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0.04 14:20 / 기사수정 2008.10.04 14:20
[수원 원정기] 조재진, 루이스 화려하게 복수하다.
- 전북, 수원을 5-2로 대파. 6위와 승점 3점차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최종 스코어 5-2였다. 수원이 5점이 아니라 전북이 5점이었다. 그리고 홈경기에서는 올해 정규리그와 컵대회에서 성남과 서울에게 단 2번, 그것도 1-0인 아깝게 패배한 수원이었다. 수원이 5실점을 한 경기는 2000년 5월 14일 부천과의 경기에서 5-1로 진 이후 처음이다.(프로연맹 주관 정규리그 & 컵대회) 전북은 2003년 8월 31일 부산전에서 5-0으로 이긴 후 다시 5득점으로 상대 팀을 무너뜨렸다.(프로연맹 주관 정규리그 & 컵대회)
수원을 침몰시킨 주역은 조재진과 루이스였다. 조재진은 1골 1도움, 루이스는 2골 1도움으로 전 소속팀인 수원의 1위 도약 시도를 저지하고 현 소속팀의 6위 싸움에 힘을 불어 넣었다.
27일 오후 2시 40분 전주 종합경기장 매점 앞, 7대의 관광버스가 서있고, 형광색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수원으로 원정가기 위해 모인 전북의 서포터 M.G.B와 일반 팬들이었다. 3시가 넘자 버스가 사람들을 태워 떠났고 중간에 전주월드컵경기장에 들러 응원도구와 걸개를 챙겼다. 특히 조재진의 얼굴이 크게 새겨진 걸개도 챙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버스를 탄지 4시간정도 지났을까? 경기 시작 20분전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도착한 전북의 원정단은 서둘러 걸개를 걸고 응원 준비를 했다. 킥오프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대형 통천을 올리며 수원 서포터인 그랑블루와의 응원대결에서 앞서가기 시작했다. 그 후 휴지폭탄을 던지는 것 또한 그랑블루보다 더욱 많은 양을 던지는 것이 오히려 홈경기 같았다. 원정석인 S석에 모인 인원은 전북구단 측에 의하면 2천여명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역시나 수원의 홈이었던지 M.G.B의 응원은 수원월드컵경기장인 빅버드에 울려 퍼지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우리 진영의 전북 선수들에게 힘을, 수원 선수들에게 압박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평소와 다르게 모든 사람들이 서서 응원하며 점핑도 했다.
경기는 팽팽하게 진행됐다. 양팀 모두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수원의 골키퍼 이운재와 전북의 골키퍼 권순태의 선방에 막히며 0-0을 유지했다.
그러나 그 균형은 조재진이 깨트려버렸다. 전반 29분 루이스가 수원의 중앙 공간을 돌파하며 우측으로 침투하던 이현승에게 패스했고, 이현승은 그것을 골에어리어 좌측으로 쇄도하던 조재진에게 다시 연결했다. 조재진은 그것을 침착하게 오른발로 차 넣으며 선취점을 득점했다. 조재진은 무릎을 꿇고 키스를 날리며 멀리 원정을 떠나 자신과 선수들을 응원해준 M.G.B에게 경의를 표했다.
이에 서포터들은 홍염을 터트리며 선취점을 자축하며 기뻐했다. 그러나 수원의 용역업체 직원이 오며 홍염 사용을 저지했다. 이에 서포터들은 그랑블루에서 킥오프 때 먼저 홍염을 터트렸다고 말했으나, 용역업체 직원은 S석까지 올라와서 홍염을 사용한 서포터와 대립까지 했다. 그 순간 반대 N석이 시끄러워졌다. 전반 37분 왼쪽을 파고든 김대의가 연결한 공이 신영록의 발에 맞고는 골대에 들어갔다. 스코어는 1-1이 됐고 M.G.B는 전북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고자 다시 응원을 시작했다.
후반이 시작되고 양팀은 팽팽한 균형을 깨고자 선수를 교체했다. 수원은 백지훈을 넣고, 전북은 대전전에서 프리킥으로 2골을 선보인 김형범과 최근 득점력에 물이 오른 다이치를 투입했다.
선수를 교체하면서 이득을 본 팀은 전북이었다. 후반 27분 루이스가 중거리슈팅을 한 것이 수원 골대의 왼쪽에 맞고 들어갔다. 골이 들어가고도 한참을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골라인에 살짝 거쳤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2분 뒤에는 조재진이 장기인 헤딩으로 공을 떨어뜨리자 문전으로 쇄도하던 다이치가 다시 헤딩으로 골문을 갈랐다. 스코어는 3-1. 그러나 아직도 경기가 끝나려면 멀었었다. 4분 뒤 신광훈이 골에어리어 우측에서 크로스한 공을 루이스가 논스톱으로 슛팅을 한 것을 이운재가 놓치며 공이 골대로 들어갔다. 이어서 또 4분 뒤 골에어리어 근처에서 돌파하던 루이스가 PK지점으로 패스를 했고 그자리에 있던 다이치가 공을 받아 슈팅을 해서 다시 득점을 하며 스코어는 5-1이 됐다. 그 순간 S석의 전북 원정단은 모두들 서로 껴안고는 확정적인 승리에 기뻐했다. 후반 45분 수원의 에두가 1골을 만회했지만 경기는 뒤집을 수 없었다.
최종 스코어는 5-2. N석의 그랑블루는 조용했지만 원정 온 전북 서포터들은 응원가를 부르며 홈경기 같았다. 전북의 선수들도 S석으로 다가와 다같이 기뻐했다. 강팀 수원과의 경기에서 대승으로 승점 3점을 더한 전북은 8위로 6위 인천과의 승점을 3점으로 좁히며 6강 PO를 향해 거침없이 질주했다.
전북은 5월 5일 홈경기에서 수원에게 2-1로 패한 것을 되갚아줬다. 또한 조재진과 루이스의 득점으로 복수한 것이 통쾌했다. 수원 서포터 그랑블루는 조재진에게 안티콜을 했지만 오히려 조재진이 골을 넣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이 안티콜은 작년 안정환에게 인격모독을 한 서울의 한 서포터를 심하게 비난했던 그랑블루가 했다는 것이 팬들에게 더욱 실망을 주고 있다.
전북은 광주, 대전, 수원을 꺾고 리그 3연승을 달리며 최근 7경기에서 5승 2무(컵대회 포함)로 쾌속 질주 중이다. 또한 전북은 최강희 감독이 팬들의 비난에 홈페이지에 사과와 도와달라는 글을 올린 후 4연승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것이 팬들과 선수단을 하나로 뭉칠 수 있게 됐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북은 10월 5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를 상대로 6위 도약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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