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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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타지마할의 근위병' 조성윤 "놓치면 후회…도전하고 싶었죠"

기사입력 2017.08.27 11:38 / 기사수정 2017.08.27 11:38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1648년, 22년 만에 타지마할이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날이다. 인도의 황실 근위병이자 오랜 친구 휴마윤과 바불은 절대 뒤를 돌아봐서는 안 되는 미션을 안고 보초를 선다. 원칙주의자인 휴마윤과 자유분방한 바불은 결국 타지마할 건축가 우스타드 아이사와 인부 2만 명의 손목을 자르는 임무를 수행한다. 

2인극으로 진행되는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은 아름다움의 본질적인 의미를 풀어낸다. 휴마윤 역을 맡은 조성윤은 “흔히 볼 수 없는 작품이어서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는 말들이 어렵고 익숙하지 않아 어려웠어요. 외국에 나가는 길에 비행기에서 다시 읽었는데 두 번째 보니 인물 관계가 보이더라고요. 허구의 인물이지만 두 인물에 치중하다 보니 재밌었죠. 무대 위에 피가 나오고 손목도 나오는데 조명으로 표현될 줄 알았지 리얼일 줄은 몰랐어요.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면서 읽었는데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아 덥석 물었어요. 이런 작품 만나기 쉽지 않잖아요.” 

단 두 명의 배우가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이끌어간다. 때로는 능청스럽게, 때로는 진지하게 빠르게 대화가 오가는 과정에서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2인극이어도 다른 작품은 뭔가 다른 걸 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말만 해요. (웃음) 활자 자체가 어렵게 쓰여 있어요. 흔히 회화하듯 말하지 않고 생각을 전달하는 게 대사인데 말처럼 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더라고요. 아직까지도 정말 힘들어요. 보통 한두 번만 해도 입에 줄줄 붙는데 아직 힘든 작품이에요.” 

타지마할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무대는 전환된다. 음침한 공간에 핏물이 가득 고여있고 휴마윤과 바불의 대화를 통해 이들이 손목을 자르는 임무를 수행했음이 암시된다. 핏물을 연출한 무대 덕분에 관객에게 리얼리티를 선사한다. 

“일반 대중에게 어떻게 보일까 궁금했어요. 처음 생각할 때는 ‘우와’ 이러고 말 줄 알았어요. 자극적이거나 잔인한 게 아닌데 피가 강렬하게 인상에 남은 것 같아요. 극에서 아름다움을 얘기하지만 피는 아름답지 않잖아요. 아름다움의 정반대되는 곳에서 아름다움을 얘기하고 있죠. 관객이 무슨 얘기하는지 좇아올 줄 알았는데 피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 있긴 있어요. 배우가 풀어야 할 숙제죠. 다음 공연 때는 번역을 우리 정서에 가까운 방향으로 발전시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요.” 

조성윤은 이성적이고 냉철한 휴마윤을 몰입도 있게 연기한다. 바불과 대조되는 캐릭터로 엄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고 왕에 대한 절대복종을 목숨처럼 여긴다.

문지기 시간도 철저하게 지키는 휴마윤의 캐릭터상 휴마윤 역을 맡은 배우들은 극이 시작되기 10분 전부터 서 있다. 관객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전달한다. 

“서 있는 게 너무 힘들어요. (웃음) 외국에서도 오래 서 있다고 하더라고요.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1분 전에만 서 있어도 표현될 거 같긴 해요. 모기에 물린 적 있는데 간지럽고 눈물 나서 죽는 줄 알았어요. 2장 때 피가 날 정도로 긁었어요. (웃음) 하기로 했으니 열심히 해야하는데 바불이 너무 부러워요. 제가 출근할 때 바불은 아직도 옷도 안 입고 있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달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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