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최성국에게 영화 '구세주' 시리즈는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는 작품이다.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키는 작품인 것은 물론, 2006년부터 10여 년의 시간동안 시리즈로 3편까지 함께 달려왔으니 '구세주'가 곧 최성국이고 최성국이 또 '구세주'인 셈이다.
'구세주' 시리즈가 3편인 '구세주:리턴즈'(감독 송창용)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 14일 개봉한 '구세주:리턴즈'는 1997년 IMF, 꿈은 높지만 현실은 어렵기만 한 난장 인생들의 기막힌 채무 관계와 인생사를 유머러스하게 버무려냈다.
1편에서는 왕자병에 걸린 바람둥이로, 2편에서는 백수 인생을 즐기는 철부지 택시회사 아들로 등장했던 최성국은 '구세주:리턴즈'에서는 보란 듯이 성공해 남부럽지 않게 가족을 부양하고 싶지만, 하는 족족 실패를 거듭하다 사채에 손을 대는 하숙집 주인 상훈으로 분해 짠한 가장으로 변신했다.
최성국은 "'구세주'라는 이름의 작품으로 제가 다시 인사드리게 될 줄은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감독도, 제작자도 그런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어요. '구세주'는 두 번째 영화를 만들었을 때, 마지막 개봉관에서 우리 영화가 마지막 상영을 하는 날 제가 스태프들을 다 모시고 소주 한 잔을 마셨거든요. 그때 '구세주'는 보내야 될 시기가 왔다고 생각했었고요. 나름대로 우리끼리는 짠하게, 멋있게 안녕을 한 작품인데 갑자기 '구세주'란 이름으로 다시 인사를 하니까 '구세주' 1, 2편을 같이 했던 연기자들부터 해서 연락이 엄청나게 오더라고요. 원래 제목은 '구세주'가 아니었어요. 어쨌든, 정말 친한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느낌이죠."
최성국은 "사실 가장 애정을 쏟았던 작품은 '구세주' 1탄이다"라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연기를 하면서 배우 각자가 남다른 애정을 갖게 되는 작품이 있는데, 자신에게는 그것이 '구세주1'이었고, 스스로에게도 홀로 나서는 첫 주연이었기에 의미가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제가 좀 책임을 지고 싶은 마음이 있었죠. 저를 믿고 같이 해준 제작자나 스태프 분들이 100분이 돼요. 그 분들의 가족까지 하면 거의 300분 가까이 되잖아요. 제 이름을 걸고 나온 첫 작품이었기 때문에 제가 느끼는 책임감이 있었죠. 그래서 더 애정이 있나 봐요. 그래서 다시 '구세주'를 만났을 때 '너도 이제 나이가 먹었구나'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와 같이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 느낌이요.(웃음)"
또 최성국은 "'구세주'의 4편이나 5편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한국의 '007''같은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면에서 더욱 애틋하고요"라고 덧붙였다. 시리즈로 이어지기가 흔치 않은 한국 영화에서 3편까지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한 남다른 감회이기도 하다.
'구세주:리턴즈'는 앞서 '구세주' 시리즈와 안녕을 고했을 때 함께 했던 이들이 그대로 함께 뭉쳤다. 당시 제작자였던 이가 지금의 송창용 감독이고, 촬영, 녹음 등 스태프들 역시 모두 같다.
최성국은 지금까지의 '구세주' 시리즈를 비롯해 코믹 영화에서 보여준 자신의 모습들이 모두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대중에게 "저는 저 나름대로의 차이를 두고 있다"고 짚었다.
"'색즉시공', '구세주', 낭만자객',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속 코미디가 나름대로 다 다르거든요. '구세주'는 '구세주'식 코미디를 하자고 하는 부분들이 있어요. 말도 안 되는데, 그냥 그 상황을 넘어가는 그런 것들이요. 그런 것을 좋아하는 분들도 분명히 계실 것이고요. 영화적인 과장이 있는 코미디가 있는 영화도 해보고 싶다는 게 마음이죠."
'구세주:리턴즈'에는 현재 최성국이 출연하고 있는 SBS 예능 '불타는 청춘'의 김도균이 최성국의 친구로 깜짝 등장해 웃음을 더한다. 최성국은 '구세주:리턴즈' 시사회에 함께 해 준 '불타는 청춘' 멤버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김도균의 캐스팅 에피소드를 함께 전했다.
"김도균 형이 이런 영화를 좋아할지 몰랐어요. 시사회를 마치고 고마운 마음에 같이 밥을 먹으러 갔는데,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본인도 IMF를 겪은 입장에서 공감된다고 하면서요.(웃음) 본인의 연기에 대해서도 만족하는 것 같고요.(웃음) 원래는 형이 연기한 역할이 특별출연 자리가 아니었거든요. '돈 좀 빌려 달라'는 상훈의 말에 계속 먹기만 하면서 웃죠. 대본을 보면서 형이 하면 잘 할 것 같고 재밌을 것 같았어요. 제가 전화하면 거절하는 것을 미안해 하실까봐 조감독에게 부탁해서 전화를 했는데, 촬영이 바로 다음날이었는데도 선뜻 해주시더라고요. 정말 놀라웠죠. 고마웠어요."
최성국은 "'불타는 청춘'은 전혀 다른 직업군의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잖아요. 제가 김완선 씨와 만날 일이 뭐가 있겠어요"라고 웃으며 "그런데 이렇게 모여서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게 가족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서로 무언가를 한다고 하면 '내가 가야지' 이런 분위기가 좀 있어요"라고 훈훈한 팀워크도 함께 덧붙였다.
'구세주:리턴즈'를 보는 관객들이 그저 '웃고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최성국의 마음이다. 최성국은 "이 영화를 몇 분이 보실지 모르겠지만, 10000분이 보신다면 그 10000분이 모두 웃으면서 가셨으면 좋겠어요. 흥행 여부와는 상관없이요"라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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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