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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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 다이어리] 인천, 쓸쓸한 그라운드에서 작은 트로피를 들다

기사입력 2008.10.23 22:29 / 기사수정 2008.10.23 22:29

김혜미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혜미 기자] 22일 문학경기장 주변은 한산했습니다. 

날씨마저 흐렸고 꾸물꾸물해서 마치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았지요. 이날 2군 결승 경기가 있었답니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포항스틸러스의 2군 결승 2차전. 1군 2군이라고 해서 그다지 차이도 없고, 물론 실력의 차이는 조금 있겠지만 경기장을 가득 메웠던 선수들의 열정이랄까요. 그런 건 여느 경기와 똑같았습니다. 

잘 알려진 경기도 아니었고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문학경기장엔 이들의 결과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들어왔습니다. 











첫골은 인천에서 먼저 만들어냈습니다. 





전반 39분 안재곤 선수가 중거리슛으로 인천의 첫골을 만들어내며, 환호했답니다. 







하지만 포항도 후반에서, 지지 않는 동점골을 뽑아냅니다. 





그 주인공인 이광재 선수. 일단 동점골이기에 쉽게 기뻐할 수는 없는 듯 합니다. 





하지만 후반 20분, 이광재는 팀의 역전골을 터뜨립니다. 포항은 이대로 승부를 내나 싶었지요.







이대로 패색이 짙나 싶을 즈음, 인천은 이때부터 역전 드라마를 그리기 시작합니다. 





후반 45분. 교체투입되어 들어온 보르코가 또다시 동점골을 만듭니다.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입니다. 





그리고 1분 뒤, 인천은 그 기세를 몰아 결국 다시 역전골을 터뜨립니다. 그 주인공은 강수일 선수. 얼마나 기뻤는지 웃통을 벗어던지고 마음껏 환호하는 모습이네요.


그대로 경기는 종료되고, 팀의 마지막 골을 넣은 강수일 선수는 이날 경기의 MVP로 선정되었습니다. 





환한 웃음이 인상적인 강수일 선수. 팀의 우승도 돕고, MVP까지 되었으니 그에게는 겹경사일 듯 싶습니다.





준우승을 한 포항스틸러스. 그들에게는 마지막 종료 직전의 시간이 너무나도 아까울 듯 하네요.





경기의 주인공이 된 인천. 주장인 노종건이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습니다. 





첫골을 터뜨렸던 안재곤 선수와 같이 기념사진도 찍고요.





이렇게 인천은 승리를 자축하며 기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마술 같다고도 해야 할까요. 후반에만 두 골을 터뜨려 역전하는가 싶었던 포항. 그리고 종료 직전 역전골로 승리한 인천. 인천을 승리로 이끈 세 골 중 두 골이 후반전 종료가 별로 남지 않은 시간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말이지요. 마치 신이 장난한 것처럼 어쩜 그 시간에, 모두가 동점이라고 생각했을 그 때에 역전골이 터지며 인천이 승리한 이날은 인천에겐 참 드라마 같은 날이었지 싶습니다.

후반전 중반부터는 강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안그래도 습한 날씨에, 비까지 오락가락 쏟아지며 선수들은 더 정신이 없었지요. 하지만 그 변덕스런 날씨 속에서도 후반전에만 네 골을 보여준 두 팀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더불어, 멋진 역전 드라마를 그려주고 승리까지 거머쥔 인천에게도 축하한다는 말을 해 주고 싶네요. 

다만, 조금 아쉬웠던 점은 이 들의 우승이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았고, 축하받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주말에도 리그가 있어 이 들의 경기가 주말에 열리는 것은 무리였겠지만, 적어도 시간만이라도 저녁 시간으로 옮겨 많은 팬이 볼 수 있게 해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경기 내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 다음 해, 혹여 누군가가 2군 트로피를 들어올리더라도 평소처럼 그 들의 유니폼을 입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기뻐해줄 수 있길 바라봅니다.



김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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