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2008년 한 브랜드의 전속모델 선발대회로 데뷔한 배누리는 2010년부터 연기자로 활동했다. '드림하이', '내 딸 꽃님이' 등의 인기 드라마와 숨겨진 명작으로 평가받는 '드라마 스페셜-사춘기 메들리' 등에 출연했다.
하지만 배누리의 이름을 가장 많이 알린 작품은 2012년 '해를 품은 달'이다. 주인공 연우 역의 한가인 옆에서 순진하고 귀여운 얼굴과 연기로 눈도장을 찍었다. '해를 품은 달'이 최고 시청률 42.2%를 기록한 인기 드라마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배누리도 인지도를 얻게 됐다. 5년이나 지났는데도 '해를 품은 달 잔실이'로 불리는 건 배우로서 아쉬울 법도 하지 않느냐 물었더니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덕을 많이 봤어요. 은인인 작품이죠. 거기서도 막내였고, 정말 아무것도 몰라서 편하게 하긴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반응을 얻었어요. 사실 거기서도 잔실이가 신이 많진 않았거든요. 근데 적은 신이라도 사람들이 기억해주시니까 감사한 일이죠. 그때도 대단하다고 생각한 작품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대단해요. 비록 그게 제가 주인공인 작품은 아니었지만, 저를 알려준 작품이기도 하고, 그런 대단한 드라마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배우에게는 복이죠."
'해를 품은 달'이라는 작품으로 인해 갖는 부담감이 전혀 없다고 할 수도 없다. 이제 7년 차 배우인 만큼 대중들에게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까 봐 무섭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저를 어떻게 기억해주실진 모르겠지만, '해를 품은 달'로 주목을 받았고 이후 시간이 흐른 만큼 잘 할 거라는 기대가 있을 거 같아요. 거기에 부응해야 하는데,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잖아요. 특히 디테일을 더하는 게 어려워요."
현재 배누리가 가진 목표는 더 다양한 캐릭터로 대중들을 만나고, 배누리라는 이름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그는 "더 임팩트 있는 역할도 좋고, 호흡이 더 긴 역할을 많이 하고 싶다. 배누리라는 이름을 봤을 때 내가 떠오르고, 나를 봤을 때 배누리라는 이름을 기억할 수 있도록 말이다"고 소박하지만 분명한 목표를 밝혔다.
또 신자야나 잔실이 같이 일상적인 캐릭터 말고 악랄한 악역도 해보고 싶다며 "눈이 무쌍꺼풀이라 말없이 있으면 차가워 보인다. 표정 변화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역할도 욕심난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궁극적으로 배누리는 삶과 연기의 밸런스를 잘 맞추면서, 여유로움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공효진처럼.
"공효진 선배님은 여유를 찾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연기하시잖아요. 내 것인 듯, 내 것이 아닌 듯 그 캐릭터 같으면서도 본인의 스타일이 있고, 연기이지만 평소 모습이 녹아드는 걸 보면 멋있어요. 막 꾸미려고 하지 않아도 빛이 나잖아요. 저도 그렇게 여유를 가지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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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