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0.15 23:35 / 기사수정 2008.10.15 23:35
표면적으로는 이날 선취골과 세 번째 골을 뽑아내며 절정의 골 감각을 보여주었던 이근호와 이근호의 세 번째 골을 어시스트하고 상대 수비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직접 두 번째 골을 뽑아낸 박지성이 돋보였지만 자기 위치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 그 이상을 소화해 내며 대표팀 공격에 내실을 가했던 두 선수가 있다. 바로 A매치에 2번째로 출전한 정성훈과 김형범이다.
사실 K-리그, 특히 부산의 경기를 유심히 보지 않았던 팬들은 정성훈의 발탁에 다소 의문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2006년 대전에 있을 때와 (26경기 8골 1어시스트) 부산으로 이적한 첫 시즌 (현재 27경기 8골 3어시스트) 빼고는 7시즌 간 (129경기 24골 8어시스트) 스트라이커라는 위치에 걸맞은 득점력을 선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치상의 기록이 그 선수의 모든 활약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물론 스트라이커는 골로 말한다지만 적어도 UAE전 보여줬던 그의 플레이는 그가 골을 넣지 못했다 하더라도 충분히 그것을 상쇄할만한 플레이였다.
슈팅 상황에서 마무리의 세밀함이 다소 아쉬웠지만 때로는 측면에서의 패스연결을 때로는 미드필드 지역까지 내려와 볼을 따내는 등 폭넓은 활동능력이 돋보였고 특히 상대 수비와의 공중볼 경합에서 볼을 따내며 전방의 공격수에게 연결해주는 타겟 플레이는 국대 단골인 또 다른 타겟형 공격수, 조재진의 그것 이상이었다.
정성훈은 후반 6분엔 헤딩 패스로 기성용의 기막힌 로빙슛을 이끌어 내기도 하였다. 그런 활약 중에 후반 21분 이영표의 크로스를 반대편 골망으로 헤딩슛, 간발의 차이로 빗나간 장면은 팬들을 더욱 아쉽게 하였다.
포스트플레이 외에도 후반에 상대수비의 가랑이 사이로 제쳐 들어가며 패스까지 연결한 장면이나, 전반 27분 직접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보여줬던 위협적인 프리킥도 공중볼 능력에만 중점을 두고 바라보는 장신 공격수의 통념을 깨는 플레이였다. 비록 골은 넣지 못했지만 후반 종료 직전 쥐가 날 정도로 열심히 그리고 동료에게 많은 기회를 열어 주며 숨은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정성훈과 더불어 또 다른 숨은 조력자는 바로 후반 8분 이청용과 교체해 들어간 김형범이다. 리그득점의 절반이 프리킥이라는 리그 정상급 프리키커 김형범의 활약은 그 명성에 걸맞게 역시 킥 능력에서 돋보였다. 특히 후반 14분, 골대 구석을 노리고 오른발로 감아찬 프리킥은 상대 골키퍼가 가까스로 막아낼 정도였고, 후반 43분 곽태휘의 헤딩골로 이어진 코너킥은 정확한 코스로 파 포스트에 서성대던 곽태휘에 연결되었다.
그 밖에도 각종 프리킥 상황에서 보여줬던 킥의 궤적과 정확도는 탁월했다. 상대 아크 후방에서 빈틈이 생기면 과감하게 중거리 슛을 했고, 세기에 정확도까지 갖추어 국대에 강력한 중거리슛이라는 새 무기로 든든한 지원사격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후반 40분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세트피스상황에서 어시스트까지 기록하면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 날, 골을 기록하며 맹활약한 이근호와 박지성, 곽태휘에 밀려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았지만 정성훈과 김형범, 두 A매치 새내기들이 보여줬던 숨은 활약이 있었기에 UAE 전을 대승으로 이끌 수 있지 않았을까? 남은 월드컵 최종예선이 더욱 기대되는 두 선수이다.
[사진= 국가대표팀의 숨은 조력자로 떠오른 정성훈 (C) 강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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