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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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A] 고자가 된 크로캅? 영어 세계화 시대의 씁쓸한 촌극

기사입력 2008.10.30 21:39 / 기사수정 2008.10.30 21:39

강대호 기자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10월 28일, 세계최대 종합격투기(MMA) 웹사이트 셔독의 포럼에 충격적인 글이 올라왔다. 맥머핀(McMuffin)이라는 이용자에 따르면 2006년 프라이드 무제한급 챔피언 미르코 필리포비치(23승 2무 6패 1무효, 별칭 크로캅)의 고환 중 하나가 인공보형물로 치환됐다는 것이다.

크로아티아어 뉴스와 이를 번역했다는 영문을 합쳐 A4 2장 분량이었고 이 중에서 '크로캅 고자설'은 극히 일부였기에 대한민국 격투기 사이트에는 의심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졌고 누리꾼의 애도(?)가 속출했다.

그러나 이는 크로아티아어 원문을 확인하거나 셔독 이용자 맥머핀에게 조금만 관심이 있어도 거짓임을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내용이다. 크로캅은 9월 23일 드림 6에서 스트라이크포스 +93kg 챔피언 알리스타이르 오버레임(28승 11패 1무효)와 대결했으나 상대 무릎 공격을 사타구니에 맞으면서 무효처리,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최근 크로캅은 크로아티아 언론 드네브니크·최초의 상업방송 노바 TV와의 인터뷰에서 무릎수술을 내년으로 미루고 오버레임과 K-1 연말대회의 MMA 경기로 2차전을 갖겠다고 밝혔다. 맥머핀의 영문 글에는 크로캅이 1차전 이후 '고자'가 됐다고 한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어 원문에는 M-1·드림·UFC 등 MMA 단체, 프라이드 +93kg 챔피언 예멜리야넨코 표도르(28승 1패 1무효)·UFC 토너먼트 3회 우승자 호이시 그라시이(14승 3무 3패, 브라질)·2005년 KOTR 헤비급(-120kg) 챔피언 셰크 콩고(12승 1무 4패, 프랑스) 등 선수가 장황하게 언급되나 정작 오버레임은 없다.

게다가 현재 맥머핀은 셔독의 징계로 받아 포럼 글쓰기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국내에 어떤 확인도 없이 맥머핀의 글이 사실로 받아들여진 것은 인터넷 문화를 탓하기에 앞서 영어가 세계 공용어처럼 여겨지고 타 언어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세태 때문인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다.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사진=미르코 필리포비치 對 알리스타이르 오버레임 (C) 드림 공식홈페이지]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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