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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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이슈] 설경구가 '살인자의 기억법'을 맞이한 방법

기사입력 2017.08.08 17:36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배우 설경구가 이번에는 노인으로 나선다. 특수분장 대신에 스스로를 '늙어보이게' 만들었다. 

설경구는 오는 9월 개봉하는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감독 원신연)을 통해 스크린에 돌아온다. 

설경구는 매 영화에서 다양한 얼굴을 그려왔다. 그런 그가 이번에 '살인자의 기억법'을 통해 맞이한 '얼굴'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연쇄살인마 노인이다. 연쇄살인을 잠정 중단한 늙은 수의사가 되기 위해서 설경구는 특수 분장을 배제하고 '노화'를 표현하기로 결심했다.

당초 원신연 감독이 요청한 것은 50대 후반의 중년 남성. 하지만 설경구는 60대 초반의 인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일종의 타협점이다. 원작 속 인물은 70대. 원신연 감독은 설경구를 배려해 50대 후반이라는 안을 내놨지만 설경구의 욕심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던 것. 또 심정적으로는 '70대'라는 것에 맞춰 자신의 배역을 준비했다. 설경구는 이를 소화해내기 위해 영화 '오아시스'에 버금갈 정도로 살을 뺐다. 탄수화물은 거의 먹지 않았고 새벽에 2시간 동안 줄넘기를 해 손의 살까지 빠질 정도였다. 수분조절을 하며 극한에 몰아선 것. 

이렇게 까지 한 이유는 분명하다. '나의 독재자' 당시 했더 특수 분장에서의 한계점을 느껴서다. 설경구는 "70대라고 생각하고 빼기 시작했다. 목젖부터 늙어가더라. 테스트 촬영하는데 촬영감독님이 진짜 늙었다고 하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촬영 전 관리보다 촬영 중 관리가 힘들었다. 추울 때는 살이 안빠진다"며 "촬영 전에 땀을 빼고 가야했다"고 설명했다. 주된 촬영시간이 대개 일출 직전인 경우가 많았다. 새벽 5시 촬영도 잦았다. 이 때문에 설경구는 오전 1시에 일어나 숙소에서 줄넘기를 했다. 그의 곁에서 아무리 잘먹어도 살이 안찐다는 김남길은 옆에서 웨이트를 하며 중량 증가를 위해 애썼다. 한 명은 감량, 한 명은 증량에 힘을 쓴 것. 설경구는 "유리창에 내 얼굴이 비치는데 사람이 가더라. 내가 어디 갇혀있는 느낌이 오더라"며 당시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원신연 감독은 그런 설경구에게 거듭 고마움을 느꼈다. 원감독은 "'살인자의 기억법' 소설을 각색하면서 캐스팅이 힘들겠구나 생각했다. 모든 캐릭터가 표현하기 힘들지만 병수라는 캐릭터는 한계마저 뛰어넘어야 하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준비해야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아도 맡을 수 있는 캐릭터가 많은데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선택해주셨다"고 고마워했다.

특히 원신연 감독이 설경구에게 고마웠던 것의 그의 따스한 조언. 원신연 감독은 "설경구가 절대 배우한테 배려하지말라고 하시더라. 작품을 위해 배려하지 말고 감독 이기적으로 하고 싶은대로 밀어붙이라고 했다. 너무너무 감동을 받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배우와 감독이 서로를 먼저 생각하면서 촬영 분위기도 좋았다. 

최근 촬영 중인 영화를 위해 또 다시 감량에 나섰다는 설경구가 '살인자의 기억법'을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를 모은다. 오는 9월 개봉.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박지영 기자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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