 피겨 선수들과 지도자들, 그리고 어린 유망주들은 모두 김연아의 점프가 세계 최고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지 국내에서만 김연아의 점프를 칭찬하는 것이 아닙니다.

북미 지역과 유럽의 피겨스케이팅 지도자들과 해설자들 중, 김연아의 점프에 딴죽을 건 이들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듭니다. 오죽했으면 모든 피겨 지망생들이 김연아의 점프를 교본으로 삼아야한다는 말이 나왔을까요.

그러나 유독 김연아의 경쟁자들이 있는 일본에서는 김연아의 플립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바로 김연아의 전매특허인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 중, 첫 점프인 플립에 오류가 있다는 점입니다.



바로 스케이트 날을 인사이드로 향한 상태어서 점프해야 하지만 김연아의 날 방향이 그렇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김연아는 위 이미지에서 보는 것처럼 중립적인 인사이드 방향으로 플립 점프를 구사합니다. 단지 이미지 한 장으로 날이 안쪽인지 오른쪽인지를 확인하려면 논란이 일수 있지만 김연아가 플립 점프를 뛰기 전의 궤적을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김연아가 플립 점프를 뛸 때 움직이는 궤적을 보면 바깥쪽으로 천천히 휘어졌다가 도약 직전에 안쪽으로 서서히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아래의 이미지의 점선이 김연아가 점프를 뛰기 전에 움직인 궤적입니다.


아웃 엣지로 뛴다면 도저히 저런 궤적이 나올 수 없습니다. 날의 바깥쪽으로 뛰려면 당연히 점프 도약 직전의 궤적이 스케이트 바깥쪽으로 향해야 되고 위 이미지에서 나타난 실선과 반대방향으로 나야겠지요. 이러한 전체적인 점프 직전의 도약과 얕은 중립 엣지를 구분하는 저런 증거를 뒤로하고 위치에 따라 다른 각도로 찍은 어설픈 사진과 영상만을 가지고 김연아의 플립에 이상이 있다고 증명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그리고 위의 이미지에서 설명했지만 지끔까지 선보인 김연아의 플립은 일관적으로 변한 것이 없습니다. 김연아는 중립에 가까운 엣지를 지키는 정석적인 플립 점프를 구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점프가 느닷없이 롱엣지를 받은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입니다. 이번 그랑프리 3차대회에서 그동안 꾸준하게 가산점을 챙겨온 김연아의 점프가 순식간에 롱엣지를 먹는 꼴이 됐습니다. 일본에서 날조 영상이 대거 올라온 것을 생각하면 시기적으로도 탐탁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또한, 피겨를 본지 얼마 안 되는 초보자 분들도 어제 있었던 쇼트프로그램 동영상을 천천히 돌려보면 안도 미키의 점프와 김연아의 점프의 질이 얼마나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선 점프가 이루어지기 전에 생기는 스피드와 탄력, 그리고 회전수 등에서 엄격히 김연아와 안도 미키는 레벨이 다릅니다. 그리고 두 선수가 구사하는 트리플 러츠는 물론, 안도 미키가 러츠 다음에 뛰었던 플립을 자세히 돌려보면 회전수가 두 바퀴 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연아의 러츠는 랜딩에서만 문제가 있었는데 회전 수 부족에 랜딩 실수로 감점을 받아 엄청난 점수를 잃었습니다. 그러나 안도 미키는 이처럼 회전수가 부족하고 어설픈 스파이럴에 잦은 실수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난 뒤,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으로 들어왔는데 예상보다 높은 점수에 놀라는 표정을 보셨을 것입니다. 그에 반해 김연아는 환한 미소로 들어왔다가 너무나 낮은 점수에 당황하는 모습이 대조적이었습니다.

이러한 일은 피겨스케이팅에서 번번이 나타나는 일이지만 문제는 이번의 경우는 너무나 심했다는 점입니다. 오서 코치는 분명 트리플 러츠에 대해서도 불만이 있었겠지만 우선적으로 시급한 것은 롱엣지가 나온 오점을 바로 잡는 것입니다.

김연아의 플립 점프에 자꾸 제동을 걸고 나오면 앞으로의 경기에 지장이 많기 때문이죠. 너무나 편파적인 점수를 받았지만 김연아는 이미 많은 어려움을 거치면서 성장했듯,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늘 연습 시간 때, 안도 미키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며 여유로운 모습은 바로 자기 컨트롤이 뛰어난 김연아의 성숙함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프리스케이팅에 걱정을 보내는 팬들도 많지만 원체 점프에 대해서는 자신감도 넘치고 압도적인 기량을 가지는 김연아이니 ‘세헤라자데’에서는 한층 집중력이 배가된 점프를 선보일 것입니다.

뛰어난 실력으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판정이 일어나면 강하게 지적하고 납득이 갈만한 결과를 얻어내는 방침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어질 것입니다.

어설픈 장난은 한두 번으로 족합니다. 이번 판정이 공정성을 잃었다는 것을 확인하려면 안도 미키의 경기와 김연아의 경기를 나란히 놓고 비교 해보면 답은 쉽게 나옵니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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